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지혜정원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십 권의 소설로 엮어질 만한 지난날을 보냈다고 누구나들 얘기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소설을 쓸 수 있는 역량이 주어진다면,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소설로 충분하다고, 아니 단 한 편의 소설을 써야 한다고, 그 단 한 편의 소설을 바로 이렇게 써야 한다고, 표본을 제시하고 있는 것만 같은 소설이랄까. 이 표본에 자전적 요소와 허구의 배합이 어느 정도인지, 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이 있는지는 문제될 것도 없다. 이것은 이미 이 자체로 단 한 편의 결정적 소설이므로.

먹먹한 여운이 며칠은 갈 것 같다. 소설 속 화자는 간결하고 담백한 영국 음악이 좋고 감정 과잉의 슬라브 작곡가들은 싫다 했지만 정작 이 소설은 자칫 신파극으로 치닫기 일보직전으로 흐드러지게 비극적이고 낭만적이다. 과잉으로 따질 것 같으면 차이코프스키를 넘어서 바그너 급이다. 덕분에 신나게 울었다. 소설을 동틀녘이 오도록 울면서 읽어본 게 얼마 만인지. 그것도 자 대고 밑줄 그어가면서. 나에게 아직도 이런 소녀적인 열정(?)이 남아있었나. 새로운 발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