줄 서세요!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9
크리스틴 로시프테 글.그림, 김배경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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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길게 늘여놓은듯한 책 속에서는 줄을 서서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첫장부터 그려져있다.

다양한 표정, 다양한 인종, 다양한 직업, 다양한 움직임, 다양한 말, 다양한 관계, 혼자인 사람 여럿인 사람.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긴 줄을 서는 사람들이 지칠법도 한데 그들은 그냥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물론 간간이 불평을 가진 사람도 있고 기다리다 지쳐 포기하고 가버릴까 고민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새치기를 하려거나 줄을 선다는 규칙을 크게 방해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 이 책을 읽을때 "뭐 이런 단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며 다 읽는데 1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보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다시 눈에 들어왔다. 두번째 책을 읽는데는 오히려 시간이 10배쯤은 더 걸린듯 하다.

그렇게 두번을 읽고 나서도 또 빠뜨린게 있을거 같아 다시 책을 들게 되고 첫번째 두번째에서 놓친 부분들이 또 눈에 들어온다.

 

그림책의 묘미는 한눈에 첫번째 모든 것을 담는게 아니라 보면 볼수록 곱씹을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다. 볼때마다 새롭고 볼때마다 놓친 것들이 다시 눈에 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서서 기다리던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건 책을 직접 읽어 보시길. 마지막 부분부터 보면 재미 없으니 처음부터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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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으로 달려! -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2014 SK 사랑의책나눔, 아침독서신문 선정, KBS 책과함께, 우수환경도서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7
사시다 가즈 글, 이토 히데오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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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도 잔인했던 2014년의 4월.

 대한민국은 비통과 슬픔에 잠겼다. 수만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고 생사를 알지 못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들의 가슴을 치고 또 쳤다. 그 뒤로도 이어진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각종 재난과 재해들.

 

 <높은 곳으로 달려!(천개의 바람)>을 읽는 내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그날.

 쓰나미를 뚫고 함께 살아남은 가마이시 2926명 아이들의 이야기를 실은 <높은 곳으로 달려!(천개의 바람)>은 그렇게 나를 무겁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희망도 엿보게 만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마이시히가시 중학교와 우노스마이 초등학교는 해안에서 400~5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중학생 아이들은 초등학생, 유치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때로는 그들을 업고 함께 2km에 달하는 언덕길을 달렸다. 가마이시 시는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피훈련을 했고 아이들은 학교수업이나 방재훈련을 통해 자연의 엄청난 재해로 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방법을 훈련해 왔다. 덕분에 그 아이들 대부분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다른 집의 현관에 노란 쪽지를 붙이며 무사귀환을 알리기도 하였고, 수개월에 걸친 피난소 생활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칠석날에는 두 학교 학생들이 모두 모여 종이에 소원을 적게 하고 학교 가득 장식을 하기도 했다.

 

 

쓰나미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이가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바다가 무섭지 않아요?"

"아니..쓰나미는 무섭지. 하지만 바다가 잘못한게 아니란다. 자연은 원래 그런거지. 지금까지 우리를 먹고 살게 해주었으니 고마운 바다기도 해."

 

 

 자연이 남긴 상채기에 대해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할지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잘못이란걸.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 막아설 수 없다면 사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 꺾을수는 없지만 이겨내기 위해 반복 반복 또 반복되는 훈련을 해야 하고 그 과정이 진지해야 한다는 것.

 

 엄청난 재난과 재해를 겪은 후 우리에게 남은 것이 상처 뿐이라면 더 비참하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같은 자리에 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마음, 자세. 살아남은 가마이시 2926명의 아이들에게서 그 마음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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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호프만 박사의 더벅머리 아이
하인리히 호프만 글 그림, 심동미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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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엽, 독일의 정신과 의사였던 하인리히 호프만 박사는 마음에 드는 아이 그림책이 없어 <하인리히 호프만 박사의 더벅머리 아이>라는 그림책을 직접 펴내게 된다. 출간 후 한달도 되지 않아 당시로서는 1,500부라는 기록적인 판매를 보였고 이후 다른 나라에서도 출판되며 꽤 유명세를 떨쳤다고 한다. 21세기인 아직까지도 같은  책을 찍어내고 있는걸 보면 무엇인가 매력이 있기는 있나보다.

 

<하인리히 호프만 박사의 더벅머리 아이>는 일종의 어린이생활백서와 같은 책이다. 얌전하고 규칙 잘지키고 어른들 말씀에 순종하는 어린이들이 지켜야할 10가지 규칙을 상황에 딱 맞는 그림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책의 서두를 보면 이 그림책의 목적이 더욱 명확해 진다.

 

어린이 여러분

얌전해야만

아기예수가 찾아온답니다.

밥 잘 먹고

큰 소리로 떠들지 않고

장난감을 조용조용 가지고 놀며

산책할 때 엄마를 잘 따라가면

아기예수가 선물 한아름과

예쁜 그림책을 가지고 올 거예요.

 

눈치 빠른 아이들이라면 책의 첫페이지를 읽고도 그 뒷부분은 보고 싶지도 않을거 같다. 척 보기에도 훈계조의 이야기가 주절주절 이어질 것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가? 아니나 다를까 다음장부터는 아기예수에게 선물은 커녕 꾸중만 들을거 같은 나쁜 아이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머리도 손톱도 엉망으로 자란 아이, 개와 고양이를 괴롭히는 프리드리히, 불장난하는 파울린헨, 흑인의 피부색을 놀리는 악동들, 자기 관리 못하는 어수룩한 사냥꾼, 손가락 빨고 밥 안먹고 한눈 팔고 장난치는 아이까지. 어른들의 관점에서 고쳐야할 행동을 하는 10가지 경우가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은 10명의 아이들은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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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27
존 버닝햄 지음,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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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은 화가 나면 곧잘 아이들에게 큰소리 지르며 야단친다.

