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엽 새교육 당시 비네 등이 실시한 지능검사는 전통적인 교육에서 외면했던 “개인차(이를 테면, 학습능력이 뛰어난 아이와 떨어지는 아이의 구분 등)를 존중하는 교육”을 위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 바 있다. 아울러, 그 당시는 코메니우스나 루소 등이 제기했던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을 과학화한 발달심리학(혹은 아동심리학)이 활발히 연구된 때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을 몇 가지로 간추려 보자. 우선, 다중지능이론은 지능을 단일한 지능에 의해 다른 지적인 능력들 모두가 형성된다는 “일반지능(g)”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심리측정에 의존하지 않는 여덟 개의 상이한 준거들을 근거로 하여, 지능이 다양하고 독립된 지적인 능력들로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곧, 가드너는 “지능이 단일한 능력이고 사람은 “똑똑하든지” 아니면 “둔하든지” 둘 중의 하나라는 신념에 도전”하여, 우리 모두가 언어 지능, 논리 수학 지능, 음악 지능, 신체 운동 지능, 공간 지능, 그리고 인성 지능(대인관계 지능+자성 지능)의 독립된 지능 영역들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인간은 7, 8개에서 12개 정도의 기본적인 지능을 소유한 유기체이고, 지능은 유전, 특정문화와 시대 속에서 제공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며, 우리 모두는 각자 독특한 양상의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드너는 이후에 여기에 자연탐구 지능, 영성 지능, 실존 지능이 추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덕 영역과 관련해서는 그것에 대한 본질적인 요소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덕성은 지능의 특정 영역이 아닌 인성, 개성, 의지, 성격에 대한 진술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이러한 다중지능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명제는 무엇인가? 그에 따르면, “첫째, 우리 모두는 서로 동일하지 않다, 둘째 우리 모두는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곧, 우리 모두는 하나의 종형 곡선을 구성하는 점들이 아니다), 셋째 교육은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거나 부정하기 보다는 그것을 진지하게 고려하려고 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곧, “인간 개개인의 차이를 진지하게 고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다중지능이론의 핵심적인 관점이다.” 이는 “모든 인간이 단일한 지능적 차원에서 배열될 수 없다”는 것으로, “어떤 단일한 교육적 접근은 오직 몇몇의 아이들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일러 준다. 이 역시 지능에 대한 탐구가 “개인차를 존중하는 교육”의 한 근거로 작용할 있다는 측면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세 번째로, 학교에서 “다중지능”이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스펙트럼 교실”(spectrum classroom)이라는 교육환경의 예로, 이 (유치원)교실은 자연 표본, 말판 게임, 미술 음악 자료 등과 운동, 무용, 집짓기를 할 수 있는 공터를 포함하여 다양한 지능을 활성화시킬 만한 자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에, 아이들은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지능에서의 특별한 측면을 보여줄 것이라 가정될 수 있다. 이는 심리 측정들처럼 아이들을 평가 상황에 데려가기보다는 그들에게 직접 가서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흥미를 끄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들이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능 스펙트럼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평가 중심의 사고”에 빠져 “언어적이다” 또는 “공간적이다” 등으로 아이들을 낙인찍지 말아야 한다. 이는 고무적일 수 있기도 하지만 아이를 구속할 위험이 있다. 둘째, 학생들에게 특정 지능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글쓰기를 하도록 한 후, 그 사람들의 지능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수업시간에 발표하도록 할 수 있다. 셋째, 각 지능들을 기본 원리로 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을 조직할 수 있다. 넷째, 어떤 학교에서는 상급생들이 다양한 지능들을 활용하여 하급생들에게 특정 개념(지렛대의 기능을 조절하는 원리 같은 것)을 가르치도록 할 수 있다. 다섯째, 특정 지능이 학교활동의 핵심이 되도록 한다.(이를 테면, 인성 지능에 초점을 둔 학교) 이는 “각 개인에게 맞춰진 교육”, 곧 “개인차를 심각하게 고려하여 가능한 한 다양한 정신능력에 공평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훈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끝으로, 명심해야 할 것은 다중지능의 개념과 실행 그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으로, 다중지능의 개념은 이미 설정된 교육기관의 목적과 의도에 유용한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 다중지능이론은 지능을 과학적 추론능력과 같은 인지능력으로만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동안 주로 재능(talent)이라 인식되던 음악이나 신체운동, 인성 등을 독립된 지능의 영역으로 다양화한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이 지닌 그러한 다양한 지능의 영역들을 존중하고 개발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단일지능이든, 다중지능이든 지능에 바탕을 둔 “개인차를 존중하는 교육”이 “계층(급)차를 존중하는 교육”을 은폐하는(또는 정당화하는) 하나의 근거가 되는 것을 막는 일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