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지혜정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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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권의 소설로 엮어질 만한 지난날을 보냈다고 누구나들 얘기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소설을 쓸 수 있는 역량이 주어진다면,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소설로 충분하다고, 아니 단 한 편의 소설을 써야 한다고, 그 단 한 편의 소설을 바로 이렇게 써야 한다고, 표본을 제시하고 있는 것만 같은 소설이랄까. 이 표본에 자전적 요소와 허구의 배합이 어느 정도인지, 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이 있는지는 문제될 것도 없다. 이것은 이미 이 자체로 단 한 편의 결정적 소설이므로.

먹먹한 여운이 며칠은 갈 것 같다. 소설 속 화자는 간결하고 담백한 영국 음악이 좋고 감정 과잉의 슬라브 작곡가들은 싫다 했지만 정작 이 소설은 자칫 신파극으로 치닫기 일보직전으로 흐드러지게 비극적이고 낭만적이다. 과잉으로 따질 것 같으면 차이코프스키를 넘어서 바그너 급이다. 덕분에 신나게 울었다. 소설을 동틀녘이 오도록 울면서 읽어본 게 얼마 만인지. 그것도 자 대고 밑줄 그어가면서. 나에게 아직도 이런 소녀적인 열정(?)이 남아있었나. 새로운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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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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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을 넘나들며 도덕성의 작동 원리(1부), 그 사회적 기원과 형성 과정(2부), 나아가 도덕이 종교 및 정치와 어떻게 관련 맺고 있는지(3부) 살펴본다.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은 인간의 선천적 도덕성 기반이 여섯 가지라는 것(①배려/피해, ②자유/압제, ③공평성/부정, ④충성심/배신, ⑤권위/전복, ⑥고귀함/추함). 그리고 WEIRD(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democratic: 서양적이고 고학력이고 산업화되고 부유하고 민주주의적인) 특성이 강하거나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의 사람들, 또는 자유주의자들의 도덕 판단이 주로 세 가지 기반(배려/피해, 자유/압제, 공평성/부정) 위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데 반해 보수주의자들은 다섯 가지 기반 모두를 폭넓게 사용한다는 것.

 

이 책은 보수 우파와는 사고의 결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스스로 여기는 사람들 즉, 세 가지 이하의 도덕 감각 수용체만 편향적으로 사용하는, 도덕성의 범위가 협소한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하는 데 여러 모로 유용하겠다. 나와 이질적인 상대와 한 사회 안에서 어찌되었든 함께 살아나가려면 우선적으로 상대가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도덕적 가치부터 파악해야 한다. 나는 비록 그 가치를 따르지 않는다 해도 그 사람이 왜 그 가치를 따르는지 헤아려보는 일, 여기서부터 인간적 이해의 가능성이 싹튼다(558쪽)는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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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꼬마 기관차 웅진 세계그림책 10
와티 파이퍼 지음, 로렌 롱 그림, 이상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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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나 반복되는 부탁과 거절, 그리고 끝없는 절망. 용기 낸 마지막 부탁이 드디어 관철되고 마침내 성공하기까지- 아기들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기승전결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갖가지 이유로 부탁을 퇴짜 놓는 여러 캐릭터들 덕분에 아무리 영혼 없이 대충 읽어도 불가피하게 구연의 맛이 상당할 수밖에 없으므로 아이가 좋아한다. 대신에 난 이거 한 번씩 읽어줄 때마다 제대로 기 빨리는 기분. 밝고 명랑하고 낙관적인 한편으로 단순하기 짝이 없는 미국풍 스토리와 어딘가 모르게 디즈니스러운 삽화가 참 재미도 없구만 자꾸 읽어달라니까... 영혼 없이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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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83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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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의 굴레에서 벗어나 큰 사랑을 알게 되면 비로소 억겁의 윤회를 끝마칠 수 있다는,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더워지는, 백만 송이 장미 같은 이야기. 나는 몇만 번을 더 살아야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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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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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야 심리학도 명리학도 대수롭지 않게 기웃거려 본다지만 세간에 알려진 전문가가 자기 학문의 경계-어쩌면 적대적인 경계-를 넘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임상적 필요에 의해,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이르고자 미지의 세계로 개의치 않고 뛰어든 저자의 용기가 대단하다. 정신의학이라는 토대 위에서 받아들인 명리학에 대한 인상, 상담시 명리학을 어떻게 참고 지표로서 통합적으로 활용하는지, 구체적 상담 사례 등 e북으로만 훑고 지나가기엔 되짚어볼 만한 부분들이 상당하다. 저자에게 영감을 준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은 나 역시 감동적으로 읽은 터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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