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오님이 아름다운 질문들을 쏘아 올릴 때만 해도.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잠자냥님의 어마어마한 답변이 올라왔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일이 어디로 흘러갈 지 알지 못했다. 그저 지나가던 한 떨기 먼지로서 감탄만 하고 있었을 따름이었다(물론 호들갑도 좀 떨었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건 부캐 부자 잠자냥님(a.k.a. 캣gpt, 프랑스 고양이, etc.)의 댓글을 발견했을 때였다. "이 페이퍼를 본 후 7일 이내에 페이퍼를 쓰지 않으면 7개월 동안 당신은 책을 살 수 없게 됩니다." (이 댓글 어쩐지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됐을 것 같지 않나요?) 책을 살 수 없다니! 책을 살 수 없다니?! 책을 살 수 없다니!!!! 이건 책 읽기보단 책 지르기에 중독되어 있는 책먼지를 꿰뚫어 본 회심의 일격이 아닌가! 해당 페이퍼를 거듭 다시 읽는 방식으로 7일씩 새로고침하겠다는 나름의 편법을 고안했으나 혹시 답을 달고 싶어도 그간 올라온 고품격 페이퍼들 앞에 망설이고 있는 알라디너 분들이 계시지는 않을까 싶어 이따위로 써도 된다는 마구잡이의 선례를 남기고자 이 글을 쓴다.


1. 병렬독서 하시나요? 아니면 한 권씩 읽고 한 권 다 끝내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시나요? 엄청 두껍고 머리 아픈 책이면요?


병렬독서가 혹시 '한꺼번에 여러 책을 벌여 놓고 수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라면, 맞다, 병렬독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여러 권을 저질러 놓아도 한번에, 동시에, 여러 권을 펴놓고 읽는 건 불가능하다. 실제로 눈앞에 여러 책을 펼쳐 놓는다 하더라도 독서의 순간에 내가 상대할 수 있는 건 오직 단 한 권 뿐이다. 그러므로 병렬독서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고 이론과 실재는 다른 법.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을 출근 전에 찍어왔다(그렇다, 출근해서 이 글을 쓰려고 아침부터 벼르고 있었다).



외출할 때 보통 종이책 두 권과 전자책 기기를 챙긴다. 주력해서 읽는 책은 한 권이고 나머지 한 권과 전자책은 막상 가지고 나왔는데 그 책을 별로 읽고 싶지 않거나 책을 다 읽었을 때를 대비해서 들고 다닌다. 지금 가장 열중해서 읽고 있는 책은 데어라 혼의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이 책의 강점은 잔인할 정도로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다. 진짜로 자존감이 높고 강인한 사람은 은유나 미화 없이 스스로의 결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e.g., 뭐 어때? 이게 나인 걸). 이 책이 딱 그렇다. <일본산고>는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사이다 같은 글을 읽고 싶어 골랐고, <현장비평>은 직업인으로서의 비평가의 고충을 엿볼 수 있어 재밌다.




























직업과 관련하여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읽는 책, 관심이 가는 주제와 관련된 책, 재미로 보는 책 등 전략적으로 분류를 정해 병렬독서를 하는 경우, 모임에서 읽는 책, 혼자 읽는 책, 자기 전에 읽는 책, 진지하게 책상에 앉아서 읽는 책, 이동 중에 읽는 책 등 상황에 따라 구분해서 병렬독서를 하는 경우 등 병렬독서의 사례는 다양할 것이다. 내 경우는 읽던 책에 질렸거나 그저 궁금하단 이유로 다른 책을 펴고, 또 다른 책을 펴면서, 대책 없이 읽고 있는 책을 증식시키는 편이다. 한 권씩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통째로 습관을 뜯어 고치고 싶다.


