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남에 새로 생긴 알라딘 중고서점을 다녀왔다.

다녀 오면서 다녀온 이야기, 거기서 산 책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어 아주 안달이 난 내 모습이 웃겼다.

 

존재 확인 방식 중 하나는 이야기라고 한다.

내 존재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된단다.

비트겐슈타인 이후 알게 된 것인데, 인간은 생각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려고 생각한다는 것을 Narrative Turn이라고 한단다.

100% 공감한다.

 

요즘, 살고 쓰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 사는 것 같다.

이야기하려고 카페에 가고, 이야기하려고 영화를 본다.

심지어 , 나도 결혼해 보니까 말이야, 야 나도 애 나아 키워 보니까 말이야…”라고 떠들고 싶어 결혼하고,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행은 짧지만, 여행 이야기는 끝이 없듯이 말이다.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이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을 봐도 떠드는 사람은, 떠들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부지기수인데 들어 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한편,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들을 가치가 있는 얘기도 별로 없다.

물건도, 스토리도 넘치는 세상이다.

소비자가 왕이다.

들어주는 사람이 왕이다.

앞으로는 백 명의 연사가 한 사람의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댓글 한 줄의 고마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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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저녁에 첫째 녀석 친구들과 엄마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온단다.

퇴근하고 자이안센터에서 샤워하고 들어오란다.

그러면서, 저녁은 어떻할거냐고 묻는다.

얏호!

알아서 먹고 9 넘어 들어갈께!

 

,,,, 걸어서 교보문고에 갔다.

우선, G코너에서 커피잡지 한 권 샀다.

3권의 철학책과 1권의 에세이를 더 사서 강남교자로 갔다.

지난 여름 잃어버린 입맛을 이곳에서 겨우 찾은 후 최근 부쩍 자주 들른다.

 

환한 호프집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며 산 책을 뒤적이고 싶었는데, 밥공기 추가하여 칼국수 국물까지 깨끗이 비웠더니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었다.

걷다 보니 아파트 단지, 더 걷다 보니 자이안센터.

앉아서 한 시간 만에 에세이집 <재천 스타일>을 후딱 다 읽어버렸다.

한 시간 읽고 다 읽었다니, 좀 그렇다.

근데, 하루나 이틀에 걸쳐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정말 다 읽었어도 남는 건 지금과 같을 거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서점에서 훑어 보다 공감하며 읽고 싶었던 부분을 다 읽었다.

목적 달성한 것이다.

 

한 시간에 한 권이라, 거 참.

이런 경험 처음이야!

 

암튼, 최재천, 이 오빠, 딱 내 스타일!

가장 성공한 사람은 가장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라는 사람,

의미 담긴 책으로 사람과 공감하는 사람,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책 이야기를 즐겨 하는 이유가 그것이 세상과 대화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사람,

책 읽기와 글쓰기가 자기 삶의 스타일이라는 사람이다.

그래서, 최재천 스타일은 책을 읽으며 함께 울고 웃고 부둥켜안는 것이라는 사람이다.

 

그가 좋아하는 10가지 중 3가지는 나도 좋아하는 것들이다.

셔츠,

9에서 새벽 1까지 읽고, 생각하고, 쓰는 시간,

춤 또는 댄스 본능.

 

그는 낮에 연구하고, 가르친다.

나는 낮에 (와플을) 굽고, (커피를) 뽑는다.

사회적 지위는 (정여사의 표현대로)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가 딱 내 스타일이라 생각하며 그를 더 카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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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생각학이거나 생각하기.

이어령은 <생각>이라는 책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을 캐낸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 철학은 생각 캐기도 된다.

 

내가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비율은

침팬지 : 이성 : 영적 의지 = 80 : 16 : 4 이다.

80 : 20 법칙을 막연히 적용하여 나타내 본 것이다.

이 중에서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20%.

 

그런데, 알고 보니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의 DNA와 인간의 DNA 98.5%가 같단다.

차이는 겨우 1.5%.

그것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이다.

나를 남으로부터 구별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생각이다.

 

동물행동학자들은 동물들도 인식이 있고, 의사소통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쌀 한 톨 먹은 사람에게 식사 맛있게 하셨냐고 물을 수는 없지 않은가.

 

생각공부를 좀 해야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생각하고, 내 생각을 쓰는 것이다.

구양수의 다독, 다상량, 다작에 따른다.

생각하기도 구양수三上之學에서 일컫는 것처럼 침대 위, (요즘이라면 자동차) , 화장실 위 등 어디에서나 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닦을 때나 샤워를 할 때 생각이 잘 난다.

 

그런 내 생각을 자꾸 캐서 엮어 볼 생각이다.

그렇게 엮인 내 생각을 보면 내가 누군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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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반포자이 Original 독서클럽에서 읽고 나누는 책은 <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다.

저자가 풀어 주지 않았으면 결코 볼 수 없었을 그림들이었다.

 

내게 漢詩를 풀어 느끼도록 해 준 분은 정민 교수시다.

교수님이 풀어 준 제총요(祭塚謠, 무덤에 제사 지내는 노래, 조선 중기 이달의 시) 넉 줄을 읽고, 제사 마친 할아버지 마음에 나도 울었다.

 

조선 시대 왕실의 친척이었던 학산수란 이가 있었다.

그는 노래를 잘 부르는 명창으로 이름이 높았다.

산에 들어가 노래 공부를 할 때는 신발을 벗어 앞에 놓았다.

노래 한 곡을 연습하고 나면 모래 한 알을 주워 신발에 담았다.

또 한 곡이 끝나면 다시 모래 한 알을 담았다.

그렇게 해서 모래가 신발에 가득 차면 그제서야 산에서 내려왔다.

-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p.93 -

 

학산수라는 조선인에서 우리 나라가 피치사 신용등급으로 일본을 추월한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저력을 본다.

 

千夜千冊,

그까이 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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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ch사가 6일 우리 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단다.

현재 일본과 중국의 신용등급은 A+로 우리 나라보다 한 단계 낮다.

지난 달 27일엔 무디스사가 Aa3로 올렸었다.

일본은 지난 1990년대 후반까지 최고 등급인 AAA였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우리 나라는 B-였다.

14 8개월여 만에 12단계 위인 AA-까지 올라온 것이다.

기적이라고 한다.

기적 맞다.

 

삼성이 소니를 추월하더니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추월했다.

 

내게도 추월하고 싶은 일본이 있다.

마쓰오카 세이고라는 44년생 일본인이다.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라는 책의 저자다.

세이고는 2000.2.3~2004.7.7까지 그의 웹사이트(센야센사쓰, 千夜千冊)에 매일 쉬지 않고 1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올렸다.

1,000일 넘게 진행했다.

2008.11.26 현재 1,274편의 독후감상문이 올라와 있다 한다.

 

2010.3.4, 그 책을 읽고 나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일단, 2년 동안 1주일에 1, 2년 동안 200권의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百週百冊).

그 후, 나도 千夜千冊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후에는 1년에 2백권씩(一年二百), 여생 동안 10,000(餘生萬卷)의 책을 읽어보리라 했다.

 

百週百冊, 千夜千冊, 一年二百, 餘生萬卷.

이게 내 평생 독서계획이다.

내 삶일 수도 있다.

 

자 이제, 百週百冊은 대충 한 것 같으니 千夜千冊을 한 번 해볼까 한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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