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기 싫었으나 개목걸이에 질질 끌려서 돌아오는 수밖에 달리 어떤 방법이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이미 밤 11시를 넘겼고, 오늘 저녁은 먹지도 못했다. 비행기 시간 맞춰서 렌트카 반납하고 미친듯이 달렸더니만..비행기 출발이 늦어서 다행히 우리 이름을 방송되는 일은 면했다.
일하는 동안 이틀 내내 휴대폰 밧데리가 방전될 지경으로 짜증나게 전화가 울어댔다. 전화거는 인간들마다 멱살 잡고 쥐어 흔들어 버리고 싶었다.
나중에는 휴대폰을 꺼버리거나 아니면 집어던지고 싶을 지경이 되었다.
징그럽고 토할 것 같은 기자질, 그러나 더 웃긴건... 지금 침대에 누워서 나는 바로 잠들지 못하고 내일 해야할 일들 리스트를 머릿속에 몇바퀴 돌리고 나름의 패턴대로 계산한 뒤 잘거라는 걸 안다는 점.
워커 홀릭 혹은 일하는 기계같다.
그저 숙련된 단순 노동자인데 딴에는 뭔가 만들어내는, 창조적인게 눈꼽만큼이라도 있다고 믿으려 발버둥치는 그런 인간 같이 느껴진다.
이 스트레는 대체 어떻게 풀면 좋을까??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도록 서서 촬영 진행하는 주변에는 죄다 놀러온 인간들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