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주로 업무와 관련된 책만 읽었다. 일을 그만두고 나서 올해 연초부터 '글쓰기' 관련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은유 작가님의 책,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을 읽었다. 다른 글쓰기들을 읽을 때보다 은유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았고 밑줄친 문장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주요 내용을 뽑아서(발췌)하며 읽었다. 

왜 다른 작가님들의 글보다 은유작가님의 글이 내 마음에 더 와닿았을까? 그 정답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은유 작가님의 글에는 '삶의 세목'(226쪽)이 들어가 있고 일상과 이웃의 삶이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은유 작가님은 글쓰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게 됐다는 것, 타인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것'(285쪽)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가장 바라는 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온유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을 듣고 나온 기분이다. 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듣고 싶은 거만 들었지 싶다. 괜찮다. 아직 들어야할 수업이 많다. 이제 겨우 '글쓰기의 최저선, 쓰기의 말들'에 이어 3교시를 들었을 뿐이닌까. 조금 쉬었다가 4교시는 '다가오는 말들' 수업을 들으러 가야겠다.

타인의 구체적 삶과 닿아 있는 문장. 너무 날것이라서 아픈 문장, 아픔이 길이 되는 문장.  - P16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생각한다는 것은 늘 모든 것을 낯설게 본다는 뜻입니다. - P37

사물과 현상을 낯설고 예민하게 보는 눈을 지닐 때 가능한 ‘생활의 발견‘이 글 쓰는 의미와 재미를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글이 늘지 않는다는 건 ‘새롭게 보이는 게 없다‘ ‘늘 하던 소리를 한다‘ 혹은 ‘하나 마나 한 말을 한다‘라고 바꿔 말할 수 있게어요. - P38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1. 늘 하던 익숙한 글쓰기를 그만둔다.
2. 쉬면서 쓸데없는 일을 하거나 나를 가만히 둔다.
3.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글쓰기를 시도해본다. - P40

쓰는 고통이 크면 안 쓴다. 안 쓰는 고통이 더 큰 사람은 쓴다. 글 쓸 때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자기 의심은 오직 쓰는 행위에 몰입할 때만 자취를 감춥니다. - P45

토로가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곳, 사회적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곳. 성취와 결실의 언어만 허용하는 장이 세속의 현실이라면, 좌절과패배의 언어도 수용하는 장은 글쓰기 수업이 아닐까요. - P54

모든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 P72

직면하고 싶지 않은 일에 글감의 광맥이 있다. 그 광맥에서 글감이 계속 나올 것이다. - P93

글쓰기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남이 읽고 싶게 쓰는 것, 이 두가지를 조합시키는 부단한 노동 - P95

좋은 책이란 읽는 사람을 다른 생각,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 P214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은 책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어요. "나는 이웃들의 삶 속에서 존재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 P218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 P218

누구의 인생도 완벽하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한 방은 있다. - P251

결국 작가의 일이란 잘 듣고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세상에 내놓은 일 같아요. - P270

글쓰기란 자기 관점을 세우고 그걸 부수고, 남들의 생각을 쫓는 게 아니라 내 생각에 몰입하고 그걸 다시 의심하고. 그렇게 내가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일입니다. - P288

‘삶에서 버릴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 작가다‘ 기존에는 쓸모를 기준으로 어떤 존재나 경험을 생각하고 평가하는 사람이었다면, 글을 쓰는 사람이 된 이후로 어떤 사물과 현상과 존재에서 다른 의미를 발굴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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