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교과서 - 아이랑 엄마랑 함께 행복해지는 육아
박경순 지음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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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째 아이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기가 꽉 찬 결혼인데다 저희 부부 둘다 아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었기에 소중한 새 생명의 탄생은 온 집안의 축복이었고 매일 매일이 신비로운 경험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주어진 10개월이라는 시간은 한 아이의 엄마, 아빠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쌓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얻는데 책 만한 것잉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먼저 들린 곳이 서점이었고 그때부터 육아서 탐독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친동생과 처남이 임신 소식을 듣고서 가장 먼저 선물 한 것도 육아백과서였고 무슨 일이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들춰보는 것도 육아서였습니다.

더군다나 첫째 딸아이는 마치 육아서의 표본 모델 마냥 월령에 따른 행동적, 정서적 발달 과정을 그대로 투영하듯 보여주더군요. 그런 저희 부부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아이를 책으로 키운다는 웃지 못 할 말을 여러 번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한 권 두 권씩 보던 책들이 책장 한구석을 서서히 메워가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금과옥조 같았던 육아서의 육아방법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흔히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저자들의 말과 주장이 이상주의자처럼 느껴졌습니다. 현실의 벽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말과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원칙적인 해법들이 내가 겪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름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고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는 내가 한없이 무능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육아서를 읽고 있는 그 순간조차도 버럭하고 소리 지르는 제 모습이 참 가증스럽다 생각들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한동안 전문가가 말하는 학자들의 방식이 아닌 우리 가정에 맞는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 보자고 생각하고 육아서를 멀리해 왔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개월.

 

 

그러다 우연히 다시 만난 책이 바로 비룡소의 <엄마 교과서>입니다. 책표지를 보니 6명의 예쁘고 멋진 꼬마들이 의자에 걸터 앉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이를 드러내고 크게 웃고 있는 아이들과 달리 가장 오른쪽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옆의 아이들과는 다른 그 아이에게 시선이 가자 우리집 둘째가 떠오릅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엄친딸처럼 반듯하고 예의바르며 어른들께도 공손하고 친구와 동생들도 깎듯이 챙기는 5살 첫째와는 달리 고집불통에 자기 주장 강하고 어디서든 울고 불고 떼쓰기를 반복하는 3살 둘째 얼굴이 표지 속의 아이 얼굴과 오버랩됩니다. 이쯤되니 옆에서 웃고 있는 아이들 표정도 마냥 밝아보이지 않고 어딘가 연출된 듯 보이는 제 삐딱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제목도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엄마 교과서>? 흔히 교과서라고 하면 학교의 교과용으로 모범이 될만한 사실이나 배우고 본받을 수 있는 교본 같은 책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교과서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건 그만큼 육아서로서의 바이블과 같은 다른 모든 책들을 어우를만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중심이 되는 책이라 뽐내는 듯 느껴져 괜시리 눈을 흘기게 됩니다. 더군다나 엄마교과서라니요? 전 아빠인데요. 아빠의 위치는 육아공동체로서 엄마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확신하는데 아빠는 쏙 빼고 엄마만 들어가디니 괘씸(?)하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잘난 책이길래 교과서라는 거야?’

 

 

저자 소개와 목차를 읽다보니 정신분석”, “성격유형”, “구강기”, “항문기라는 단어들이 눈에 띕니다.

! 퀘퀘 묵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잖아.’

 

 

어쩌다보니 책의 첫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전 이렇게 엄청난 선입견을 갖고 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아예 한술 더 떠서 대학시절 잠시 배우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책의 조목조목을 내 나름대로 한번 비판해 보자는 오기까지 발동합니다. 그래서 논문검색사이트인 KERIS에서 관련 논문 두어편을 찾아 읽고 위키피디아에서 관련 이론을 읽으며 제 나름대로는 약간의 이론적 무장을 하고서는 책을 다시 펴 들었습니다. 전문가 교수님들의 말씀의 오류와 현실과의 괴리를 한번 파헤쳐 보자하는 쓸데 없는 오기를 가지고 말이죠.

 

 

 

 

 

그런데 프롤로그에 저자소개를 읽자마자 송곳처럼 날카롭던 제 마음이 살작 무뎌집니다. 저자 박경순 교수님은 연년생 두 딸에 세 살 터울의 막내아들을 둔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합니다. 아이 셋을 둔 아빠의 모습을 머리 속으로만 그려봤지 지금도 앞으로도 감히 엄두 못낼 세 아이의 부모라니. . 초반부터 조금 밀립니다. 프롤로그를 읽어 내려가는데 학자로서의 전문가다운 딱딱한 격식이 아닌 여느 엄마와 같은 따쓰함이 묻어 납니다. 타인의 일기를 읽듯 술술 풀어간 프롤로그의 맨 끝자락에서 전 또 한번 아차!”하고 맙니다.

 

 

(상략).........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에 대해, 나는 같이 기획한 동원육영재단의 책꾸러기 사업팀과 비룡소에 전적으로 일임하였다. 하지만 글을 쓰는 처음부터 내 마음속에 간직해둔 제목이 있었다.

이 글을 다 읽을 즈음, 독자들도 같이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기 적어둔다.

마음이 깊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이쯤되니 논문을 찾아 읽고 부산 떨며 닫아 걸었던 제 마음의 빗장을 슬쩍 열어놓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처음 육아서를 접할 때 그때의 마음으로 그녀의 말을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엄마교과서>는 크게 세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나.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를 만든다.

