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꼭 경주에 다녀오면 좋겠다고 소원하여 온식구의 여름휴가지를 경주로 만들었던 우리 아들, "내년 수학여행은 백제 지역(부여, 공주)으로 가면 좋겠다"고 한다.  학교에서 한 설문조사에서 "탐라 지역(제주)으로 수학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하니, 백제 지역은 우리 가족 여행지로 '찜'해두어야겠다.

사실, 백제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은 나 역시도 해보고 싶었던 일이니, 우리 둘은 나름대로 의견이 일치한 셈.  그래,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녀오자꾸나.

아이와 함께 쉬엄쉬엄 볼 책들.  

<<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친절한 선생님을 따라 역사기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몽촌토성에서부터 시작해서, 공산성, 능산리 고분에 미륵사터까지 순서대로 다~ 가보고 싶어진다.  

그래, 맞다. 백제 지역 기행은 공주, 부여부터가 아니라 서울의 풍납토성, 몽촌토성에서부터 시작해야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은 백제가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부분, 고구려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문화를 갖추게 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아차산성에 이르기까지. 백제의 한성 시대에 대한 기본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는 토성의 단면이 나와있던데 .. 실제로는 볼 수 없겠지?  

 

 

 

 

 

 

 

공주, 부여 지역에 갈 때는 이 책들도 꼭 읽어봐야지. 특히,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은 미리 읽어두면,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감상할 때 도움이 되겠다~.   

<<한국사편지 1, 2>>를 읽으면서 백제 역사도 주욱 꿰어보고,  

  


<<역사신문>>을 보며, 백제와 신라 이야기도 함께 연결해 보고~.  

<<역사신문>>은 국가별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고, 같은 시기의 고구려, 백제, 신라 (+ 해외) 이야기를 나란히 볼 수 있어 좋다.  

국사 시간에 국가별로, '시대'별로 역사를 배우며, 같은 '시기'의 사건이나 유물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나로서는 ... ^^;;
  

그리고, 백제의 생활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한국생활사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지.

* 출장 길에 산책 삼아 잠깐 들렀던 호류지가 '백제의 가람 양식을 딴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뒤늦게 깨달았다. 한국생활사 박물관 백제편의 표지를 보고서야... 우리나라에는 백제의 가람 양식이 온전하게 남아있는게 없는걸까?  백제 지역 여행을 하며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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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9-08-11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책으로 사전지식을 알아두고, 나중에 실제로 방문하여 확인한다면 정말 좋겠네요. 지난번 경주여행도 이렇게 하셨군요... 교과서체험여행 시리즈도 괜찮은 편이지요? 저도 (아이가 아니라) 저 시리즈 덕을 봤답니다.

bookJourney 2009-08-11 17:50   좋아요 0 | URL
책에서 읽은 내용 중 상당 부분을 금세 잊어버린다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미리 설명을 본 게 훨씬 도움이 되죠~.
교과서 체험여행 시리즈, 참 좋지요. 대부분 체험학습 대상이 되는 유물/유적이나 장소에 직접 관련되는 분들이 책을 써서 더 생생한 것 같아요. ^^

최상철 2009-08-11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납토성, 몽촌토성부터~ 라는 말씀이 들어와요. 아이 데리고 꽤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ㅎ;; 공주,부여 내년에 잘 다녀오시고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bookJourney 2009-08-11 17:51   좋아요 0 | URL
제가 다닌 곳은 님께서 다닌 곳의 반의반도 안될거에요. ^^a
어디 다녀올 때마다 상철님네는 어떻게 그리 체험도 잘 다니시고, 기록도 할 수 있을까 감탄하고 있는걸요~.

hnine 2009-08-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 책을, 부여박물관, 공주박물관, 다 다녀온 후에 뒤늦게 보고 나니,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주박물관에서는 설명해주시는 분이 어찌나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던지, 박물관은 그냥 눈으로만 대충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꺠우치기도 했습니다.
책세상님은 과학이면 과학, 역사면 역사, 참 학구적이세요 ^^

bookJourney 2009-08-11 17:54   좋아요 0 | URL
요즘은 박물관이나 다른 유적지에서 해주시는 해설이 너무 좋아요~.
이번에 경주에 갔을 때에도, 가는 곳마다 해설이 자세하고 재미있어서 참 좋았답니다. (유료로 온 기행팀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기도 했다는... ^^)
예전에는 박물관이 재미있는 곳인 줄 몰랐는데, 요즘 새삼 그 맛을 깨닫고 있는 중이랍니다. ^^*
학구적이라기 보다는 ... 일종의 직업병인 것 같아요. ^^;

하늘바람 2009-08-1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반성이 됩니다

bookJourney 2009-08-11 17:54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
조금만 더 기둘려 보세요. 하늘바람님의 정성이 굉장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비로그인 2009-08-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말씀에 동감이요! 과학이면 과학, 역사면 역사, 참 멋진 책세상님 덕에 많이 줏어듣고 있지요.