2. 도서관에 신청도 하시고 전자책도 구입하시는 것 같은데 도서관 신청or전자책 구입or종이책 구입은 어떤 기준인지?


a. 통장 잔고가 위험할 때: '책을 너무 많이 샀어, 절약해야 해' 싶으면 1) 밀리의 서재에 전자책이 있는지 확인한다. 2-1) 없으면 인터넷 서점에 전자책이 있는지 확인한다. 2-2)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지 확인한다. 3) 상호대차도 불가능하면 도서관에 신청한다(페미니즘 관련 도서의 경우 수요가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일부러 신청하기도 한다).


b. 급박할 때: 서점에 사러 가거나 인터넷 서점에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릴 여유도 없다. 당장 읽고 싶다. 그런데 전자책이 있다. 전자책을 산다.


c. 무거울 때: 종이책이 있지만 들고 다니기 무거울 때 같은 책을 전자책으로 추가 구매할 때도 있고, 여행이나 출장 일정이 잡혀있을 때 작정하고 전자책만 구매할 때도 있다.


d. 집이 좁을 때: 열린책들, 을유문화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전자책으로 먼저 읽다가 가독성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종이책으로 건너간다. 반대로 너무 좋아서 소장하고 싶을 때 종이책을 사기도 한다. 그 외 장르소설이나 종이책으로 사기 아까운 책도 전자책으로 먼저 읽는다.


3. 읽은 책은 다 100자평 남기시는 건가요?


기록에 집착하다가 책 읽기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던 적이 있어서(강박적 성향이 있는 사람은 취미까지 생산적이면 위험하다고 한다) 아예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거나 포스트잇에 짧은 감상을 써서 책 표지 안쪽에만 붙여두고 넘어갈 때도 있다.


4. 막상 읽어보니 별로라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는 책은 미련 없이 덮으시는지 아니면 그래도 붙잡고 완독하시는지?


왜 별로라고 느끼는지 먼저 생각한다. 당장 생각나는 경우는 총 네 가지이다. a) 좋은 책이지만 내 수준이 못 따라갈 때 b) 내가 기대했거나 예상했던 바와 다를 때 c) 감정을 지나치게 건드리거나 아예 아무 감흥도 일으키지 않을 때 d) 정말 나쁜 책일 때. 앞의 두 경우에는 끝까지 읽지만 뒤의 두 경우에는 포기한다.


5. 중고로 팔아버리는 책과 남기는 책은 어떤 기준인지?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내가 이 책을 다시 읽을 것인가'이다. 다시 읽을 것 같지 않다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거나 좋은 책이라도 팔고, 다시 읽을 것 같으면 선호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남긴다.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이 애초에 물건을 살 때부터 되팔 것을 염두에 두고 포장과 영수증을 모두 보관하고, 물건을 모시듯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걸 책에 비춰 생각해보니 중고로 책을 팔 걸 생각했을 때 그게 나의 독서 경험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지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팔 걸 생각하면 당연히 책에 마음껏 표시를 하거나 플래그를 붙이는 걸 망설이게 되고 슈퍼바이백 기간에 팔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 쫓기듯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땐 되도록 그냥 안 팔 책이라고 생각한다.


6. 책 구입하실 때 중점적으로 보시는 게 뭔지? 평소 믿고 보는 작가라면 그냥 구입해도 되겠지만 아니라면 저자 이력이나 뭐 소재나 상 받은 목록이라든가 뭘 주로 보시는지. 더해서 이런 책은 아묻따 거른다 하는 것도 있으실 텐데 궁금합니다.


먼저, 무조건 거르는 책. 앞서 답변 주셨던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자기계발서는 믿고 거른다. 너는 존재만으로 소중하고 지나치게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힐링서 역시 거르는 종목이다. 나는 세상이 단순하다고 말하는 책들이 싫다.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고 믿고 쉽게 설명하려 드는 책이 싫다. 경제적 성공도 마음의 평화도 다 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는 책이 싫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듣고 싶은 말만 들려주는 책이 싫다.


