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 6학년 2학기 국어 읽기책 수록도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2
한아 지음, 오윤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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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MBC 창작동화 단편 부분 대상을 차지한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의 저자 '한아' 작가님의 단편 모음집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주니어김영사)>.

여섯편의 단편 동화 중 하나의 단편에 해당하는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를 전체 책 제목으로 붙였다. 아마 창작 단편 대상을 받은 수상경력과 현재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국어(읽기) 교과서에 실린 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본 책에 실린 여섯편의 단편은 다음과 같다.

1. 주문을 걸어라

2.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3. 은행나무 아래에서

4. 내가 왕따가 되었어요

5. 내 머리는 하얀머리

6. 어떤 친구

 

 

 여섯편의 단편 모두가 하나 같이 소설적 갈등 요소를 담고 있고 그 갈등은 흔하지는 않지만 있을법한 상황들로 보인다.

먼저, <주문을 걸어라>는 "수리수리 마수리 얼렁뚱땅이 진짜다, 얍!"이라는 부실한 주문 하나로 학교 짱 앞에서도 당당해지는 오힘찬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동급생이지만 동재라는 권위와 힘을 가진 친구에게 억눌려있던 힘찬이는 친구 경민이가 지어낸 주문의 힘을 믿으며 용기를 얻어간다. 하지만 결국 힘찬이의 용기와 결단은 주문의 힘이 아니라 힘찬이 자신의 내면에서 발현된 것이었고 동재의 주먹에 쓰러졌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고 말한 그 순간"의 경험이 힘찬이를 웃게 만든다.

 

 두번째는 책 제목이기도 한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이다.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한별이는 베트남에서 온 새엄마오 함께 지내며 자신의 처지와 외국인 엄마와 살게되었다는 소문이 날까봐 부끄러워하기만 했지만 아픈 새엄마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며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는 이야기이다. 다문화 관련 아동 도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개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새엄마의 등장->자신의 처지에 실망->새엄마와 내적 갈등->믿어주는 가족들->(갈등 해소의 사건 등장)->새엄마를 이해하는 아이. 이런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다만 새엄마의 이름이 '프헝'인데 이는 '향기 ' '방향'이라는 뜻의 베트남어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세번째 <은행나무 아래서>  네번째 < 내가 왕따가 되었어요> 다섯번째 < 내 머리는 하얀 머리> 마지막 <어떤 친구> 네편은 모두 친구와의 갈등을 소재로 하였다. 내가 괴롭히던 친구의 죽음 앞에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사소한 문제로 친구들의 따돌림 문제를 내가 겪으면서 서로 이해하게 되고, 외모 때문에 고민스러운 아이도 아빠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외국에서 온 친구와의 갈등도 잘 풀어 나간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어리다고 해서 고민이 없지 않다. 오히려 또래집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학년 고학년에 접어들면서 아이들의 갈등은 더 심화되기도 한다. 어른들에게는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별것 아닌 일도 아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다행히 작가의 시선은 어른에게서 멈춰 있지 않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저만치 다가가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 들의 삶 속에 녹아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술술 잘 풀어내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친구문제라는 비슷한 주제들 아닌가? 하는 의아심도 들었지만. 문제가 생기는 배경이 학교이고 인물들이 학생일 뿐 그 안에서 치열하게 멀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여러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전체 책 제목이기도 한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려 있는데 교과서 속의 주인공 한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로, 본 책에서는 4학년 남자아이로 설정되어 있다. 아마 교과서 집필진이 6학년 교과서에 실으면서 6학년 아이들에게 맞는 내용으로 각객한듯 하다. 단편이라는 특성상 적당한 분량과 근래 회자되고 있는 다문화 문제 그리고 다양한 수준을 고려한 지문을 선택해야  하겠기에 6학년 교과서에 실렸겠지만 중학년이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학년 고학년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만 현재 6학년 교과서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에는 2009개정교육과정의 적용으로 교과서가 전면적으로 개편된다. 현재의 체제와는 사뭇 다른 교과서가 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개정 교과서에도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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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 징검다리 역사책 5
정창권 지음, 정은희 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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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국어시간이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쓰기 수업을 하였다.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을 고민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하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의 고민의 거듭한 결과와는 달리 아쉽게도 아이들이 소개의 대상으로 고른 인물들은 30년 전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와 별반 다를바 없다.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수천년의 인류 역사를 거치며 현존하는 80억의 인구 중에 존경하고 본받을 사람이 이렇게 제한적이라니. 물론 스티브 잡스나 ㅁ무라카미 하루야와 같은 참신한(?) 인물을 소개하고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유재석, 하하, EXO처럼 연예인을 등장시키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대개의 아이들 선택은 고전적이었다.

 

 이때 내가 아이들에게 소개해 준 인물은 조선시대 '김득신'이었다. 아이들은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는 눈치다. 1만번 이상 읽은 책이 수만권, 11만번 이상 읽은책도 있는 어릴적 멍충이 취급을 받았던 그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 눈빛이 반짝인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한쪽 눈의 괴쫘 화가 최북'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사실 이분은 나도 처음들어보는 인물이었다. 처음 뵙는 분이라 호기심이 더 생겼고 아이들 역시 그런 눈치였다. 괴팍한 성격에 밥보다 술을 찾는 최북은 당대 최고의 그림 실력으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사람들로 줄을 섰다.

 <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사계절)>은 최북의 일생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 그리는 방법, 그림 그리는 도구, 당시 화풍을 경쾌하고 가볍게 풀어나가며 독자들의 머리 속으로 파고 든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따로 설명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을 하듯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도 읽는 이를 편하게 한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인격적으로 체력적으로 학문적으로 완벽한 인물이 아닌 이것저것 구멍도 부족함도 많인 인물이지만 그런 인물이기에 "최북"이란 화가에 더 애정이 간다. 가치 있으나 알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좋은 분을 <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사계절)>을 통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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