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고유의 정서나 기질 같은 게,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저마다의 내면에 조성되어 있는 전반적인 기후라고 해야 할까. 그런 건 정말이지 자연 환경과도 같아서 궂은 날씨에 맞서 보겠다고 아무리 의식적으로 자기를 절제하고 깜냥껏 단속해본들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는 영역인 듯하다. 맞춰 살아야 할 밖에. 이웃과 사회와 체제와도 그러해야 하듯이 자기 자신하고도 어떻게든 화해하며 살아갈 밖에. 숨쉬기도 힘든 고산지대에 문명을 건설하기도 하는 것이 악착같은 인간 아닌가. 날씨가 고약하다고 날씨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날씨가 모질면 모진대로 그에 적절하게 부합하는 독자적인 개인의 문명을 일구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내면의 날씨에 슬기롭게 순응하여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방법을 잘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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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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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5: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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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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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6: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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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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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6: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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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9: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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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9: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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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9 0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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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9 1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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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6
메를로 퐁티 지음, 김화자 옮김 / 책세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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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살'이란 무엇인가. "감각하는 주체와 감각된 대상의 현전이 빚어낸 감각물로서 출현"하는 살은, "자연적 실재와 관념적인 것의 중간적 존재"이자 "대립항들의 결합"이며 "주체, 대상, 실존, 이념 중 그 어느 것도 아닌 동시에 양 극단을 모두 내포하는 '공유적인 것'으로 '실체'가 아니라 '차원(dimension)'을 의미"한다. 그것은 "모든 실재(實在)가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 즉 몸과 정신, 여성과 남성, 보는 몸과 보이는 몸, 나와 남, 인간과 자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 등이 경계를 넘나드는 근원적 세계이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를 포함하는 경계 그 자체"이다. 살은 "몸과 정신, 몸과 세계, 존재와 의미 등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 가역성을 띠면서 하나로 조직되어 있는 얽힘 관계(chiasme)"를 이룬다. "느끼는 주체와 느껴진 대상이 서로 섞이고 침투하는 지각의 중심"으로서의 살.

 

살은 또한 다양성을 의미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의 다양성을 가진 존재인 까닭에 타인들에 대해 상호주관성을 가질 수 있다". 이를테면 몸통이든 꼬리든 코끼리의 서로 다른 부위를 제각각 만지면서 코끼리에 대한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는 장님들처럼, 저마다의 고유한 '몸틀'에 구속된 존재인 우리가 대상에 대해 갖는 지각이란 주관적이고 측면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그것이 현상의 다양성을 의미하기에 저마다 진리값(?)을 갖는다는 얘기인가. 하지만 역시 살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어봐도 그 개념이 명확히 와닿지 않는다. 그야말로 모호하다. '살' 개념은 물론이거니와 김화자가 번역한 메를로 퐁티의 논문 <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자체도 이해가 안 된다. 해제만 겨우 읽었으나 역시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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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사전 현대철학사전 5
기다 겐 외 엮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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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에도 불구하고 믿음이 생기질 않아서 신앙을 갖는데 실패한 나 같은 사람들에겐 현상학이 내면 깊이 존재론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어떤 철학적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종교나 철학이나 모두 하나의 방법론인 것 같다. 믿음에 근거하는가 논리에 근거하는가의 차이일 뿐. 현상학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충동적으로 사전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내게 신앙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유난(?) 떨지 않았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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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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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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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0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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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0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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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14: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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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1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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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 2014-08-21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산 일이야말로 아마도 내 독서인생 최고의 허영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모든 허영은 일말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럽지만은 않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처음 읽는 철학
철학아카데미 엮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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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주관적으로 그저 흐릿하게 인상을 스케치 해보는 정도지만, 메를로 퐁티-스피노자-노장철학 이렇게 한 범주로 묶어볼 수 있지 않을까. 선先실존하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를 주체가 상호적으로 소유함으로써 나와 세계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자유롭다고 말할 때의 메를로 퐁티는, 마치 공통개념을 파악할 때 즉 사물간의 조성적 관계와 질서를 이해할 때 그 안의 개체가 더욱 더 능동적이 된다고 말했던 스피노자와도 매끄럽게(까진 아니더라도) 연결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도(道)는 곧 물과 같으니 그 자연스런 흐름을 수용하고 무위(無爲)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노장 철학하고도 어딘가 닿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후설은 같은 범주라기보다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어떤 입구 같다.