책을 살 때는 막 산다. 다 산다. 알라디너 분들이 좋다고 해도 사고, 지인들이 추천해도 사고, 한겨레 신문 주말판 서평을 읽고 흥미로워도 사고, 뉴욕타임스 북리뷰에 홀려서도 사고, 상을 받았어도 사고, 상을 못 받았어도 사고, 좋아하는 작가는 말할 것도 없고, 못 들어본 작가라도 사고, 심지어 싫어하는 작가라도 산다. 본문 미리보기 정도는 하고 사지만 미리보기가 없어도 인용된 몇 줄이 취향인 것 같으면 사고, 굿즈가 예쁘거나 책 디자인이 예뻐도 산다.



헥헥.. 저주를 풀었으니 이제 책 사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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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에 관한 그 어떤 것
    from 수하의 서재 2023-06-12 16:18 
    잠자냥님을 알고 싶었던 은오님의 마음을 보았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걸 적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잠자냥님의 저주 (세상에 이 곳에서 책을 못 사게 하는 저주라니요) 그리고 다락방님께만 다정할 수 없어 - 공평함에 강박관념이 있는 편이다 - 얼떨결에 적어보게 되었다. 물론 책먼지님을 좋아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어떤 질문에 대답하는 거 엄청 어려워한다. 그러므로 상당히 재미없는 답변일거라는 점 미리 알려드린다. 다락방님이
 
 
DYDADDY 2023-06-09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의 책은 영어 원서라잘 모르지만 액자의 그림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요. 잠모님댁 서재가 비슷해 보이기도 하구요. 물론 그 서재 바닥은 어지럽지는 않았지만요. 사진의 윗 책장 공간이 허전해보이는데.. 저주에 걸리지 않으셨으니 금방 다 채우시겠죠? ^^

책먼지 2023-06-09 18:54   좋아요 0 | URL
액자의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Writer in the Snow> 아트포스터입니다!! 대디님 말씀 듣고 보니 정말 잠자냥님 서재가 연상되네요??? 그림 속 공간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라 보고 있으면 마음 편해지는 느낌!! 책도 책이지만 계절의 풍경이 보이는 큰 창문 앞에 저렇게 걸터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게 제일 부럽습니다. 액자 아래 있는 건 원서 같지만 사실 열린책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듄 신장판, 걸 클래식 세트입니다ㅋㅋㅋ 대디님 낚여버리셨군요!! 후후후 대디님도 혹시 저주에서 풀려날 생각 없으신지요??

DYDADDY 2023-06-09 19:53   좋아요 2 | URL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고마워요. 하다못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해놓고 꿈을 키워가야겠어요. ㅋㅋㅋㅋ
언젠가는 읽어야지 라며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니체 전집과 MEGA 전집 그리고 도스토에프스키 전집이었는데.. 그냥.. 부럽습니다. ㅎㅎㅎㅎㅎ
책을 읽는 목적 중에 하나가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게된 페이퍼로 방금 전에 저주에서 풀렸습니다. 다음 책은 조금 쉬어갈겸 가벼운 책을 읽어야겠어요. ^^

다락방 2023-06-09 15: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책먼지 님 답변도 너무 멋지다 근사하다. 무엇보다 마지막 사진 진짜 너무나 뽀대 작렬합니다. 흑흑.
그리고 저도 전자책 급박해서 산 적도 있어요. 제가 그게 어디더라, 아무튼 외국 가려고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팟캐스트 듣다가 ‘스티븐 킹‘의 <미저리>가 너무너무 지금당장 읽고 싶어진 거에요. 비행기에서 읽을 책 몇 권을 가방에 넣어뒀는데 그거 말고 미져리!! 이렇게 되어서 인천공항 내리자마자 공항 서점으로 갔지만, 당연히 그 오래된 책은 팔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아아 어쩌지 너무 읽고 싶은데 어쩌란 말인가 하다가 퍼뜩! 아 이북!! 하고 부랴부랴 아이폰으로 그 뭣이냐 인터넷 열고(애플은 정책상 전자책 구입 노노) 피씨버전으로 알라딘 접속해서 전자책으로 미저리를 구입, 그렇게 읽었다는 급박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요 책먼지 님, 맨 마지막 사진 같은 거 좀 자주, 많이 올려주시면 안될까염? (애교)