다음 4학년 2학기면 경주와 부여에 대해 배우니 저도 이달에 경주나 부여에 갈까하고 있는데 경주는 2박 3일론 부담스럽고 동해 물이 차다니 근처 해수욕장도 못갈것 같아 고민중이에요. 그래도 이번 여름 휴가때가 딱 좋은 타이밍이긴 한데..
부여는 부모님도 가고 싶어하시고 대천 해수욕장도 근처지만, 가을에도 주말에 얼마든지 갈수있으니까요. (결국 결론은 아직 못내렸네요 ㅎㅎ)

bookJourney 2009-08-11 17:56   좋아요 0 | URL
hnine님께도 말씀드렸지만 ... 직업병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

제가 감포에 간 날은 날도 흐린 데다가 물이 차서 많이 못 놀았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좋아라~ 했지만요.
경주는 봄에만 좋은 줄 알았는데, 여름에도 좋더라구요. 한 번 일정을 짜보세요~~ ^^

바람돌이 2009-08-1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스스로 이런걸 찾아서 가고 싶어하다니... 하여튼 용이랑 슬이랑 대단해요. ^^
아 저도 부여랑 공주는 갔다온지 꽤 오래된듯싶은데 다시 가고 싶네요. ^^

bookJourney 2009-08-11 17:58   좋아요 0 | URL
첫째 아이는 가보고 싶어하는데, 둘째 아이는 아직 범버꿍이라 그냥 따라다니는거죠. 야외에 나가면 좋아라 뛰어다니고, 박물관 실내에 들어가면 시큰둥하고요~ ^^
저는 부여랑 공주에 워낙 어렸을 때 가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백마강변 허름한 선착장(?)에서 배 내리던 기억만 있는데 ... 요즘은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공정무역 아름다운커피] 킬리만자로의 선물 싱글백(4g×30piece)
아름다운가게
평점 :
절판


싱글팩에 순하고 부드러운 맛. 사무실에서 마시기에 무난한 커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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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0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4 0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이 과학동아 2009.8.1 - 15호
과학동아 편집부 엮음 / 동아사이언스(잡지)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아이가 먼저 챙기는 신간. 여름 특집기사도, 광물과 암석 별책부록도 마음에 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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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가 워낙 '소원'하던 일이라, 우리 가족의 올여름 휴가지는 고민할 것도 없이 경주로 정했다. 

인터넷에서 수소문하여 펜션을 예약하는 일보다 먼저 한 것은 책 챙기는 일. 


  

 

 

 

 

 

첫째 아이가 "경주에 가요~"라고 노래를 부르게 된 건 이 책들 때문. ^^   

<<경주역사유적지구>>는 경주와 그 주변의 유적들을 한 눈에 살펴보기 좋은 책. 경주 전체를 살펴보고 계획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전체 유적지를 월성, 대릉원, 황룡사, 남산, 산성 지구로 나누어 표시한 지도, 지역별로 유적을 볼 때 '이렇게 보면 좋다'고 안내한 순서는 후다닥 일정을 짜야하는 내게 매우 유용했다.  

하루가 꼬박 걸려도 꼼꼼하게 보기 힘들 것 같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을 미리 읽고 가니 아이가 박물관 관람에 더 집중하는 듯했다. (운좋게 시간이 맞아 역사해설가 선생님의 설명까지 들어 정말 좋았다. 첫째 아이는 책 볼 때 스을쩍 넘어갔거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 책에는 없는 내용까지도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재미있게 관람~ ^^)   

<<불국사와 석굴암>>은 경주 여행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따로 떼어, 불국사의 유물, 유적, 구석구석에 얽힌 이야기, 석굴암에 숨은 과학까지도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내가 수학여행을 갔을 때에도 이런 책이 있었다면 경주 수학여행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  

해설사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듯, 줄글로 조곤조곤 친절하게 설명한 책, <<우리 아이 첫 경주 여행>>.   

첫째 아이는 이 책들을 체험학습시리즈보다 훨씬 뒤에 보았는데 ... 여행가방을 꾸릴 때에는 이 책들부터 챙겼다. 너무 이해하기 좋게 설명이 되어 있어 좋단다. ^^*  

  

 

유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건 '통'으로 역사를 아는 것. <<한국사 편지>>는 신라의 역사를 시기별로 주욱~ 살펴보기에 딱 좋은 책. (아이 말에 따르면, 개정판이 이전판보다 그림, 사진,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 것 같다고 ...)  

<<한국생활사박물관>>은 신라인의 생활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 글자가 작아도 사진과 그림이 많고 설명도 쉬워서 첫째 아이가 재미있게 읽었다.

