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재에서 가장 아끼는 책이 <숨어 사는 외톨박이>라면 가장 자랑스러운 장서는 소명출판에서 반년마다 간행하는 <근대 서지>다. 1000쪽이 넘는 잡지인데 매 호 마다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료’가 담겨 있다면 비싸기는커녕 봉사나 다름없는 가격이다.
최근호인 22호의 몇 몇 글 제목만 보아도 이 잡지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보물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
경성제국대학 학생의 민요 수집 보고서 – 이윤석
이광수의 새 자료에 관하여 – 최주한
최남선의 요시다 토고의 알려지지 않은 사귐 – 하타노 세츠코
1938년 조선권번 소속 476명의 기생 일람표 연구 – 신현규
초창기 번역동화집 <금방울>과 <사랑의 선물> 표지 이야기 – 염희경
이 잡지의 놀랍고 끔찍한 사실은 2020년 하반기호가 250부를 찍었는데 현재까지 50부가 팔렸다는 것이다. 단 50명의 독자를 위해서 1140쪽이 넘는 귀한 자료를 담고 담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