맞아요, 저는 힐링서도 거릅니다. 힐링서 너무 싫어요 ㅋㅋㅋㅋ 저는 힐링서가 주는 힐링 보다는 좋은 소설의 좋은 문장들이 그 자체로 힐링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힐링~

잠자냥 2023-06-09 16:05   좋아요 3 | URL
난 힐링서 제목만 봐도 곳통이 느껴짐 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6-09 19: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다락방님의 구염뽀짝함에 넘어가버렸고요.. 사진 찍는 거 뭐 어렵겠어요!! 자주 올려보겠습니다!! 저는 사실 이 사진을 이렇게 좋아해주셔서 오히려 좀 어리둥절힌 상태입니다ㅋㅋㅋ

아니 대체 왜 아무리 책을 챙겨도 팟캐스트에서 갓 소개하는 책이 가장 재밌어보이는 것일까요? 저는 회사에서 알라딘 서재 글 읽다가 진짜 너무 급박하게 읽고 싶어져서 전자책 자주 지릅니다😭 오늘 다락방님이 소개해주신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도 저 지금 너무 급박해요!!!

ㅋㅋㅋㅋㅋ 힐링~ 글자에서 살랑 바람부는 느낌ㅋㅋㅋㅋ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소설의 좋은 문장과 함께 주말에 무조건 푹 쉬시길요!!!

잠자냥 2023-06-09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먼지 님도 먼지 1도 안 나올 거 같은 깨끗한 책상을 갖고 있군요?
이 사람들 다들 넘나 깨끗해..... 저기 다락방 울게 말이야.

급박하게 책을 사야할 경우가 있군요. 전 학교 숙제 이후로는 급박하게 책을 사야 할 때가 있다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중고로 되팔려고 물건을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는 거 저도 이해가 안 갔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책에도 그건 적용되네요!? 저도 되팔 생각으로 책을 엄청 깨끗하게 보려고 애쓰고 있더라고요? 으음...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인가?

그나저나 거듭 읽는 책은 그렇다면 무엇?

끝으로 이제 책 사는 걸 허하노라........ 부캐 부자 잠자냥 올림....(아 살다살다 내가 부자가 다 되어보네요. 그것도 부캐 부자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09 16:14   좋아요 4 | URL
알라딘에 정녕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은 저 하나 뿐인건가요... 하아-

DYDADDY 2023-06-09 16:3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 스캔한 파일이 정리가 안되는 1인도 여기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6-09 17:05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정리정돈 못 하는 사람 여기있어요. 혼자가 아닙니다 ㅋㅋ

건수하 2023-06-09 17:59   좋아요 2 | URL
정돈 못하고 안하는 자 여기도 있어요 ㅎㅎ 정돈할 시간에 책 더 읽겠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ㅋㅋ

책먼지 2023-06-09 19:19   좋아요 2 | URL
으아ㅋㅋㅋㅋㅋ 서재분들 다들 다정하셔가지고 다락방님 혼자가 아니라고 줄줄이 고백을ㅋㅋㅋㅋ 저는 정리가 취밉니다.. 가서 다 정리해드리고 싶네요.. 일단 대디님은 정리 못한 걸 찾으려고 스캔한 파일까지 거론하셨단 점에서 탈락!! 이쪽으로 오세요 딱 봐도 잠자냥님이랑 은오님이랑 제 계열이십니다ㅋㅋㅋ

잠자냥님 저 지금 <도둑맞은 집중력> 너무 급박해서 회사에서 전자책 결제할까말까 백번 고뇌하다 짝꿍도 읽혀야될 것 같아서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렇게 읽고 싶게 글쓰시면 이렇게 급박해진다구요!!!

저는 어느 순간부터 파는 걸 고려하는 거 자체가 엄청 스트레스더라고요ㅠㅠ

잠자냥님 부캐 부자, 땡투 부자, 적립금 부자 아니신가요!!!

