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쟁쟁한 스타가 나오는 것도 좋아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나오는 것 또한 좋아한다. (대부분 특이한 사연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번에 내가 본 것은 아동 성범죄자에 관련한 것이었다.
아이가 둘 딸린 이혼녀, 혹은 싱글맘들이 그 비극적인 일의 희생자 중 하나였다. 물론 가장 큰 희생자는 성범죄의 제물이 된 그 아이들이었고.
오프라 윈프리는,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이라는 전제하에 그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겁나고 무서워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얻기 위해 아이들을 위험 속에 방치했느냐고,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거냐고.
근본적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된 것이 엄마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프라 윈프리의 말은 맞는 부분이 있다. 엄마 역시 약자이기 때문에 아이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고 여전히 남성 위주인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란 (더구나 그녀에게 딸린 그 타이틀, 아이가 있는 이혼녀나 싱글맘) 너무나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이 나왔다. 새아빠가 아이들을 성추행하게 된 경우들이었다. 그 범죄의 행태에 대해서는 옮기기조차 끔찍하니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마지막에 나온 한 가족. 11살부터 양아버지에게 거의 매일 성추행을 당해온 아들, 이제는 23살이 되었고 양아버지는 아주 멀리 떨어져 살게 되어 이제는 그에게 어떤 짓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엄마가 몇번씩이나 별일 없냐고 물었는데도, 아들은 전혀 말하지 않았고 걱정말라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그 이유를 물었다. 왜 그랬어요? 아들이 답했다.
11살이었지만, 저는 알고 있었어요. 변변한 직업도 없는 엄마가 나와 내 동생 둘을 먹여 살리던 시절에는 아주 찢어지게 가난했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 남자가 같이 살게되면서 우리는 큰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모든 것을 말하면 우리는 끝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학교에서 듣기로는 성추행을 당한 아이는 다른 집으로 보내진다고 했어요.(아마도 아동보호소를 거쳐 다른 가정에서 위탁형태로 자라게됨을 의미하는 듯) 저는 엄마와 동생들과 떨어져 사는 것이 너무 끔찍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 남자가 무섭지 않았거든요. 내가 모든 사실을 말하면 우리 가정은 무너질 것이고 그 사람이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그 어린 아들은, 그런 수모를 매일 겪으면서도 엄마를 지켜주려고 했고 두 동생들을 걱정했던 것이다. 엄마와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있었다.
또 하나의 희생 가족. 8살난 어린 딸이 끔찍하게 희생되고 나서 그 남자가 자신의 의붓 딸 뿐만 아니라 40명의 어린 여아를 성폭행하고 이를 비디오로 찍어서 포르노 사이트에 올려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케이스다. 역시 그 어린 아이에게 남자는 협박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말하면 엄마와 네 동생을 죽여버리겠다고. 그 8살난 딸아이도 엄마와 동생을 지키려고 그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말도 못했던 것이다.
약자는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최고의 저항은 스스로 밟히면서 침묵하는 것뿐이다. 물리적인 힘이건, 경제적인 능력이건, 지적인 능력이건.. 강해져야 하는 것이 마치 의무처럼 느껴졌다. 타인을 제압하고 누르기 위한 강함이 아니라 최소한 나 자신에 대한 방어를 위한 강함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강함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지키기 위해서 저런 수모를 겪었다면 나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것 같다. 그 대상이 누구건 간에.
그 아동 성범죄자는 300년이 넘는 형량을 받았다고 하던데, 우리나라 아동 성범죄자들은 어떠신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