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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이펙트 - 기업의 성공을 가로막는 9가지 망상
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이주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Halo Effect'. 우리나라 말로는 '후광효과'라고 하지요.
책에서는 9가지의 후광효과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9가지의 후광효과를 하나의 키워드로 풀어낸다면
그 단어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중 8챕터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과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반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불변의 공식 4+2>는 그럭저럭 성공한 축에 든 편이었다.
왜 이런 차별대우를 받았을까? 나는 분석의 엄밀성에 차이가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느 연구도 지방 고등학교의 과학전람회에서 최고상을 탈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과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 좀 더 우수한 '스토리'
였기 때문이다. 즉, 두 책의 이미지가 더욱 매력적이었다.
우리가 호평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실제로 얼마나 우수한 연구 내용을 담고 있느냐.
혹은 얼마나 그 연구가 과학적인가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얼마나 우리가 '혹'할만한 스토리를 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내용입니다.
스스로 인정하기 싫어할 결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좀 더 책 내용을 볼까요?
사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취한다.
영국의 저술가 크리스토퍼 부커(Christopher Booker)는 자신의 책 <7가지 기본 구상
(The Seven Basic Plots)>에서 문화와 세대를 뛰어넘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이야기 구도를 확인했다. 그 중 하나가 '가난뱅이에서 부자로(rags to riches)'이다.
친숙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미천한 작은 기업에서 시작해 일관성과 정직한 노력을
바탕으로 당대의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이야기.
경영학 서적이라는 뭔가 그럴듯한 포장을 했을지 모르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정네들이 무시하는 드라마와 같은 '신데렐라 이야기'에
우리는 매혹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무협지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없던 한 사내가 정의와 꿈만을 가지고 살아가다보니
무림 최고수에 올랐다는 이야기.
이 책은 바로 그런 스토리에 속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절대 되지 못할겁니다.
누구라도 '속고 싶어하는 환상을 거짓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을 좋아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뉴스에서도 드라마가 비현실적이라고 아무리 비판하는 기사보다도
드라마 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사람들이 더 좋아할테니 말입니다.
경영학관련된 책을 보면서 왜 그 좋은 책을 읽는 경영자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위대한 기업이 나오지 않는지 궁금했었는데 이제 좀 알것같습니다.
경영학이란 아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실 우리는 '소설'에 기대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웅.. 마치 드라마 '이산'을 보면서 조선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고
'태왕사신기'를 보면서 우리나라 고대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꿈 깨도록 찬물을 들이붓는' 이 책에 별 다섯개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