 둘. 아이가 자라는 발걸음.

 셋.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태어난다.

 

 

구절 구절 읽으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나올때마다 밑줄을 그으며 읽어 내려가는데 줄 그은 부분이 그렇지 않은 부분보다 더 많아집니다. 연필 집어던지고 그냥 읽기 시작하는데 왜 페이지 페이지마다 저희집 이야기 같고 우리 아이 이야기 같고 마땅치 못한 내 모습 같은지. 상담사례와 상담에서 나타난 내면자들의 문제점을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들의 이론과 엮어 풀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자연스럽습니다. 그런 자연스러움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내나 봅니다. 책을 읽으며 아내에게 자꾸 이거 우리랑 똑같네. 그래서 그런거였구나. 걱정 안해도 되겠는걸? 그런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래.”라고 말을 건네니 자기도 곧 읽어볼텐데 김빼지 말라고 당부 합니다. 문제를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아이의 마음도 부모의 마음도 모두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의식 이면에 존재하는 거대한 무의식의 존재를 망각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책을 읽어갈수록 눈에 보이는 아이의 행동, 나의 행동, 가족의 관계만 관심 가졌지 그런 행동 이면에 있는 진실로 깊은 마음의 깊이까지 헤아리려는 노력은 부족했었다는 생각이 더욱 깊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깊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왜 저자가 이런 제목을 붙이고자 했는지 책을 덮고 나니 단숨에 이해가 됩니다. 벼르고 벼르다 읽었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니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던 <엄마 교과서>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괜히 마음이 충만해 지는듯한 기분이 들고 어린이집 방학이라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부산스럽게 온 집을 헤집고 다니다 온갖 눈총을 다 주었던 우리 두 남매가 눈이 아리도록 이쁘게만 보입니다. 물론 이 기분, 이 느낌.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그때 또 한 번 더 책을 펴 들면 되겠죠. 아이들과 끊임없이 갈등해가고 고민하고 대화하고 생각해 가는 과정을 통해 저 역시 조금더 괜찮은 아빠가 조금더 괜찮은 사회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또다른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비룡소의 <엄마 교과서>. 교과서라는 말은 여전히 조금은 어색하지만 제게 다시 한번더 읽고 싶고 마음이 흔들릴 때 또 저를 잡아줄 훌륭한 책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지독한 폭염으로 축축 늘어지지만 올림픽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들을 보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신 것 처럼 <엄마 교과서> 덕분에 시원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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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이야기 - 좌충우돌 김 교사의 시끌벅적 수업일기
김연화 지음 / 테크빌교육(즐거운학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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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부모님 몰래 친구에게 빌려온 월간만화잡지 '보물섬'. 보물섬은 단순 만화책이 아니었다. 나쁜 것도 아닌데 부모님 몰래 빌려온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누구에게 들킬세라 이불 뒤집어 쓰고 혼자서 한참을 키득거리게 만들었던 내 초등학교 시절의 버팀목(?)이었다. 연재되는 만화는 언제나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끝나고 다음회로 넘어간다. 뒷이야기를 위해서는 한달을 꼬박 기다려야했다. 방학 한달은 그렇게 짧으면서 다음 회를 기다려야 하는 그 한달은 어찌가 그리 긴지.

 

 현직 초등교사인 김연화 선생님이 쓰신 <초등교사 이야기>는 내게는 어릴적 그렇게 재미나게 읽던 보물섬과 같은 느낌이었다.

 

     통통 튀고,

       상큼하고,

         재미나고,

           웃기고,

             수수해도 촌스럽지 않고,

               담백해도 싱겁지 않고,

                  맛깔나는,

 

 글솜씨와 이야기에 일단 손에 쥔 다음에는 내려놓기 싫었다. 그건 아마 남의 비밀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 보는 듯한 묘한 느낌과 내가 현직교사로 느꼈던 그리고 느끼고 있는 수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기 때문이리라. <초등교사 이야기>는 2007년 9월에 발령받은 신규교사가 2008년 6학년 담임, 2010~2011년 4학년 담임을 맡으면 써 온 교단일기를 책으로 묶어 놓았다. 새내기 교사의 좌충우돌 이야기이지만 이 땅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이라면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아이들과 한데 엉커 같이 생활하는 동안 아이들뿐만 교사인 본인까지 성장하는 모습, 교사이기 전에 교육공무원으로서의 업무를 놓을 수 없는 분위기, 교사와 학부모의 가깝고도 먼 관계,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속깊은 동료교사들과의 어울어짐, 교사를 교직을 바라보는 사회적 잣대에 대한 어색함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라면 누구나 겪을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교사이며 어떤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행복하여 치열하게 살아왓던가? 누군가의 멘토가 될 만큼 성숙한 교사의 모습으로 생활하는가? 10여년이 흐른뒤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 내가 진정으로 서있기를 원하는 자리는 무엇인가 하는 자기성찰적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재미나게 읽어내려가며  동질감을 느끼고 키득키득 웃다가 나도 모르게 가슴 한 켠이 멍해옴을 느꼈다. 같이 근무하는 학교의 선생님들끼리 조직했다는 "무개계"의 곰선생님 봄부장님처럼 이 땅에 있는지도 모를 무명교사로 살아갈 망정 아이들을 위한 눈빛과 두근거림은 변치 않으리. 그런 바람으로 오늘도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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