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과 패션을 논하고, 호기심과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온갖 진기한 장소와 물건들을 소개하며, 아가씨들의 고민을 쾌활하게 상담해주던 지난 책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표지와 제목부터 워낙 담백하고 수수해서 같은 저자 맞는지, 출간 연도는 언제인지 재차 확인했을 정도. 이 반전의 매력에 빠져들어 읽다보니 새벽이다. 입면이 다채로운 사람은 흥미롭다. 눈비비고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벨디브 사건에 대해 찾아보게 된 영화. 역사 속 비극이 내 가족과 내 삶의 현재 그리고 미래와도 정교하게 얽혀있음을 적당한 수위로(지나치게 교훈적이진 않게) 보여준다.
내게는 위와 같은 제목의 번역본이 있는데 알라딘에선 이상하게 검색이 안 된다. 가히 종이공학(?)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저마다 교묘한 모양으로 구멍 난 페이지들이 겹쳐져 있다가 한 장씩 풀리면서 괴물이 서서히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러니까, 아, 이건, 직접 펼쳐봐야지 안다. 말로써 어찌 이 신비를 전달하리오. 낭독을 염두에 두고 번역된 듯한 지문은 무척 찰지다. 읽어주다 보면 랩퍼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