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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강수돌 지음 / 그린비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쓴이가 [책머리에]서 주목한다고 밝힌 세 측면을 밝히는 것이(이는 이 책을 구성하는 논지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이해하는 하나의 출발점이자 논지를 파악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첫째, 교육 문제는 교육문제로만 풀 수 없는 것으로, 교육과 더불어 경제, 나아가 삶의 방식과 더불어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곧, “교육-노동-경제-사회”를 ‘총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둘째, 교육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어른의 ‘대리만족’이나 맺힌 ‘한 풀기’ 차원이 아니라 “아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자라나고 어떻게 학습하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될까?”라는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셋째, 해결의 실마리를 나 밖에서가 아닌 ‘나부터 바꾼다’는 자세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솔직히 “잘못된 구조의 파악도 중요하지만, 그 구조의 유지와 종속, 강화에 음으로 양으로 기여하는 나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문제를 특히 현재의 경제구조(자본주의)와 관련시켜 파악해야 하는 까닭은, 현재의 “학교교육과정이 쓸모 있는 노동력을 양산해내는 일종의 공장시스템”처럼 운영된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곧, 인간을 일개 ‘생산 요소’로 보면서, 그들을 제2세대 노동력(노동능력과 노동자세를 내면화한)으로 재생산하는 곳이 바로 현재의 학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유아기 성장단계부터 눈치보기를 반복 학습하며 생존전략을 터득하게 되고, 학교교육을 통과하여 노동시장에 진출하고 노동과정에 편입해서도 계속해서 성과주의, 생산성주의, 경쟁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살아간다는데 있다. 그 결과 자신의 노동력의 효력이 다한 후에 남는 것은 병든 몸과 황폐한 정신뿐이라는 게 우리의 대체적인 삶의 모습이다.
반복하는 이야기겠지만, 이에 한몫하는 “자본에 종속된 학교”는, 다름 아닌 ‘자본을 위한 노동력의 제공과 역할을 하는 곳, 그리고 우수 노동력과 열등 노동력으로 구분하고 경쟁을 통해 위계서열화 시키는 곳’으로, 현재의 지배메커니즘의 역할을 수행한다.
글쓴이가 이 책에서 재생산이론(특히, 경제적)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비판의 논의를 전개하였는지는 그 의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이 책은 구차한 개념의 덧 말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훌륭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가 수행하는 역할을 비판하고 드러내 주었다고 본다. 다만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책 제목이 ‘나’부터 교육혁명이긴 하지만, 그 변화가 종국적으로 현재의 경제구조와 (자본주의적)삶의 방식을 변혁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명목상 ‘나’의 변화가 궁극적으로 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해도), 곧 학교교육을 규정짓는 경제적 조건(자본주의)을 바꿔낼 수 없다면, 이 책의 제목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표어로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글쓴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끝으로, ‘나’부터 교육혁명이란 제목을 미리 짐작하여 이 책에서 말하는 중요한 한 측면을 놓치지 말았으면 하며, 중간 중간에 소개되고 인용되는 책들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