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뒤에는 누가 있을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2
라우라 발테르 글, 로베르토 루치아니 그림, 이현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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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이루고 사람이 생활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집"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하루의 피곤을 고스란히 녹여낼 수 있는 "우리집"

내가 사는 집 "우리집"만큼 가깝고 편안한 공간이 또 있을까?

 

그런데 행복하게 웃으며 우리집 마당에서 한가롭게 축구를 하고 있는 "우리집" 뒤에 무엇이 있을까?

기발한 상상력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관점과 시각.

 

작가는 독자에게 은근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을 던진다.

"집 뒤에 뭐가 있을까? 한번 맞혀 볼래?"

 

 

 

 

이쯤 뒤면 얼른 뒷장이 궁금해진다. 그러면서도 선뜻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내 머리속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독자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집 뒤에 있는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놀이터? 공원? 나무? 엄마? 내가 키우는 강아지? 빨랫줄?

급한 마음엘 다음장을 펼쳐들면 땀을 흘리며 집을 짓다가 잠시 샌드위치를 먹으며 쉬고 있는 벽돌공 아저씨가 보인다.

 

 

 

 

그럼 벽돌공 아저씨가 먹고 있는 샌드위치 뒤에 있는 것은 또 누가 있을까?

 

이번 질문에는 <누가? Who?> 라는 힌트가 있기에 무엇이 아닌 누구에 한정지어 추측해 볼 수 있다.

샌드위치 뒤에 있는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샌드위치 가게 점원? 캐셔? 요리사? 가맹점주? 샌드위치는 사먹으러 온 손님들?

 

 

이렇게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며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을 소개한다. 그 뒤에 나오는 누군가가 등장할 때마다 기발한 발상과 위트있는 삽화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그렇게 뒤로 뒤로 넘어가다 보면 결국 누구를 만나게 될까?

 

그 결말이 궁금한 분은 이 책을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가장 가까운 내 주변의 이야기에서 시작한 <우리집 뒤에는 누가 있을까?(주니어김영사)>는 모두 9명의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모습을 재치있게 보여준다. 진로지도를 위해 이런 직업이 있단다. 저런 직업이 있단다 하고 알려주지 않아도 저학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직업인과 하는 일을 연관지을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직업들은 나와 동떨어진 멀리 있는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사람들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재미있고 재치있는 책이다. 그림책 정도로 조금 더 사이즈가 크게 나왔다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가 좀더 편한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매 직업군마다 여기저기 숨어 있는 동물 친구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이탈리아 작가의 원작/그림을 번역한 책이기에 등장인물이 모두 서양사람들이라 우리 나라 아이들이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거나 친숙함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로지도나 직업, 일에 대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좀더 깊이 있는 독서가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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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는 고양이, 체스터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1
멜라니 와트 지음,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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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책속물고기" 출판사의 <민들레 사자 댄디라이언>을 읽고서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었다고 글을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 쓰는 고양이, 체스터>도 <댄디라이언> 못지 않더군요. 작가 멜라니 와트의 <체스터, 주인공이 되다>의 후속 시리즈쯤 되는 책쓰는 고양이는 겉표지의 샤방샤방한 그림부터 읽고 싶은 충동을 마구마구 불러일으킵니다.

 

 신간 서적을 처음 접할 때 다른 독자의 서평이나 보도자료는 가급적 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책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때때로 저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체스터, 주인공이 되다>는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고양이 체스트는 제가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속 캐릭터였습니다. 빨간 매직펜을 들고 살포시 웃는 얼굴의 고양이  발아래로 "멜라니 와트가 쓴 책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깜찍한 발상에 저도 모르게 "큭큭"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그런데 두어장 넘긴 뒤 보게 된 속표지는 저를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본문을 읽기도 전에 빵 터지게 만든 겉표지(좌)와 속표지(우)>

 

 

 고양이 체스터와 함께 사는 주인이자 동화작가인 멜라니 와트가 "이렇게 지저분한 책을 누가 출판해 주겠니?"라는 날카로운 질문에 체스터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합니다. "(책속물고기 출판사를 가리키며) 이사람들이 해 준대요." 위트와 재치가 넘칩니다. 이쯤되면 책의 본문은 채 한줄 읽지  않았어도 그 뒤편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동화, 그림책 작가인 멜라니 와트와 함께 살고 있는 체스터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니 글쓰기를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이 직접 책을 출간하고 싶어하는 사랑스런 고양이입니다. 글을 써서 책을 내고자 마음 먹었을 때 떠오른 라이벌이 바로 멜라니 와트였나 봅니다. 체스터는 멜라니 와트의 글쓰기 도구와 컴퓨터 마우스를 숨겨 버리고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물론 멜라니 와트의 핀잔과 구박이 이어지지만 체스터는 꿋꿋하게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써 나갑니다. 체스터의 글을 보고 멜라니 와트가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베끼면 안된다고"

"쓸거리가 없니?"

"어떤 재료로 이야기를 만드는지 내가 당장 보여줄께"

"내가 근사한 배경을 그려줄께."

"네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야?"

"체스터! 정말 재미없어!"

"체스터 이야기를 행복하게 끝낼수는 없는거니? 다시 해보자. 응?"

"체스터 이제 그만!"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던 그림책이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림책이 지루하거나 재미없거나 유치해서가 아니라 제가 글쓰기 지도를 한다는 미명하에 아이들에게 내뱉은 말들과 말라니 와트가 체스트에게 한 말들이 다를바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이고 어떤 글이 불편한 글인지에 대한 저만의 기준을 아이들에게 가혹하게 들이대던 기억이 떠오르니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더군요. 아이들에게 글쓰기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함도 아니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해야 하는 자서전도 아닌 것을 지나치게 형식과 격식에 얽메여 왔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살 난 우리 딸아이를 보니 연필을 손에 쥐고 무엇인가를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는거 같더군요. 그런 아이들의 창의성과 소박한 글쓰기의 행복을 막는건 우리 어른들의 지나친 간섭은 아닐까요?

 

 글을 쓰면서도 멜라니 와트와의 신경전을 계속 이어가던 체스터가 결국 항복하게 되는건 멜라니 와트로 빼앗아서 글을 쓰는데 이용했던 빨간펜이 닳아버리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빨간펜이 다 닳고, 숨겨뒀던 작가의 물건들을 돌려준다고 해서 글을 쓰고 싶어하는 체스터의 내면 깊은 욕구까지 털어버린건 아닐겁니다. 왠지 곧 체스터의 이름이 붙은 그림책이 또 등장할거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거든요.

 

 아참, 체스터의 빨간펜을 빨리 닳아버리게 만드는데 한몫했을것 같은 속지입니다. 마치 3살, 4살 꼬맹이들에게 색연필 쥐어주면 그려봤음직한 모습이죠? 이런 낙서조차 사랑스러운건 잘 그린 그림이거나 내용이 우수한 글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작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의 작품은 아이들의 마음이 녹아 있는 것일 테니까요. 아이들의 글과 그림을 보기 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어 보는게 어떨까요?

 

 <어른들 보면 낙서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작품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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