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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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 그 강의 하나 들으면 그 학기 다 망한다는 강의. 하나에 몰두하고, 고민하고, 힘겹게 써내려가는 그 과정. 진짜 공부라고 할 수 있는 공부를 지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마구마구 피어오르는 책. 읽는 내내 교수님의 잔잔한 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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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서서 가만히 - 유물 앞에 오래 서 있는 사람은 뭐가 좋을까
정명희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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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중앙 박물관의 '사유의 방'과 이건희 컬렉션 '어느 수집가의 초대'가 SNS며 미디어 등에 이슈로 떠올랐다.

가 본 사람들의 감상이 넘쳐 날 때, 나는 그 곳에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내 처지를 생각했다.

좋은 전시가 있어도 갈 수 없는 환경이 되면 아쉬운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지근에 살아 조금의 시간만 들이면 갈 수 있는 사람들과, 한 번 가려면 일 년 중 갈 수 있는 날을 고르고, 교통 편을 알아보고, 숙박까지 알아보는 사람들과의 격차만 더 실감날 뿐.
그래서 일까? 솔직히 이 책이 내게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유물들을 타인의 감상을 통해 느껴야 하는 그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즘 따라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만 크게 느껴지는 책들이 많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지방으로 발령 나면 좌천되었다느니 유배간다느니 등의 표현을 하는데 지방 사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유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어찌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만 느껴진 그런 책.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행성에 사는 것처럼 이제는 아득해진 이들을 생각한다.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석의 힘이 같을 때가 있다면, 애초 혼자였던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가 자신의 몫을 살아야할 시기가 온다. 그렇게 멀어질 때가 있다. 멀리 있어도 멀지 않은 것은, 마음 안의 우주 때문이다. 같은 것을 바라보며 어떤 느낌에 닿을 때 우리는 함께 일 수 있다. 이번에 하지 못한 얘기는 다음에 하면 되니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꿈을 잊지 않는다. 대신 이야기를 모은다. 어디서부터 말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다시 만나면 ‘그때 말이야.‘, ‘곰곰이 생각해봤어‘, 이렇게 시작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 P37

‘항다반사恒茶飯事‘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 늘 있어서 이상하거나 신통할 것이 없는 일이란 의미다.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도 같은 의미로, 보통 있는 예사로운 일, 흔한 일을 말한다. 흔한 일, 늘 있는 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몸에 익은 일은 우리의 일상을 지탱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항상 곁에 있어 긴장하지 않는 일과 사람이 특별한 힘을 지닌다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 P65

같은 것을 보아도 내가 변하는 만큼 눈에 담기는 지점이 달라진다. 바람 사이로 다가오는 꽃향기라든가, 저 멀리 해가 질 때 서서히 변하는 하늘빛이라든가. 그녀의 마음을 채우는 것이 매일 달라지듯 그날에만 존재했을 조금은 나른한 시간의 빛과 공기를 느껴본다. - P72

한단의 장터에서 도사 여옹을 만난 노생은 자신의 삶이 신나지 않다고 했다. 다른 삶은 없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닿을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 했다. 베개의 구멍을 따라 들어간 세상에서 그는 그토록 원해온 모든 것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 모두는 그저 한낮의 짧은 꿈이었다. 노생을 주인공으로 한 이 고사는 세속적인 욕망의 덧없음을 알려주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졌다.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의미로 ‘한단지몽邯鄲之夢‘으로 불리거나, 밥도 다 되지 않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꾼 꿈이라는 뜻의 ‘일취지몽一炊之夢‘, 노란 기장(황량)의 이름을 딴 ‘황량지몽黃粱之夢‘ 으로도 불렸다. - P138

