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실패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승욱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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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월가. 월스트리트라고도 불리는 곳의 이야기입니다. 
  요즘 서브프라임모기지 때문에 불거진 경제충격의 근원지이기도 하지요.

  그 옛날 이번 충격의 예지인듯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로 기억하는데 맞나 모르겠네요)의 파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사건인지 모릅니다. 

  아무튼, 뭔가 대단한 회사 하나가 파산을 했고, 
  나름 굉장한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는 이유는. TLCM의 세계와 그들이 벌려 놓은 일이란 것이
  보통사람의 이해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어보면 그들(월가)의 세계가 실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본 월가의 유명 금융회사들의 CEO들과 신문에 나오는 유명인사들
  (그린스펀, 워렌 버핏 등)이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다큐멘터리도 그렇다고 소설도 아닌 그 중간단계의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천재들의 등장과 그들의 몰락
  우리나라 속담으로 하면 '제 꾀에 제가 넘어갔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일을 벌입니다.
  그들은 너무 똑똑해서 일반사람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벌렸던 것이죠.
  그리고 그들의 똑똑함에 혹해서 많은 사람들이 홀딱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대다수의 보통사람들.
  보통사람들의 거대한 물결에 똑똑함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죠.
  결국, 천재들은 몰락합니다.  

  이유는 바로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논리적인 수학과 공식,
  그 아름다워 보이는 숫자의 세계로는 사람들을 정확하게 그려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책에 나온 표현 하나가 있습니다. 

  "당신들은 지금 불도저 앞에서 동전을 줍고 있는 것이오" 

  이 책의 핵심은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포지셔닝과 스프레드, 그리고 책에 나오는 어려운 경제용어들(일부 분들은 쉽겠지만)을
  120% 이해하고 있고,  너무 천재라해도.
  불도저를 운전하는 사람의 마음(바로 이 책을 100% 이해 못하는 대다수 나같은 보통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불도저 앞에서 동전줍는 것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말을 100% 믿지 마시라는 것.
  

  그말이 숫자로 딱 떨어지는 논리와 노벨상이라는 권위로 포장되어있다고 해도 말이죠. 

  ※ 이 책을 100%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두가지 난관을 넘으셔야 합니다.
      첫째는 천재들이 만들어냈다는 파생상품을 이해하는 것(전 잘 모르겠어요)과
      둘째는 영어투 그대로 번역된 글을 읽으며 우리나라 말로 재 배열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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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역사 역사 명저 시리즈 11
앵거스 컨스텀 지음, 이종인 옮김 / 가람기획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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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이 책을 사게 된 이유가
 평소에 읽고자 했던 주제 때문도 아니요.
 눈에 확 띄는 표지 때문도 아니고

 단지, 우연히 들린 한 대형서점에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길래
 덜컥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평소 '역사'와 자료성 책을 좋아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그동안의 경험으로 습득한 괜찮은 출판사,
 '전문'번역가라는 분이 번역하셨다는 책.
 세가지 요소의 아우라에 눈이 잠시 멀었었나 봅니다.

 독자를 무시한 편집이었습니다.

 번역체는 아르바이트생을 썼다고 해도 믿어질 정도의 초벌 번역이었습니다.
 아마도 번역하신 분이 바쁘셨거나 아니면,
 꽤나 일을 하기 싫으셨나봅니다.

 영어문장을 그대로 직독직해 한 후 주어와 술어의 위치만 제대로 잡아준 듯한 번역.
 상당히 거슬릴 정도로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차라리 영어문장이었다면
 이해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한 번역이 이어집니다.

  참고로 나오는 지도에 대한 설명이 심심하다 못해 썰렁할 정도로 부족합니다.
  열심히 본문에 나오는 지명을 도대체 지도에서 찾아낼 수 없다면
  대체 지도는 왜 넣었을까 알고 싶을 지경입니다.

  삽화의 출처도 불분명 하고,  사진은 놀이동산에 있는 사람들을 찍어 놓은듯 하고
  사실 원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충실하게 원서를 옮긴 것이라면
  번역자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출판사에게 욕할 내용은 아닌것 같습니다.

