쳬셔고양2님의 리뷰를 읽다가,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책에서 인용한 문구를 보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난 아닌데? 하는.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하고는 뭐 별 상관 없을것 같은데 아무튼.

난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았다. 그건 행복해서가 아니라, 어느것도 기록할 가치를 못느꼈기 때문이다. 기록할 가치를 못느낄 뿐더러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는 것 자체로도 고통스럽고 미칠 지경인데 그걸 들여다볼 용기는 없었다.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건 적어도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을만해지고 나서다.

정말 힘들면 눈물이 나지 않는것 처럼, 지독하게 우울하거나 고립된 기분이 들때는 일기조차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정말 바쁘고 힘든 시기에 짬을 내서 글을 쓰고, 우울할 때 뭔가 끄적이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할 수 있다는 건 아직은 덜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 내겐.

결국 아주 행복하거나 그 반대일 때는 일기 같은걸 굳이 쓰지 않는다는, 그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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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7-03-2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과는 별로 상관없죠.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절대 일기를 쓰지 않죠.

하늘바람 2007-03-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생각해 보니 슬프거나 속상할때 일기를 썼던 것같아요

이리스 2007-03-2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의 눈물님 / 이 명확함이 바로 님의 매력입니다!! *^^*
하늘바람님 / 아, 그러셨군요.. -.,-

치유 2007-03-26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힘들었던 땐 일기를 썼어요..그러나 지금은 일기를 언제 썼던가??싶네요..고로 지금은 행복하단 소리..
그러고 보니 너무 좋아도 글을 쓰는데..에라 모르겟다..내 맘대로..썼다가 말았다 하니;;통제 불능..

비로그인 2007-03-26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종류의 일기이냐에 따라 다른거 같아요.
내면이 노출되고 배설되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일기인가 아닌가의 문제^^
근데 중요한 건,
달의 눈물님 말씀이 맞다는거죠! ㅋㅋ :)

2007-03-28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7-03-30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어마무지하게 잘 지내~ ㅋㅋ 연락좀 하고 살자구!!!

이리스 2007-03-30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우리의 인생이 통제불능!!
체셔고양2님 / 웅,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