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키Kon Tiki>를 기억해두고자 아래의 서평을 옮겨둔다. 아울러 다음의 말도 함께, "학교 역시 그곳에 콘티키호의 모험가들을 지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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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콘티키>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잉카문명의 흔적을 찾아서 남태평양을 건너는 이 이야기는 꿈과 낭만을 잃어버린 현대인을 놀라운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책은1948년 초판이 나온 뒤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핀란드어, 독일어, 덴마크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수많은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미국에선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필독서로 추천되고 있다.
필자는 50년대 일본 유학시절 이 책을 처음 접했다. 그때 다음 장면이 궁금해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새웠던 기억이 새롭다. 잉카의 전설을 입증하기 위해 9개의 뗏목에 목숨을 맡긴 채 태평양의 망망대해를 건너가는 그들의 용기에 사뭇 압도되었고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내 상상력의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
이 책 속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저자를 비롯한 6명의 동료들이 1천5백년전 페루에서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 폴리네시아로 간 태양신의 이름을 따서 붙인 뗏목 콘티키호를 타고 1947년 4월28일 페루의 카야오항을 출발해 8월7일 동폴리네시아 군도에 도착하기까지 1백1일간의 항해일지다.
이 책은 여행기이면서도 소설 못지않은 흥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모험이 보통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상상의 정도를 넘어서기 때문일 것이다. 곁들인 사진도 생생해서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저자 헤이에르달은 페루에 살던 신비스런 태양신 `비라코차`에 대한 잉카의 전설을 알게 되면서 페루의 문화로부터 폴리네시아의 종족신 티키의 기원에 대한 여러 자취를 발견했다. `비라코차`는 콘티키의 다른 이름이다. 콘티키는 페루 중서부 티티카카호반에 거대한 유적을 남긴 잉카의 태양신이다. 헤이에르달은 콘티키가 동태평양 제도의 주민들이 그들의 시조로 받드는 태양의 아들 티키와 같은 인물이라고 확신했다.
마침내 그들은 옛 페루 인디언들의 뗏목과 똑같은 뗏목으로 태평양을 건넜다. 상상해 보라.12m의 발사나무 뗏목에 의지해태평양 한가운데에 마치 하나의 점처럼 붙어 온갖 폭풍우에 맞선 그들의 모습을. 그 당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뗏목이 폭풍우로 수천 마일 바닷속으로 파묻혀 버릴거라며 미친 짓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헤이에르달은 아래 위로 이빨이 3천개나 있다는 바다 괴물 고래상어, 어둠 속에서 도깨비불처럼 파란 눈을 반짝이는 뱀고등어, 날아다니는 문어 이야기, 섬주민의 훌라춤, 그리고 귤모양을 한 섬쩍지근한 사람머리 이야기까지 1백여일간의 항해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극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이들을 목숨건 모험으로 내몬 것은 무엇일까.이들의 모험은 인류학적 가치뿐 아니라 그 용기와 대담성 때문에 더 많은 갈채를 받았던 것이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일상의 삶에 파묻혀 살면서 놓치고 있는 어떤 것, 다시 말해 인간을 보다 인간적이게 하는 넓고 깊은 상상력이 내게도 아직 남 아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 (1995-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