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내 방에 온 여름이와 한참을 이야기했다.
수학 학원 원장의 말처럼
꼭 특목고 가야하나?
네 경쟁 상대가 60만 명이라고?
그래봤자 겨우 대한민국 안에서다.
두 눈 다 뜨고 사는 우리더러
한 눈 감은 사람들이 비정상이라는데 그러라지 뭐.
지금처럼 하고 싶은 만큼만 하자.
그래서 인생 좀 찌질해지면 또 어떠하리.
아이와 고개 끄덕이며 아침을 맞았다.
저녁엔 봄이와 다시 이야기.
한 줄 세우기에만 관심있는 고등학교에 꼭 가야하나?
아이가 즐겁게 삼 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학교 두 곳 마음에 품고
거기가 아니라면 가지 말자고 결정했다.
잠시 바람 한 줄기 지나갔으나
봄이도 여름이도
스스로 바람에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