책 지름을 허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책먼지 2023-06-09 19:35   좋아요 4 | URL
거듭 읽는 책 고민하다가 제 머릿속에서 비슷하게 묶이는 작가들 중에 누구 책을 팔고 누구 책을 팔지 않는지 생각해봤는데요. 이언 매큐언(처분)-줄리언 반스(보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처분)-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보관), 올리비아 랭/비비언 고닉/조앤 디디온/아니 에르노(처분)-캐럴라인 냅/리베카 솔닛/마르그리트 뒤라스(보관), 코니 윌리스/어슐러 르 귄(처분)-마거릿 애트우드(보관)

저도 여성주의 책들은 거의 보관하는 것 같고 한나 아렌트 수집합니다ㅋㅋㅋ

DYDADDY 2023-06-09 20:00   좋아요 2 | URL
책먼지님 // 몇년 전에 생긴 회전근개파열로 모든 책을 스캔본으로 만들었어요. 문제는.. 그 파일들이 정리가 안되어 포기하고 항상 검색을 합니다. 몇십 기가라서요.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09 20:48   좋아요 2 | URL
책먼지님/ 저도 도둑맞은 집중력 동거인도 좀 읽으라고 종이책으로 샀습니다 ㅎㅎ

역시 처분과 보관의 기준이 명확하시군요!

독서괭 2023-06-09 17: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주 이야기를 뒤늦게 듣고 달려왔습니다 헥헥.. 근데 달려와놓고 생각해보니, 저는 올해 목표가 책을 안 사겠다는 사람인데, 7개월동안 책 못 사는 저주라면 기꺼이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일단 마지막 사진 너무 멋지고요. 제가 가진 건 그중 ‘작은 아씨들‘ 밖에 없네요. 사놓고 아직 못 읽고 있는 벽돌..
대충 쓰신다고 해놓고 a.b.c.d. 항목 나누어 딱딱 분석하신 거 인상적입니다 ㅎㅎ 공감도 되고요. 살 때부터 되팔 걸 생각하고 하는 독서가 독서경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말씀도 매우 공감가네요.
전 저주를 해결하러 남은 시간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책먼지 2023-06-09 19:44   좋아요 4 | URL
저에겐 저주인 것이 괭님에게는 축복이군요!!! 그렇다면 괭님께는 책을 사게 되실 거라는 협박을 날리겠어요!!!
저도 걸 클래식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소장용으로 구매했습니다 후후
저는 구체적 사례를 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ㅠㅠ 분석뇌 사용하는 게 그나마 가장 접근 가능한 방식!! 그래서 여러 책을 한 주제로 묶어 큐레이션 해주시는 괭님 페이퍼에 제가 감탄과 동경을 금치 못하는 것입니다🥹
릴레이에 참여하지 않으시면 괭님은 책을 사게 되실 것입니다🔮🪄🧙‍♀️

건수하 2023-06-09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저주가 있었나요? 금시초문…!
사놓고 못 읽은 책 많은데 나름 괜찮은데? 생각한 저와 책먼지님이 달라서,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사진도 보게되어 기쁩니다. ☺️

책먼지 2023-06-09 20:03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손가락의 농간으로 저주(?)가 비밀댓글로 달리는 바람에 아마 수하님이 놓치신 것 같습니다!! 뭐가 다르고 비슷한지 저도 격하게 알고 싶은데요..🥹 7일 입니다 수하님!!

건수하 2023-06-09 20:54   좋아요 4 | URL
음음 저는 진짜 별로 쓸 말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려했는데…

다락방님에게 다정한 멘트를 날렸는데 책먼지님에게 차갑게 돌아설 수가 없군요 😼

근데 진짜 재미없을건데… 쩜쩜

책먼지 2023-06-11 17:54   좋아요 1 | URL
후후후 이렇게 수하님도 낚여버리셨군요!! 답으로 점 하나만 다셔도 즐겁게 읽을 자신 있습니다!!!

