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범죄심리학자라는 한 국회의원 후보가 한 대파 한뿌리 850원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을 850원이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가 입방아에 오른 것을 변명한답시고 한 단이 아니고 한 뿌리를 850원이라고 말한 것. 그래서 생각난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 나오는 양파 한뿌리 이야기다.
옛날에 매우 인색한 노파 한 사람이 있었는데.
죽고 나서 보니 그 할머니는 평생 착한 일을 단 한 가지도 안 했다.
악마들은 할머니를 붙잡아서 지속 불바다 속에 던져 넣었다.
그때 할머니의 수호천사가 할머니가 했던 단 하나의 선행을 찾아냈다.
"하느님, 저 할머니는 텃밭에서 다 썩어가는 양파 한뿌리를 뽑아 거지에게 준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 양파를 가지고 가서 불바다 속의 그녀에게 내밀어라.
그녀가 알아서 붙잡고 기어 나오게 하라.
만약 불바다에서 나오면 천국으로 가지만, 양파가 끊어진다면 지금 있는 그곳에 남게 되리라."
천사는 양파를 들고 가서 불바다 속의 그녀에게 내밀었다.
"할머니, 어서 붙잡고 올라와요. 조심조심…. 어, 거의 다 됐어요."
그런데 그때 다른 죄인들이 할머니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살고 싶었다.
할머니는 그들을 발로 걷어차며 "아이고, 이건 내 양파야. 너희들 것이 아니라고!"
그녀가 이 말을 하기 무섭게 양파는 그만 툭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 할머니와 다른 죄수들은 다시 불바다 속으로 떨어지고 수호천사는 울면서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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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로 도스토옙스키는 타인을 배척하는 탐욕을 경계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설파한 것이다. 양파 한뿌리, 대파 한뿌리로 주는 메시지가 이토록 극명하게 다르다니 놀라운 일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쓴 소설을 읽어보면 범죄 심리학자의 대가로 모두가 인정하게 된다는 사실도 흥미로운 일이다. 도스토옙스키 당신은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