  하지만, 꽤나 실망스러운 번역과 내용으로 가슴만 아려옵니다.
 
  아! 한가지 더. 접착식 제본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주 쉽게 책이 갈라집니다. 그리곤 페이지가 쉽게 분리되어버리죠.
 
  암튼. 맘에 안드는 녀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눈에 거슬리나 봅니다.

  내용이요? 해적의 역사 맞습니다. 인물과 활동한 지역 중심으로 쭉쭉 소개됩니다.
  해적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려는 저자의 강조점이 많이 눈에 띕니다.
  낭만적인 해적은 없다. 그들은 실제로 사악하고 잔인하다는 사실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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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주제 - 세계의 신화들 타임라이프 신화와 인류 시리즈 1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위대한 주제 '세계의 신화들'이라는 제목은 참 잘 지었습니다.

  어찌나 주제가 큰지 소화하기에는 꽤나 벅찹니다.
  글만 가득했다면, 이 책은 이내 덮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글과 화려한 이미지(사진과 그림들)들이 온 책에 가득합니다.

  화려한 이미지에 혹해서 구입한 책이었는데
  내심 동화책 수준. 내지는 아주 잘 만들어진 신화책 정도로 생각을 했건만..
  이게 왠걸.. 

  꽤나 무겁고 진지한 주제들로 가득합니다.
  보통의 책이라면 이미지가 지루함을 달래주는 눈요기꺼리가 될테지만
  이 책에서의 이미지는 오아시스 역할을 합니다.

  무슨 뜻이냐면.

  텍스트가 담고 있는 분량은 아주 적습니다.
  하지만, 그 텍스트가 품고 있는 내용은 정글이나 사막을 헤매게 만드는 것처럼
  잘 다져져서 가득가득 넘쳐날 지경입니다.

  글을 보면서 이해할라치면 머리가 꽤나 뻑뻑해집니다.
  만약, 화려한 이미지가 없었다면
  퍽퍽한 텍스트 - 영양 듬뿍 오곡밥 - 를 물없이 먹는것이나
  매한가지가 되었을 겁니다.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씹으면 오곡의 단맛이 나오겠지만
  원체 흰쌀밥에 길들여진 머리인지라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답니다. 

  그래서, 이미지가 돋보이고, 꼭 필요한 요소가 되지요.

  세계의 창조에서 부터 신들의 탄생, 위대한 영웅들,
  그리고 세상의 종말까지 이야기는
  모든 세상 - 북구의 얼음부터 아마존의 밀림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남태평양의 섬들, 
  동양과 중동, 아메리카 등 모든 곳을 순식간에 옮겨다니며 들려집니다.

  아주 멋 옛날 수메르인의 점토판에서부터 최근의 해리포터와 제다이까지
  시간과 지역을 자유롭게 활강하는 내용의 속도감은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정말 영양가 높은 주제입니다.
  조금만 소화시키기 쉬웠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게으른 이의 의견을 덧붙여 스스로의 무지를 덮어보렵니다.

  그래도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시리즈를 다 사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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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본다면 다른 어떤 제목보다
  원서의 부제목이 딱 맞지 않나 싶습니다.

  'The Small Forces Behind Tomorrow's Big Change'
  이말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미래의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작은 힘? 이건 뭔가 맛이 안나죠.
  그냥 영어 그대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미래를 바꿀 '아주 열성적이며 헌신적인 1%의 집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 많은 그룹들이 등장하지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집단도 있고,
  '아하! 맞아 그렇구나' 싶은 집단도 있고. '이건 뭐야?'싶은 집단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몇 집단은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엘리트'주의로 돌아간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그대로 짚어낸 '정치학'챕터의
  '감수성이 예민한 엘리트들'. 미국의 사례이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더군요.

  '엘리트들은 그들의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 엘리트들에게 기대고, 또한 그들이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이 나머지 미국인 90%가 경험하는 방식이라고 확신한다'

  오.. 어쩜 이른바 우리나라 '사회지도층'들의 생각과 같은지.

