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몸은 탈이 나서 휘청거린다.
얼굴에는 당췌 나지 않는 뾰루지까지 등장해주시었고 후배가 흰머리를 두가닥 뽑아줬다.
써야할 원고는 여전히 산적해있고 일은 끝이 보일듯 말듯 계속 이어지기만 한다.
이럴때는 다른 생각을 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4월이 오면.. 하고 그 이후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4월이 오면 나는..
벚꽃이 만개한 정독 도서관에 찾아가 추억에 젖어보고 또 한껏 취해 보리라.
갓 스물을 넘긴 어린 동생과 함께 백양로를 거닐며 잔디밭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한가롭게 수다를 떨어 보리라.
디카를 챙겨들고 봄나들이를 떠나 풍경을 담아오리라. 아마도 헤이리가 되겠지.
호주에서 사온 와인을 꺼내 지인의 집에서 가볍게 파티를 즐기리라.
내 소중한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어 보내리라.
라고.. 생각하며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