 "이 나쁜 녀석 같으니라고,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에드와르도>를 읽고 나니 나쁘고 착하고, 좋고 싫고, 옳고 그른 것의 기준은 누구로부터이며 똑같은 잣대로 들이대는게 맞는가는 의문부터 든다.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이고 어떤 선생님인가 되돌아 보게 된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다. 

 "부끄럽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이들에게 쏟아내는 말 한마디에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진다면 과연 여러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책 표지의 에드와르도는 지저분한 머리에 꾀죄죄한 옷차림, 손에는 아이들과 어울릴거 같지 않은 후라이팬과 국자를 들고 휘두르고 있다. 천상 말썽꾸러기 모습 그대로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말하는 말썽쟁이, 고집쟁이가 진짜 말썽쟁이, 고집쟁이가 아니라면? 아이의 겉모습 하나만 보고 그 아이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판단해 버린 것이었다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의 원인을 찾아보고 따뜻하게 설명해 주기 보다는 윽박부터 질렀다면? 그래서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아이는 그런 문제가 있는 아이로 낙인 찍어 버렸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판을 신경 쓰며 살아간다. 어른이든 아이든, 남자든 여자든, 무신경한 사람이든 예민한 사람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으로 듣는 평가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에드와르도는 평범한 아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옷입고 아침먹고 학교가서 장난치다가 저녁먹고 잠자리에 드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 그 아이가 우연히 인형을 발로 걷어찬다. 그리고 그런 행동을 지켜본 어른이라면 누구든 내지를 수 있는 잔소리를 듣는다.

 "에드와르도, 이런 버릇없는 녀석, 만날 어디서 발길질이야? 세상에서 가장 버릇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그 뒤로 다른 아이들처럼 떠들다가, 동생을 못살게 굴다가, 고양이를 잡으러 뛰어다니다가 세수하는걸 잊어 버렸다가 에드와르도는 주위의 어른들에게 맹비난을 받는다. 그런 꾸중과 비난은 에드와르도를 정말 버릇없고 못된 아이로 만들어 버린다. 평범하기 짝이 없던 에드와르도는 한사람씩 돌아가며 쏟아붓는 손가락질에 진짜 <세상에서 가장 못된>아이로 변하고 만다. 이쯤 읽고 나니 가슴이 뜨끔거린다. 책 속에만 존재하는 허구라고 생각하기에는 우리네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가 된 에드와르도가 걷어찬 화분이 공중으로 붕 뜨더니 흙 위에 떨어지고 이를 본 한 신사가 웃는 얼굴로 "에드와르도야,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구나. 정말 예쁘다. 다른 식물들도 좀 더 심어 보렴."이라며 말을 건넨다. 그 뒤로 산책하던 개에게 물을 뒤집어 쓰운 일에도 지저분한 개를 씻겨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어린 동생을 세게 밀자마자 동생이 서 있던 자리에 떨어진 전등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된다. 에드와르도의 못된 행동이 그 행동을 지켜보는 주변인의 관점에 따라 아름다운 행동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같은 입, 같은 목구멍에서 뱉어지는 말이라도 그 말이 전해지는 뜻은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짧은 새치혀로 내빝은 말에 누군가 상처 받지 않았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렇게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나의 좁은 주관과 날카로운 말로 인해 상처 받았을 수많은 그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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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의사 선생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4
배빗 콜 지음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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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그림과 상상력으로 유명한 배빗콜의 그림책 중 "멍멍 의사 선생님"을 읽었다. 이 책은 기존의 인간과 개와의 관계를 뒤집어 놓은 발칙한 상상으로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멍멍 의사 선생님은 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걸친 겉모습만 의사가 아니라 약도 처방하고 수술(?)도 직접 하며 전문적인 의학지식도 갖춘 진짜 의사 선생님이다. 진찰 내역을 보면 흡사 "내과"  전공의 같아 보인다.

 

 검보일 가족과 함께 사는 강아지 의사선생님은 강아지 뼈에 대한 강연을 하러 브라질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강아지 의사 선생님이 떠나자 마자 검보일 가족은 모두 병에 걸리고 어쩔수 없이 급하게 전보를 쳐서 강아지 선생님을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집으로 오자마자 급히 진찰에 나선 강아지 선생님은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여러가지 병을 찾아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설명해 준다.

몰래 담배를 피우다 기침을 하는 커트에게는 폐사진을, 겨울옷차림을 등한시했다가 편도선염에 걸린 거티에게는 편도선 제거 수술을, 긴머리에 지저분한 생활로 머리에 이가 생긴 케브에게는 머리약을 발라준다. 화장실에 다녀와서도 손을 씻지 않는 막내에게는 기생충 약을 건네고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는 피오나에게는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알약을 준다. 이쯤되면 강아지선생님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검보일 가족의 주치의라 할 만하다.

검보일 가족은 모두 기본적인 생활습관에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각종 병이 발병했다. 원칙과 규칙은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바로 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을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7월의 책 읽기 테마인 "질서/규칙"을 위해 들려주면 좋을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아참,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 하다가 스트레스로 병을 얻은 강아지는 한적한 섬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과연 그곳에서 그의 뜻대로 편안한 휴식을 취하게 될까? 결말이 궁금하다면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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