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생각학’이거나 ‘생각하기’다.
이어령은 <생각>이라는 책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을 캐낸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 철학은 ‘생각 캐기’도 된다.
내가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비율은
침팬지 : 이성 : 영적 의지 = 80 : 16 : 4 이다.
80 : 20 법칙을 막연히 적용하여 나타내 본 것이다.
이 중에서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20%다.
그런데, 알고 보니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의 DNA와 인간의 DNA는 98.5%가 같단다.
차이는 겨우 1.5%.
그것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이다.
나를 남으로부터 구별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생각’이다.
동물행동학자들은 동물들도 인식이 있고, 의사소통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쌀 한 톨 먹은 사람에게 식사 맛있게 하셨냐고 물을 수는 없지 않은가.
생각공부를 좀 해야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생각하고, 내 생각을 쓰는 것이다.
구양수의 다독, 다상량, 다작에 따른다.
생각하기도 구양수의 ‘三上之學’에서 일컫는 것처럼 침대 위, 말(요즘이라면 자동차) 위, 화장실 위 등 어디에서나 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닦을 때나 샤워를 할 때 생각이 잘 난다.
그런 내 생각을 자꾸 캐서 엮어 볼 생각이다.
그렇게 엮인 내 생각을 보면 내가 누군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