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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으로 달려! -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2014 SK 사랑의책나눔, 아침독서신문 선정, KBS 책과함께, 우수환경도서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ㅣ 바람그림책 17
사시다 가즈 글, 이토 히데오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10월
평점 :


유난히도 잔인했던 2014년의 4월.
대한민국은 비통과 슬픔에 잠겼다. 수만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고 생사를 알지 못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들의 가슴을 치고 또 쳤다. 그 뒤로도 이어진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각종 재난과 재해들.
<높은 곳으로 달려!(천개의 바람)>을 읽는 내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그날.
쓰나미를 뚫고 함께 살아남은 가마이시 2926명 아이들의 이야기를 실은 <높은 곳으로 달려!(천개의 바람)>은 그렇게 나를 무겁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희망도 엿보게 만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마이시히가시 중학교와 우노스마이 초등학교는 해안에서 400~5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중학생 아이들은 초등학생, 유치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때로는 그들을 업고 함께 2km에 달하는 언덕길을 달렸다. 가마이시 시는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피훈련을 했고 아이들은 학교수업이나 방재훈련을 통해 자연의 엄청난 재해로 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방법을 훈련해 왔다. 덕분에 그 아이들 대부분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다른 집의 현관에 노란 쪽지를 붙이며 무사귀환을 알리기도 하였고, 수개월에 걸친 피난소 생활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칠석날에는 두 학교 학생들이 모두 모여 종이에 소원을 적게 하고 학교 가득 장식을 하기도 했다.

쓰나미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이가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바다가 무섭지 않아요?"
"아니..쓰나미는 무섭지. 하지만 바다가 잘못한게 아니란다. 자연은 원래 그런거지. 지금까지 우리를 먹고 살게 해주었으니 고마운 바다기도 해."

자연이 남긴 상채기에 대해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할지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잘못이란걸.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 막아설 수 없다면 사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 꺾을수는 없지만 이겨내기 위해 반복 반복 또 반복되는 훈련을 해야 하고 그 과정이 진지해야 한다는 것.
엄청난 재난과 재해를 겪은 후 우리에게 남은 것이 상처 뿐이라면 더 비참하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같은 자리에 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마음, 자세. 살아남은 가마이시 2926명의 아이들에게서 그 마음을 배워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