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쳬셔고양2님의 리뷰를 읽다가,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책에서 인용한 문구를 보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난 아닌데? 하는.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하고는 뭐 별 상관 없을것 같은데 아무튼.
난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았다. 그건 행복해서가 아니라, 어느것도 기록할 가치를 못느꼈기 때문이다. 기록할 가치를 못느낄 뿐더러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는 것 자체로도 고통스럽고 미칠 지경인데 그걸 들여다볼 용기는 없었다.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건 적어도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을만해지고 나서다.
정말 힘들면 눈물이 나지 않는것 처럼, 지독하게 우울하거나 고립된 기분이 들때는 일기조차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정말 바쁘고 힘든 시기에 짬을 내서 글을 쓰고, 우울할 때 뭔가 끄적이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할 수 있다는 건 아직은 덜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 내겐.
결국 아주 행복하거나 그 반대일 때는 일기 같은걸 굳이 쓰지 않는다는, 그런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