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남에 새로 생긴 알라딘 중고서점을 다녀왔다.

다녀 오면서 다녀온 이야기, 거기서 산 책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어 아주 안달이 난 내 모습이 웃겼다.

 

존재 확인 방식 중 하나는 이야기라고 한다.

내 존재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된단다.

비트겐슈타인 이후 알게 된 것인데, 인간은 생각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려고 생각한다는 것을 Narrative Turn이라고 한단다.

100% 공감한다.

 

요즘, 살고 쓰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 사는 것 같다.

이야기하려고 카페에 가고, 이야기하려고 영화를 본다.

심지어 , 나도 결혼해 보니까 말이야, 야 나도 애 나아 키워 보니까 말이야…”라고 떠들고 싶어 결혼하고,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행은 짧지만, 여행 이야기는 끝이 없듯이 말이다.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이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을 봐도 떠드는 사람은, 떠들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부지기수인데 들어 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한편,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들을 가치가 있는 얘기도 별로 없다.

물건도, 스토리도 넘치는 세상이다.

소비자가 왕이다.

들어주는 사람이 왕이다.

앞으로는 백 명의 연사가 한 사람의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댓글 한 줄의 고마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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