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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평점 :
책을 읽을 시간은, 책을 읽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식의 마음가짐 때문이 아니라
자취방에서는 늘 잠에 취해 뒹굴거리는 바람에
한 번 잡으면 한 챕터씩 읽는 식으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만 읽다가 마침내 다 읽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이 소설의 내용을 믿게 되는 것은
과연 내가 순진해서 일까 아니면 작가의 능수능란한 글솜씨 때문일까??
심토머는 없다는 건 확실히(과연..?) 알지만
예를 들면 맥주&땅콩만으로도 산다는 것(직접 해보고 싶었다;;)같은..
마지막에 작가의 주의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것 같은 굉장히 사소한 것들..
믿게 된다.. 어쩌지..?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거야?
부디 저처럼 믿었던 사람이 저뿐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배꼽잡고 웃거나 곰곰히 생각하거나 둘 다 해야 할 재치있고 뼈 있는 문장들이 툭툭 쏟아지는
이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의 소설은 정말 쉽게 읽힌다
내가 읽는 것이 아니라 글이 내 눈을 당기는 것처럼..
심지어 파일, 회사의 압력, 고문 등 점점 첩보물이 되어갈 때조차도..
(비록 공대리는 007의 제임스 본드나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가 아니지만ㅋ)
아, 그런데 이건 아니잖아;;
결말이... 결말이...
권박사는? 송정은은? 파일은 있는 걸까? 권박사의 비밀은? 그 은행나무 아저씨의 비밀은?
가장 중요한.. 공대리는? 공대리의 미래는??
아.. 이 참담한 결말이여..
확실한 끝맺음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P.S 고백하건데.. 사실 난 책을 읽기 전 상상하길
캐비닛을 열었을 때 그 안에 심토머가 살고 있는 줄 알았다
'맨인블랙2'에서 지하철 보관함에 있던 작은 나라처럼..
아..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