‘장무상망黃粱之夢‘ 오랫동안 서로 잊지 말자는 뜻이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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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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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부터 조국사태까지. 사람들의 인식과 법과 제도가 얼마나 뒤떨어지는 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책. 미디어에서 ‘나만 아니면 돼!‘ 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잣대를 들이대던 모습을 학습한 결과 우리가 가지게 된 사회의 모습. 결국 너와 나 우리들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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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 가면 니 새끼가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유순덕 외 지음 / 이화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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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 가서 아이들을 SKY에 밀어 넣기 위에 고군분투하던 엄마들이 도서관에 모여 인문학 서적을 읽고 독서토론하면서 자아를 성찰하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자율적인 선택을 하게 했다는 이야기. 결론은 아이들 교육 잘 했고, 자신들도 인문학적 소양을 높였다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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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2015년 1월) 이후 나는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허리 문제 뿐만 아니라 나는 정신적 문제로 인해 일을 쉬고 복직하고를 반복했다. 온전히 한 해를 난 날이 없었다. 감정은 오르락 내리락 했고, 쉽게 좌절했고, 다시 일어섰다 다시 주저 앉고를 반복했다. 그 사이 남편도 암에 걸려 수술을 했고, 우리의 삶은 깨질 듯한 얼음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삶은 꾸준히 이어졌고, 나 또한 글을 쓰지 않았을 뿐이지 책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동안 서재에 썼던 인상적인 책들과 글귀는 노트에다 적어두었다. 따로 감상은 적지 않았으나 그 글귀들을 들춰보며 생각과 시점을 가꾸어 나갔다. 


2016년부터는 구몬 일본어를 통해 일본어 독학을 시작했고, 구몬 일본어 과정을 완전히 끝마쳤고, JLPT 2급도 땄다. 독해 위주로 공부해서 읽고 해석은 하지만 회화는 약하다, 그래도 일본 여행을 4번 다녀왔고, 3번은 자유여행으로 그동안 배운 일본어를 통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느낀 계기였다. 1급 준비는 하다 말았지만 ebs에서 나오는 중급 일본어 교재를 구독하며 꾸준히 일본어를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동안 일본 드라마에 빠졌기도 하고)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이 무기력했고, 작년은 아주 힘들었다. 올해는 많이 나아져서 직장도 잘 다니고 있고, 병원도 착실히 다니며 무난한 날들을 영위하고 있다. 그동안 조울증을 겪으며 오르락 내리락하는 감정에 휘둘려 주체 못한 감정들이 평온함을 유지하게 되면서 큰 기쁨도 큰 우울도 없이 무난한 날들을 지내니 삶이 이런 것이었구나 싶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온건지.


서재를 비운 7년 동안 나는 어느덧 마흔을 넘었고, 삼십대가 어리게 느껴지며 꼰대짓을 하지 않나 스스로 조심하게 되었다. 마흔을 넘으면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고, 일에 익숙해지며 나름대로 무언가를 일궈낼 수 있다 생각했는데 무난하지 못한 삼십대 덕분에 그저 조용히 제 몫만 해내면 그것 만으로도 훌륭하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욕심은 많고, 꿈은 크나 현실에선 게으르고, 무언가를 이룰 깜냥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다시 서재를 찾은 것은 입력만 있는 지금보다 정제되지 않더라도 출력물을 내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과연 얼마나 부지런히 서재를 채워나갈 진 모르지만 읽어낸 것만큼 써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서재 태그를 보니 정말 꽤 오래되었구나 싶다. 그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한 때 유명하고 인기 있던 사람들도 어느새 평판도 달라지고, 출판계에서도 사라졌다. 남성 소설가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도 더욱 많아졌고, 그로 인한 젠더갈등도 심해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출판계는 더더욱 위축되었고, 유튜브를 통한 개인 컨텐츠 제작이 활발해졌다. 그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졌고, 내편 네편으로 갈라지는 것도 심해졌다. 누구는 그로 인해 돈을 벌고 누구는 그로 인해 목숨을 버린다.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전쟁과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는 다시 대공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내 오래된 태그들도 변하게 되겠지.


그래도 꾸준히 책을 읽으며 조용히 내 안으로 내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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