약간의 상상력(또는 역사스페셜 같은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면, 책을 읽는 내내 눈 앞에 신라인의 생활이 펼쳐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우리 역사를 만화와 사진으로 설명한 책.  

줄글로 읽었던 이야기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보니 좋단다.

 

 

 

* 여행기를 언제 정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우선 책부터 정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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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의 무서움
    from 어느 푸른 저녁 2009-08-13 15:17 
    알라딘 서재에 대해 새로 깨달은 사실은,  책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 이상 여러가지의 뽐뿌질도 당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다음 학기에 경주에 대해서 배우는데 여름 휴가때 가기엔 너무 멀고 덥고 (재미도 없을 것 같고) 해서 망설이고 있던 중, 타이밍도 좋게 올라온 책세상님 경주 여행 페이퍼 보고 혹해서 후다닥 콘도와 호텔을 예약했다.   휴가 때 경주 유적을 보러 간다고 충격을 받은
 
 
조선인 2009-08-0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별찜입니다.

bookJourney 2009-08-06 17:54   좋아요 0 | URL
ㅎㅎ 우리 서로 별찜하면서 살아요~ ^^

행복희망꿈 2009-08-05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세상님 경주를 다녀가신건가요?
도움이 될수있는 책들은 여기 다 모였네요.^^
저도 찜 투~~~

bookJourney 2009-08-06 17:55   좋아요 0 | URL
예, 경주에 다녀왔어요. 감포에도 살짝~
울산 표지판 보면서 님 생각했답니다. ^^

마노아 2009-08-0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살아있는 교육과 답사였네요. 용이가 대견해요. ^^

bookJourney 2009-08-06 17:55   좋아요 0 | URL
아이 덕분에 온 식구가 수학여행을 다녀왔지요~ ^^;

하양물감 2009-08-05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들을 모두 참고로 하시고, 읽고 갔단 말이지요? 대단해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경주여행이 정말 알찬 시간이었겠는걸요.

bookJourney 2009-08-06 17:57   좋아요 0 | URL
아, 오래 전부터, 따로따로 읽었던 책들이에요.
여행 때문에 저 책들을 한 번에 다~ 읽으라고 하면 여행 가기도 전에 지칠지도 몰라요. ^^

경주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이 알고 싶어요~ ^^*

순오기 2009-08-0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가족 모두 경주는 수학여행으로만 가 본 곳이죠.
미리 공부하고 가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보이겠죠~ 용이의 관심사는 과학, 역사~~~

bookJourney 2009-08-06 17:59   좋아요 0 | URL
여러 가지 책을, '여러' 번 읽었어도 기억 나는 것만 나고, 모르는 것은 여전히 모르는 모양이에요.
해설사 선생님들 설명 들으면서 끄덕거린 것도 있지만, 새로 배운 것도 많고, 다시 배워야 하는 것도 많아요. ^^

최상철 2009-08-11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주 다녀오셨어요? 와~ 정말 알찬 여름 방학이었겠습니다~ 함께할 책들도 미리 미리^^~ 한국생활사박물관 꼭 필요했던 책이었던 듯 한데 월령기 지나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경주는 계획만 하고 못갔다 왔는데요. 겨울 방학 때도 가능한지 어쩐지 그러고 있어요~ 정말 다녀와야할텐데요~ 에구구~

bookJourney 2009-08-11 18:01   좋아요 0 | URL
아이 덕분에 재미있기도 했지만, 힘도 좀(^^;) 들었어요. 옆지기에게 "휴가가 휴가가 아니야"라는 투정을 살짝 하고 말았지만요.
상철이는 여러 가지 일정이 많아서 여행이 더 힘들지요?

<<한국생활사박물관>>은 꽤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책 같아요. 대학생들도 수업에 활용하던걸요~. ^^
 

책을 읽으며 보이는 아이의 반응이 재미있어서(고슴도치 엄만데, 뭔들 신기하지 않으랴만 ^^;) 꼭꼭 기억하고 싶을 때가 많다. 이건 적어둬야지, 이건 옆지기에게 알려줘야지~ 라고 마음을 먹는 건 잠깐. 바쁘다고 미뤄놓다가 잊어버려서 못 적기 일쑤. 오늘은 기억 나는 몇 가지라도 적어둬야지.  

한 달 내내 저녁마다 읽은 책.  
이제는 그림만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줄줄 외워서, 마치 글을 알고 읽는 아이 같다.   

그림과 내용도 재미있고, 입에 착착 감기는 운율이 있어, 읽어주는 나도, 듣고 있는 아이도 좋아하는 책.   

 

 

 

올리비아를 보면서 "꼭 나 같아"란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도,
거울 보며 어른 흉내내는 것도,

엄마와 읽을 책 권수를 협상(!)하는 것까지도 말이다.  

