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3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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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몇년 째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다 읽었다. 내용은 둘째치고 내가 끝까지 다 읽었다는데 의미가 크게 부여된다. 까라마조프 씨네 삼형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결국 첫째인 미짜가 친부살해의 누명을 쓰게 되고 소설은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결론으로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 아들사이의 여자문제, 돈 문제까지 개입되어 상황이 복잡해진다. 범인으로 의심받던 스메르자꼬프가 자살해서 결국 미짜가 범인으로 유죄판결이 나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이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살인과 버금가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미짜가 실제 범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미짜는 그런 마음만으로도 죄에 대한 형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왜냐면 친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그에게는 늘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짜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미짜의 성장기에 하등 도움이 안되며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이 친부를 과연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생각할 거리다. 그럼에도 그 역시 한 인간이기에 그 존재자체 만으로도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오한 문제들이 소설 곳곳에 숨어있다. 일류사의 가슴 아픈 죽음에서 작가의 아이들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미짜의 친부살해사건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읽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동일 인물에 대해 이름이 바뀌는 거야 적응하면 되지만 나는 도무지 그루센까와 까쨔 이 두 여자의 심경이 이해가 잘 안되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한달에 걸쳐 읽고나니 성취감은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철학적인 문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어 역시 고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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