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구두라는 닉을 써온지 너무 오래다.
최근 들어 우연찮게 연달아 두번 정도 내 닉에 대해 설명할 일이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속으로 낯짝이 화끈거렸다.
십년도 더 지난 추억을 잡아두려 발버둥치는 내 자신이 보기 싫었다.
이제는 확실히 끊어져도 너무 확실히 끊어진 인연인데
돌이킬 수 없게 된지도 또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데
이놈의 미련.
아닌척 하지만 부인할 수 없다. 닉네임에 켜켜이 쌓인 세월과 그에 버금가는 미련.
그래서, 닉을 변경하고 싶어졌다.
너무 익숙해져서인가 당장은 생각이 안난다. 적당한 것이..
그렇지만 조만간 바꿀테다.
잘가라, 이 미련과 함께.
그리고 두번 다시는 마주치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