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밤이 되자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회사에서 잠깐 업무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우산을 쓰지 않으면 흠뻑 젖을 정도였다.
집에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고는 서둘러 집을 나왔다.
대학로에 도착했을 때는 한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내렸다.
그 비를 뚫고 어느 소극장에 도착, 지인이 아는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을 관람했다.
지난주에 본 '오아시스 세탁소'에 이어 오늘 본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역시 괜찮은 소극장 연극이었다. 주말마다 소극장 연극을 보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당분간 주말 연극 보기는 계속 될 듯 하다. 연극 하는 사람들, 시 쓰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연극을 보고 난뒤 저녁을 먹고 잘 가는 근처 맥주집에 가서 레드락 레몬 생맥주를 마셨다. 비는 그쳤고 우리들의 이야기는 깊어갔지만 오늘이 일요일이 탓에 일찍 자리를 접어야 했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꽤 쌀쌀했다. 이제 곧 11월이구나.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몇몇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보고 싶다는 문자에 답문자 대신 곧바로 전화를 걸어와준 이가 있어서 폴짝 폴짝 뛸듯이 기분이 좋아졌다.
내일이 월요일인 것만 빼면, 아주 완벽한 일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