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이 있어서 압구정에 갔다가 자료 조사차 외서 판매점에 갔다. 시안 자료로 참고할 것들을 이것저것 한 참 보다보니 안그래도 피로한 몸에 무리가왔다. 편도선은 붓고 어질어질.. 안되겠다 싶어서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길에 잊고 있던 볼일이 생각났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압구정 현대에 잠시 들러서 볼일을 보던 중 뭔가 사람들이 북적이는 느낌이 들어서 뭐하는건가 둘레둘레 보았더니만.. 와인숍이 오픈을 한 것이었다.

매니저로 보이는 어떤 남자분이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열심히 이것저것 묻고(뭐 그냥 초보수준이지.. -.-) 다음에 들르겠다고 하고 나가려는데!

무료 시음을 하고 있다면서 나를 시음대로 이끄는 것이 아닌가! 쿨럭.. 이거 외면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뭐 조금만.. 하고 갔다가 아주 그냥 주구장창 다섯 가지나 시음을 해버린 것도 모자라 술기운이 오르네 어지럽네 하면서 매니저하고 주절주절 이야기를 했다. (이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어쩌다 말이 통한다 싶으면 나는 이렇게 수다를 잘 떤다. 길거리 떡볶이 파는 아줌마하고도 그렇고 동네 약국 아저씨, 뻥튀기 아줌마 등..)

여하간, 꺼억~ 잘 마셨다.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저렴한 와인은 왜 그렇게 밋밋한 맛일까.. 술에 물탄듯 말이다. 내 입에 맞다고 생각되는 와인을 골라 이건 얼마에요? 했다가.. 홱~ 그냥 돌아나왔다. 캭~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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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2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만 맛있는거 드시고 다니시고 그럼 안됩니다.

이리스 2005-08-26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 9월 초까지 행사한대용.. 가보세요~
 

이번달은 정말 제대로 성공했다.

지름신을 멀리 하고, 모든 소비를 최소화하는데 성공.

책 주문도 딱 1권, 그것도 적립금 받은것으로 결재. ^^

그 1권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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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2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거 나도 읽고 싶은데... 음 저도 적립금으로 질렀어요. 두 권. 출고작업중이라네. 저건 말고 딴거 질렀는데.

살수검객 2005-08-2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책 나오자마자 주목이 되더군요..언제 사게 될지 모르지만,일단 눈독은 충분히 들여놓고 있습니다..

이리스 2005-08-2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흐흐.. 그러셨군요. ^^ 모두 적립금으로 지르는 분위기?
살수검객님 / 앗, 처음뵙네요. 반갑습니다~
 
책과 바람난 여자
아니 프랑수아 지음, 이상해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3월
절판


거짓말 한 점 안 보태고, 내가 쇠이유 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순전히 <백 년 동안의 고독> 때문이었다. 나에게 그 책을 빌려준 건 프뤼니플레트였다. 아이가 사탕을 아껴 먹듯, 브르타뉴 지방에서 보낸 일주일간의 바캉스 내내 두고두고 읽었다. 나는 모래가 박혀 오톨도톨해지고 소금기가 배인, 그리고 금방 해수욕을 하고 나온 내 머리칼에서 떨어진 바닷물 때문에 들떠 일어나 그 책을 차마 돌려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하나뿐인 자신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을 나에게 양보하고 내가 사준 새 책을 받아들였다.

나는 <백 년 동안의 고독>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내가 갖고 있던 돈이 몽땅 거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봉급은 얼마 안되지만 직원에게 책값을 사십 퍼센트나(다른 출판사는 삼십 퍼센트다) 할인해주는 쇠이유 출판사에서 급사 겸 타자수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을 때, 나는 봉급도 받고 책값도 아끼고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했다. -50-51쪽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 나는 새 책보다는 샀던 책을 더 많이 산다. 나의 저인 나간 행동에 서점 주인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 그들도 나와 엇비슷하다. 동시에 또는 차례로, 투덜거리고, 쾌활하고, 까다롭고, 친절하고, 무디고, 광신적이고, 폭넓고, 한가하고, 바쁘다. 따뜻하든, 차갑든, 나는 그들의 기질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적응해나가면 된다. 그들 역시 그렇겠지. 우리를 이어주는 것은 책이니까. -58쪽

잠시 후 감고 있던 눈을 슬쩍 떠 다시 보았다. 방은 더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나는 그때서야 마루가 무너져 책꽂이가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재난을 앞당기지 않기 위해 살금살금 뒷걸음질쳐 그 방에서 나왔다. 결국 우리는 책들을 한 권씩 들어내고 양탄자를 뜯어낸 다음, 마루 오리목을 더 튼튼한 것으로 교체해야 했다. 장장 2주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책꽂이를 다시 들여놓을 수 있었다. 프랑수아는 그 부분에는 부담을 덜 주기 위해 새로 산 지그재그 형 책꽂이를 놓았다. 지금 그의 서제는 암흑으로 둘러싸인 미로로 변했다. -100쪽

열정적인 책 읽기는 나름대로 위험도 있고 일상생활에 장애를 주기도 한다. 그것은 귀를 약간 멀게 만든다. ("그거 다 읽고 나서 샐러드 좀 사다줄래?" "....."). 끓기 시작한 주전자의 분노에 찬 날카로운 외침만이 독서광을 선택적 청각 장애에서 끄집어낼 수 있다. 당근이야 타든 말든 그는 아무 냄새도 못 맡는다.(일시적 후각상실증).