건수하 2023-06-13 09:23   좋아요 1 | URL
즐겁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은오 2023-06-11 0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급박할때 ㅋㅋㅋㅋㅋㅋ “급박”에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진짜 지금 당장 읽고싶은 책이 있긴 해요. 전 하루는 기다릴 수 있는데 일요일 껴서 하루 더 늦어지면 괴롭긴 하더라고요.

”미리보기가 없어도 인용된 몇 줄이 취향인 것 같으면 사고“ 너무 공감되고요. 인용된 몇 줄에 꽂혀서 샀는데 그거 빼고 별로였던 책도 꽤 있었습니다.

아니 그리고 사진 미쳤는데요? 책먼지님 집 어디에요?! 코앙ㅇ아쾅쾅쾅ㅇ!!!!! 문열어줘요 구경 좀 하게!!!(그 와중에 도끼전집 악령 맨 왼쪽거 무늬 길이 안맞는 거 킹받음.... 왜 저렇게 만든 걸까요?)

책먼지 2023-06-11 18:0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은오님은 저의 급박함을 틀림없이 이해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하아.. 주말끼면 진짜 괴롭죠.. 근데 막상 책이 오면 또 마음이 식을 때도 있고 저도 저를 모르겠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막 사면서 별로인 책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긴 합니다!!

하아.. 저 무늬 달라서 킹받는 거 제 짝꿍은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차라리 다른 책 하고라도 맞추던가.. (그리고 이걸 콕 찝어준 은오님 너무 좋네요😭💕)

은오님 일단 정리정돈 안 되는 다른 분들 댁 출장방문 밀려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ㅋㅋㅋㅋㅋㅋ 저는 참고로 요리도 잘합니다.. 어떻게 제가 은오님 댁으로 갈까요..??

자목련 2023-06-12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출근 전 사진이라니요. 그렇다면 항상 정리가 된 상태라는 거구요. 급박해서, 그런 책 있어요. 왜 인지 모르게 당장 읽고 싶은 책.다시 읽을 것인가, 그렇게 정리하지만 막상 다시 읽지 않는 책으로, 땡처리 수준으로 팔게 되더라고요. ㅠ.ㅠ

표지, 디자인, 제목에 끌려 사기도 해요.(아, 잊고 있어요. 저도 그런 이력이 있다는 걸)
마지막 사진, 정말 근사합니다. 책먼지 님 서재도 잠자쟝님 서재처럼 정갈할 것 같아요, 책먼지 조차 없을 것 같아요, 맞죠?

잠자냥 2023-06-12 11:36   좋아요 2 | URL
책먼지는 알라딘 서재에 나와있으므로, 책먼지님 서재에 책먼지는 없답니다. 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6-13 09:44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로 피신나온 책먼지 전격 인터뷰 “저는 책에 먼지가 쌓이는 게 너무 싫었어요”

책먼지 2023-06-13 10:07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급박함 이해하시는군요!! 와락!!! 맞아요ㅜㅜ 급박함의 부작용이 그거예요 미친듯한 충동으로 손 떨고 다리 떨며 지르는데 막상 받아보면 내가 왜 그랬지 싶고ㅠㅠ 물론 엄청 좋은 책 만날 때도 있지만요!!!

어우 저 자목련님 책 사는 기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큐앤에이 해보시라고 제안하고 싶어서 드릉드릉)

저 스트레스 받으면 정리하는 타입이라서.. 손목 아파 죽겠다면서 맨날 책 우르르 다 꺼냈다 재배치하고..😭 사진 찍은 쪽은 침실이라 원서랑 장식용 책만 있어 정갈한 것이고 서재는.. 지금 한번 또 책 우르르 꺼냈다 미처 정리가 안 된 상태라 아주 엉망입니다ㅠㅠ 바닥에 여기저기 책탑 쌓여있고.. 그야말로 난장판.. 최대한 빨리 읽고 책을 많이 처분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쯤되면 그냥 책장을 늘려야 하나 싶고.. 책먼지가 알라딘으로 피신나온 데는 다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