 '생활방식' 챕터의 '무시당하는 아빠들' 섹션도 요즘 맞벌이 부부의 남편들이 보면
  공감할 내용이 나옵니다. 좋게 말하면 '가정적인 가장'이고, 이곳의 표현그대로 하면

 '복합단지 아빠(Office Park Dads)'... 그들은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새로운 형태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가족의 삶에 더 많이 참여한다. 사실 현재 400만의 아빠들이 자녀양육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엄마들은 가정에 상당한 수입을 제공하고 있다. ..

  남성의 세계도 변하고 있다. 전형적인 남성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인정은 그 어느 때보다 부족하다.

  오.. 어쩜 요즘 만나는 맞벌이 남편들의 하소연과 같은지.
  그들은 어느새 쓰레기봉투와 분리수거 하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무거운 스팀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물론 남자의 몫입니다. 
  반면 그러한 것에 대한 아무런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현실.

  두가지의 예를 들었지만, 어느정도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통계'를 활용해서 '사업적으로 판단'을 한 구조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지만 자칫 지루하고 딱딱하며,
  사회에 대한 싶은 성찰을 주는듯 하다가 장사꾼 냄새가 확 풍기는것 같기도 합니다. 
  미국사람이 지은 책이니 당연히 미국 이야기가 또 대부분이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얻을게 많은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경기 잘 해라. 난 카약 타러 갈 테니!"
  바로 1%의 외침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20년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약을 타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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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이펙트 - 기업의 성공을 가로막는 9가지 망상
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이주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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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o Effect'. 우리나라 말로는 '후광효과'라고 하지요.

  책에서는 9가지의 후광효과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9가지의 후광효과를 하나의 키워드로 풀어낸다면
  그 단어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중 8챕터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과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반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불변의 공식 4+2>는 그럭저럭 성공한 축에 든 편이었다.
  왜 이런 차별대우를 받았을까? 나는 분석의 엄밀성에 차이가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느 연구도 지방 고등학교의 과학전람회에서 최고상을 탈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과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 좀 더 우수한 '스토리'
  였기 때문이다. 즉, 두 책의 이미지가 더욱 매력적이었다.

  우리가 호평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실제로 얼마나 우수한 연구 내용을 담고 있느냐.
  혹은 얼마나 그 연구가 과학적인가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얼마나 우리가 '혹'할만한 스토리를 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내용입니다.

  스스로 인정하기 싫어할 결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좀 더 책 내용을 볼까요?

  사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취한다.
  영국의 저술가 크리스토퍼 부커(Christopher Booker)는 자신의 책 <7가지 기본 구상
  (The Seven Basic Plots)>에서 문화와 세대를 뛰어넘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이야기 구도를 확인했다. 그 중 하나가 '가난뱅이에서 부자로(rags to riches)'이다.

  친숙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미천한 작은 기업에서 시작해 일관성과 정직한 노력을
  바탕으로 당대의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이야기.

  경영학 서적이라는 뭔가 그럴듯한 포장을 했을지 모르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정네들이 무시하는 드라마와 같은 '신데렐라 이야기'에
  우리는 매혹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무협지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없던 한 사내가 정의와 꿈만을 가지고 살아가다보니
  무림 최고수에 올랐다는 이야기.

  이 책은 바로 그런 스토리에 속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절대 되지 못할겁니다.
  누구라도 '속고 싶어하는 환상을 거짓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을 좋아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뉴스에서도 드라마가 비현실적이라고 아무리 비판하는 기사보다도
  드라마 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사람들이 더 좋아할테니 말입니다.

  경영학관련된 책을 보면서 왜 그 좋은 책을 읽는 경영자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위대한 기업이 나오지 않는지 궁금했었는데 이제 좀 알것같습니다.

  경영학이란 아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실 우리는 '소설'에 기대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웅.. 마치 드라마 '이산'을 보면서 조선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고
  '태왕사신기'를 보면서 우리나라 고대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꿈 깨도록 찬물을 들이붓는' 이 책에 별 다섯개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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