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강남쪽으로 갔다.
학동역 근처에 새로 오픈한 '단스시'에서 회전 초밥을 먹고 후배가 일하는 사무실 근처 콩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남 교보로 향했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 구입하고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찐득한 불편함이 엉겨붙는다.
광화문 교보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건가?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이곳 저곳 책을 둘러보러 움직이면서도 내내 불편함 때문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누가 쫓아다니면서 훼방을 놓는 것도 아닌데 이건 무슨 까닭일까. 공기도 마음에 안들었고 직원들도 심지어 그 곳에서 책을 들춰보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다 마음에 안들었다.
결국, 까닭모를 불편함은 나를 밖으로 빨리 나가도록 종용했다.
강남 교보, 이 단어 자체도 어색한 조합 같다.
급하게 꿰어입은 낡은 스웨터의 올이 길게 풀려버렸을 때 드는 그런 당혹스러움이 그곳에서 느껴졌다.
서둘러 발길을 돌려 나오고 나서 앞으로 강남에 올일이 있어도 강남 교보는 오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강남과 서점은 물과 기름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