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6
메를로 퐁티 지음, 김화자 옮김 / 책세상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살'이란 무엇인가. "감각하는 주체와 감각된 대상의 현전이 빚어낸 감각물로서 출현"하는 살은, "자연적 실재와 관념적인 것의 중간적 존재"이자 "대립항들의 결합"이며 "주체, 대상, 실존, 이념 중 그 어느 것도 아닌 동시에 양 극단을 모두 내포하는 '공유적인 것'으로 '실체'가 아니라 '차원(dimension)'을 의미"한다. 그것은 "모든 실재(實在)가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 즉 몸과 정신, 여성과 남성, 보는 몸과 보이는 몸, 나와 남, 인간과 자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 등이 경계를 넘나드는 근원적 세계이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를 포함하는 경계 그 자체"이다. 살은 "몸과 정신, 몸과 세계, 존재와 의미 등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 가역성을 띠면서 하나로 조직되어 있는 얽힘 관계(chiasme)"를 이룬다. "느끼는 주체와 느껴진 대상이 서로 섞이고 침투하는 지각의 중심"으로서의 살.

 

살은 또한 다양성을 의미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의 다양성을 가진 존재인 까닭에 타인들에 대해 상호주관성을 가질 수 있다". 이를테면 몸통이든 꼬리든 코끼리의 서로 다른 부위를 제각각 만지면서 코끼리에 대한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는 장님들처럼, 저마다의 고유한 '몸틀'에 구속된 존재인 우리가 대상에 대해 갖는 지각이란 주관적이고 측면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그것이 현상의 다양성을 의미하기에 저마다 진리값(?)을 갖는다는 얘기인가. 하지만 역시 살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어봐도 그 개념이 명확히 와닿지 않는다. 그야말로 모호하다. '살' 개념은 물론이거니와 김화자가 번역한 메를로 퐁티의 논문 <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자체도 이해가 안 된다. 해제만 겨우 읽었으나 역시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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