독서는 잠을 못 자게 만든다. 독서광은 읽고 있던 책을 덮기 보다는 '잠의 열차'(두 시간 마다 지나가는)를 고의적으로 놓치고 만다. 배우자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변기다 비데 뚜껑에 앉아(개인적으로는 욕실에 안락의자를 갖다 놓았다) 시간을 잊고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날아드느라 밤을 홀딱 샌다. 그는 언제나 잠이 안와서 새벽까지 책을 읽었다고 주장할 것이고, 책을 읽느라 잠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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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쟁쟁한 스타가 나오는 것도 좋아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나오는 것 또한 좋아한다. (대부분 특이한 사연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번에 내가 본 것은 아동 성범죄자에 관련한 것이었다.

아이가 둘 딸린 이혼녀, 혹은 싱글맘들이 그 비극적인 일의 희생자 중 하나였다. 물론 가장 큰 희생자는 성범죄의 제물이 된 그 아이들이었고.

오프라 윈프리는,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이라는 전제하에 그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겁나고 무서워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얻기 위해 아이들을 위험 속에 방치했느냐고,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거냐고.

근본적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된 것이 엄마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프라 윈프리의 말은 맞는 부분이 있다. 엄마 역시 약자이기 때문에 아이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고 여전히 남성 위주인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란 (더구나 그녀에게 딸린 그 타이틀, 아이가 있는 이혼녀나 싱글맘) 너무나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이 나왔다. 새아빠가 아이들을 성추행하게 된 경우들이었다. 그 범죄의 행태에 대해서는 옮기기조차 끔찍하니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마지막에 나온 한 가족. 11살부터 양아버지에게 거의 매일 성추행을 당해온 아들, 이제는 23살이 되었고 양아버지는 아주 멀리 떨어져 살게 되어 이제는 그에게 어떤 짓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엄마가 몇번씩이나 별일 없냐고 물었는데도, 아들은 전혀 말하지 않았고 걱정말라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그 이유를 물었다. 왜 그랬어요? 아들이 답했다.

11살이었지만, 저는 알고 있었어요. 변변한 직업도 없는 엄마가 나와 내 동생 둘을 먹여 살리던 시절에는 아주 찢어지게 가난했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 남자가 같이 살게되면서 우리는 큰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모든 것을 말하면 우리는 끝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학교에서 듣기로는 성추행을 당한 아이는 다른 집으로 보내진다고 했어요.(아마도 아동보호소를 거쳐 다른 가정에서 위탁형태로 자라게됨을 의미하는 듯) 저는 엄마와 동생들과 떨어져 사는 것이 너무 끔찍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 남자가 무섭지 않았거든요. 내가 모든 사실을 말하면 우리 가정은 무너질 것이고 그 사람이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그 어린 아들은, 그런 수모를 매일 겪으면서도 엄마를 지켜주려고 했고 두 동생들을 걱정했던 것이다. 엄마와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있었다.

또 하나의 희생 가족. 8살난 어린 딸이 끔찍하게 희생되고 나서 그 남자가 자신의 의붓 딸 뿐만 아니라 40명의 어린 여아를 성폭행하고 이를 비디오로 찍어서 포르노 사이트에 올려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케이스다. 역시 그 어린 아이에게 남자는 협박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말하면 엄마와 네 동생을 죽여버리겠다고. 그 8살난 딸아이도 엄마와 동생을 지키려고 그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말도 못했던 것이다.

약자는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최고의 저항은 스스로 밟히면서 침묵하는 것뿐이다. 물리적인 힘이건, 경제적인 능력이건, 지적인 능력이건.. 강해져야 하는 것이 마치 의무처럼 느껴졌다. 타인을 제압하고 누르기 위한 강함이 아니라 최소한 나 자신에 대한 방어를 위한 강함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강함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지키기 위해서 저런 수모를 겪었다면 나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것 같다. 그 대상이 누구건 간에.

그 아동 성범죄자는 300년이 넘는 형량을 받았다고 하던데, 우리나라 아동 성범죄자들은 어떠신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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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2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이리스 2005-08-25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 아픈 일이죠..
 

 

요새 내가 꽂혀 있는 간식! 냠냠냠~ 바삭바삭하고 느끼하지 않은 감자칩.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역시...

칼로리는 만만치않다. ㅠ.ㅜ

아, 하지만 정말 맛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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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08-2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이들도 좋아하는구나 ^^

마늘빵 2005-08-2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이상한 이름도 다 있넴. 정말 자연지향일까? 저 봉투 재활용 돼욤? ㅋ

이리스 2005-08-2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거의 웬만한 과자 봉투는 다 재활용된답니다~ ^^

마늘빵 2005-08-2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쿤요. 근데 왜 봉투를 쓰레기통에 버려요? 재활용통에 안넣고? 훔... 이상하다.

이리스 2005-08-2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릇이 되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마늘빵 2005-08-2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정말이여라우? 구두님한테 속는 기분. ㅋㅋㅋㅋ

이리스 2005-08-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아.. 아닌가? 우띵... --;;; 분리배출 마크... 다 찍혀 있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