 

사르트르는 뭔가 굉장히 신경증적으로 느껴진다. 사르트르의 주체는 라캉 관점에서 보면 마치 상징계 회로에 갇힌 인간의 존재론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신경증자야말로 가장 정직한 인간 유형인지도. '인간적'이라는 말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사르트르는 내게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와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한 근대적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 같다. 마치 칸트처럼. 감동적이다. 이것이 무엇인가. 거대한 하나의 오류인가. 무의미한 놀이인가. 허무인가. 모른다. 오히려 사르트르나 칸트는 괄호를 거기다가 쳐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르트르와 메를로 퐁티는 자유에 대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다른 방식으로 둘 다 나에게 유용할 것 같다. 확실히, 나에게 유용할 것 같은 사람- 그러니까 현재 내가 안고 있는 개인적인 고민과 의문들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 보다 더 우선적으로 본능적인(?)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철학사조의 유행을 떠나서.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받았다. 어려워서 읽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메모라도 해둔다. (*표는 다른 책에서 소개해준 책) 

 

장 폴 사르트르
베르나르 앙리 레비, <사르트르 평전>, 을유문화사, 2009
*조광제, <존재의 충만, 간극의 현존>, 그린비, 2013
모리스 메를로-퐁티
<눈과 마음>, 마음산책, 2008

기다 겐 外, <현상학사전>, 도서출판b, 2011

*조광제, <몸의 세계, 세계의 몸>, 이학사, 2004

*<지각의 현상학>, 문학과 지성사, 2002

*송석랑,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 문경출판사, 2001
엠마뉘엘 레비나스
모리스 블랑쇼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기호의 제국>
<작은 사건들>
자크 라캉
김서영,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은행나무, 2007
루이 알튀세르
미셸 푸코
질 들뢰즈
자크 데리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알랭 바디우
<철학을 위한 선언>, 길, 2010
<사랑 예찬>, 길, 2010
<사도 바울>, 새물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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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7 2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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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0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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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 일상을 깨우는 바로 그 순간의 기록들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 / 시공아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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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판에서 만난 친구한테 언젠가 물었었다. 소개팅 나가서 취미가 춤추는 거라고 상대방에게 솔직히 밝히느냐고.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오면 굳이 얘기를 안 한다고 한다. 상대가 마음에 '안 들 때'만 솔직하게 얘기 한다고. 어머? 웃기다! 나도 그런데! 깔깔깔.

 

물론, 우리는 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삶이 일거에 재부팅 될 만한 놀라운 가치를 춤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춤이야말로 그 안에 들어가 평생을 헤매어볼 만한 광활한 숲이라고, 신성한 하나의 세계라고 믿는다. 하지만 왜 배우자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사람에게는 이런 생각을 조심히 숨길까. 구태여 말하지 않는다는 것도 일종의 소극적 거짓말 아닌가. 왜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남들 앞에 떳떳하지 못하나. 서글픈 자기분열이다. 득도(得道)에 준하는 귀중한 의미를 춤에 부여하면서 오래도록 진지하고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탱고판의 기혼남녀 선배들은 대체 이 모든 내적 모순을 어떻게 수습하고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친구랑 수다 떨면서. 자신의 오타쿠 성향을 주위에 공개하는 걸 덕밍하웃이라고 한다며. 그렇담 자신이 탱고 추는 땅게라 혹은 땅게로라는 걸 주위에 고백하는 일은 땅밍아웃이라 해야 할 모양. 이 책은, 소개팅 자리에서의 땅밍아웃 문제에 대해 얘기나눴던 그 친구에게 지난 겨울 어느 날 선물했던 책이다. 해가 바뀌었고, 그는 여전히 춤추며 잘 살고 있는 듯하다. 어떤 이들에게 춤은 이 책의 제목처럼 수사학적인 어떤 것이거나 가정법으로만 존재할 테지만, 그에게는 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부단히 연마해 나가는 생활의 일부일 것이다.        

 

나는 춤을 접었다.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노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아마도 춤을 접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변이겠지. 하지만 완전히 과거형은 아니다. 9센티 힐의 위용을 자랑하는 황금빛 탱고화를 아직도 차마 버리지는 못했으니.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그러니까 언젠가 나의 삶도 다시 춤이 된다면, 우리 또 플로어에서 만날 수 있을까. 모쪼록 득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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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3 2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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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15: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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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7 2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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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7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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