"엄마, 나랑 정말 똑같아."라며 어찌나 즐거워하는지 책꽂이에만 꽂아두고 읽어주지 않았던 게 미안할 정도이다.  

그리고, 내게 확인하는 말, "엄마도 날 사랑해?".   

"그럼, 엄마도 널 사랑하지."라고 대답은 하고,
"그런데, 밥을 잘 안 먹으면 좀 속상하고 덜 예뻐. 슬이가 밥을 잘 먹으면 좋겠어."라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 "엄마는 이 책 볼 때마다 꼭 그 말을 해야 해?" (그래, 미안^^;)  

둘째 아이에게 어려운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제 방식으로 잘 듣고 본다.  

문제는 ... 색이 입혀지지 않은 그림을 보고는 색칠을 하겠다고 우기는 거.  

"엄마, 여기에 색칠하는 거야?" --> 아니.
"그런데 왜 하얘?" --> 작가 선생님은 색이 없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하셨나봐.
"그래도 색칠하면 예쁠 것 같은데." --> 색이 없는 것도 예쁜데?
"엄마, 나 여기에 색칠하면 안 돼?" --> 응, 절대 안 돼.
"왜? 나, 색칠하고 싶어, 응?" --> 여기에는 절대, 절대, 색칠하면 안 돼. 여기에 색칠하면 안 읽어준다!  

이런 대화를 며칠째 반복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책이 무사(!)하지만 ... 조만간 분홍색 코뿔소를 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집에서와 달리 사람들 앞에서는 수줍음(?)이 많은 둘째 아이.
혹시 이 책을 읽으며 뭔가 얘기 나눌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  

이 책의 키티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내 긴장하는 표정으로 들여다 보더니, 키티가 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언니랑 엄마, 아빠가 나왔어. 키티가 와서 좋다고 하나봐."
(맨먼저 뛰어나온 언니를 가리키며) "언니가 키티가 없어서 안 좋았는데 ... " 란다. 아, 말이 없이 그림만 보고도 이해하고 느끼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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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7-3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만봐도 너무 재미있을것 같아요.
온통 빨강이군요.ㅎㅎㅎ

bookJourney 2009-08-01 02:00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고 보니 온통 빨강이네요.
요즘은 파란색보다는 빨간색에 더 끌리기는 합니다만 ... ^^

무해한모리군 2009-07-3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뿔소는 저도 소장중입니다 ㅎㅎ
핑크코뿔소 오호 어울릴듯!!
빨간버스 솔깃한데요..
니가 어린이냐 왜 동화책이 좋은거냐~~

bookJourney 2009-08-01 02:15   좋아요 0 | URL
핑크코뿔소도 괜찮을 것 같지요? 책에 색칠하는 것은 차마 못 보겠고, 스캔해서 색칠공부 대용으로 줄까 생각 중이에요~(...라고 썼는데 스캐너가 고장났어요. 흐흑)

전 <<빨간 버스>>, 마음에 들었어요. 어린이책은 어린이만 보라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볼 수 있는 책이라잖아요~~ ^^

라로 2009-08-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쟁이 ㄱ,ㄴ,ㄷ>은 지난번 페이퍼 보구 보관함에 담았는데 오늘은 <빨간버스>담습니다!!그런데 그림만 있는 책인가 봐요??????다른 두권은 예전에 다 본책들인데 저희 아이들은 슬이처럼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던듯요~.사실은 제가 더 좋아했다는~.ㅎㅎㅎㅎㅎ

bookJourney 2009-08-04 20:15   좋아요 0 | URL
<빨간 버스>는 글과 그림이 함께 있는 책이에요.
아이에 따라 책 취향(?)이 많이 다르지요~. 같은 아이가 책을 볼 때도 시기에 따라 좋아하는 정도가 달라지던걸요. 처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아 맘 상하게 하던 책들도 어느 순간에는 너무너무 진지하게 보기도 하고 말이지요. ^^

순오기 2009-08-05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이가 읽은 책들 모두 갖고 싶은데, 슬이랑 똑같다는 올리비아만 있네요.
빨간버스~~ 찾아봐야지!^^

bookJourney 2009-08-06 18:00   좋아요 0 | URL
올리비아는 참 사랑스러워요~.
'개구쟁이 ㄱㄴㄷ'이랑 '코뿔소~'는 갖고 계실거라 생각했었는데요. ^^

순오기 2009-08-09 11:26   좋아요 0 | URL
헤헤~ 중고샵에서 건져 볼까요?
요즘엔 중고샵도 거의 안 들어가고, 지름신 자체를 묶어놨어요.ㅋㅋ

bookJourney 2009-08-10 07:52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서 맘에 드는 책을 건지려면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던걸요~ ^^
저도 지름신을 좀 묶어놔야 하는데 잘 안되네요. 이번 여름에 지른 책들만 해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