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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말러 & 프로코피예프 : 교향곡 1번 & 피아노 협주곡 3번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외 / euroarts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일전에 베르비에 페스티벌 실황 녹음이었던 유자왕의 멘델스존 6중주가 참 좋길래 그 뒤로 유튜브에서 유자왕 연주를 계속 찾아보던 중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영상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알라딘으로는 옮겨올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DVD에 실린 게 바로 그 영상 아닐까 싶다. 이걸 사지는 않았다. 나로서는 프로코피예프고 말러고 도저히 자주 꺼내 들을 것 같지가 않아서. 하지만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잊히지가 않는다. 아니 잊히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보면 볼수록 홀려든다. 긴장 어린 불협화음과 서정성이 묘하게 공존하는 프로코피예프의 장쾌한 음악과 신의 경지에 오른 연주자의 현란한 손놀림에 완전히 홀려들어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된다. 사지도 않은 DVD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는 이유다. 어쩜 이 피아니스트는 이름도 유자왕일까. 의상이 과하다든가 깊이는 없이 테크닉만 뛰어나다고 야박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이 영상을 보게 되면 참회하게 될 것이다. 옷이야 웨딩드레스를 입든 거적대기를 입든 무슨 상관이랴. 입는 사람 마음에 들고 연주하는 데 방해만 안 된다면. 폭풍으로 치닫는 1악장을 혼신의 힘으로 통과하고 나서, 작은 한숨과 함께 문득 동의를 구하듯 조심스레 지휘자를 올려다 보는 이이의 표정은 음악만큼이나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