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원년의 풋볼 - 오에 겐자부로 소설문학전집 7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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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출판부에서 펴낸 전주대 문화총서중 <오오에 겐자부로오>란 책이 있다. 번역물인데 지은이는 와타나베 히로시이다.

그책에서 만연원년의 풋볼에 관한 부분을 말할때 이런 부분이 있다.

<이 소설 전체가 (죽은자에게 이끌려)행하는 자기의 내면과 역사의 내부로의 탐험이다..>

오에의 젊은시절의 책은 예민한 감각의 시선과 어떤 하소연이 꾹 눌려 발산하기도 하고 한없이 자신안으로 파고 들기도 한다. 작가가 연륜이 있을때 쓴 책에 적응하다 이 시절쓴 책을 보면 즉각적인 날카로움에 당황되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소설속 동생이 분열된 자신의 상이 아닐까 하는 의식과 위의 지적한 내부로의 탐험과 작가의 자신만의 상상세계가 어느정도 치밀하고 면밀하게 구축되어갔고 만들어 졌는지 아연해 진다.

이렇게 까지 내부로 탐험을 해야하는가..란 삶의 무게감이나 문제의식, 또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필연이..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주제의식과 별로도 계속 눈에 들어 왔다.

도처에 벌어지는 생명체들이 가지고 있는 현상은 <진>, <숲>등을 통해 해괴하거나 자신이라는 정당한 생명체와 다른 세계의 생명체처럼 존재해 그를 혼란시킨다. 현실과 철저히 관련성없음과 동생이라는 관련성 있음의 사이. 알수 없는 과거의 공동적 정념의 진실과 지금의 실존적 진실의 위치, 진실이라는 것을 구원할수 있는 진실과 그 과정을 찾는 갖가지 가설등은 이 소설이 단순히 한 개인의 내부탐험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끝임없이 솟구치는 분열될수 밖에 없는 자아상과 자신의 현위치를 밀도있게  그렸다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은후 나는 지금의 내 나이때 쓴 작가의 이 작품에 대해 분열될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치열하게 내 삶에 대해 탐험했었나..혹은 분열증이라도 일고 있었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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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밤과 낮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지음, 김홍래 옮김 / 생활성서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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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으로 <마리아와 함께하는 내면 성찰의 여행>이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개신교인들이 봐도 무방하다.

이책은 부피도 적고 짦은 단락으로 구성되어 짬없는 일상에서도 보기가 편했다. 또 정리가  명확하게 되어 있어 있는데 설득의, 글의 꾸밈의, 글쓰기의 자기도취등이 일체 배제된 진심만 뚝 내놓은 느낌이어서 묘한 감동까지 있다.

내면적인 좌절, 우울, 방향의 무감각등을 마음의 어둠이라 표현하고 그것을 위로하는 하나님의 위로등을 낮이 될 것이다.

마르티니 추기경은 마음의 밤과 낮에 우리가 주의할것을 성경과 묵상가, 성인들의 말등을 동원해 제시한다.

특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밑줄긋고 두고두고 봐도 좋은 문장이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의 밤에 제안한 것을 살펴보면..

<주기적으로 어둠과 내면의 좌절감과 어려움의 순간들을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감정의 밤에 머물러 있을 때는 어떤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것입니다....세번째는 비록 밤이 찾아오더라도 변함없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명쾌하게 제시된 진심어린 제안과 풍부하고 깊은 설명은 책의 두께와 상관없이 빛을 발한다.

하나님을 믿고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들이 삶에서 발휘하는 지혜와 여정, 그리고 그것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와 기도와 묵상등이 응축되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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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를 당신께 맡기나이다
카를로 카레토 지음, 성염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199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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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 이면서도 가톨릭서적을 자주 접하게 된다. 묵직하고 깊이있으며 담담한 묵상에서 나오는 책을 만나면 중요한 삶의 분기점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책도 그런 계기가 되었고 너무도 알찬 수확이었다.

책을 처음읽기 시작할때 지은이의 시적감수성이 잔뜩 담겨진 글들이 삶의 무게와 연합되어있지 않은 느낌을 받아 집중할수 없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지은이는 누구보다도 삶의 고통과 어려움, 진퇴양난의 입장을 체휼했던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그리 많치가 않다.

<너는 너의 약함을 알았을 것이다.> <하느님께 의지하라> <너는 승리할 것이다.>라는 명확한 입장에 서있는 준비와 깨달음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을 받아들이라>라는 시작에서 비롯된다.

지은이가 말하는 여러말들은 안일하게 믿고 있는 내 생활의 단면을 마구 두드렸다. 

<인간에게서 장점만 보려는 사람들, 단점에는 아무런 가치도 부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희망잃은 그리스도인들이 아닌가 한다..> 내 위주의 시각과 마음으로 주위를 제단하는 것에서 그는 <드디어 그녀를(그를) 다시 발견하는때가 그대에게 온것이다. 상대방을 그 단점에서, 빈약하고 비참한 면모에서 해방시켜줌으로써 그대는 그녀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것을 맡기고 의탁할때 최후의 유혹인 인간의 희망과 소망을 그는 다시 수정한다.

<내가 너의 유산이다 라고...나의 정배, 나의빛, 나의 힘, 나의 전부시여, 주님만을 바랍니다...>

책을 다 읽어도 자꾸 손이 가고 눈길이 가는 책은 드물다..이 책은 그러고보면 작지만 알찬 책이고 절실한 마음으로 쓰여진 책인것 같다.

지은이의 <남김없이 이 몸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라는 말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진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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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위에서 떨다 창비시선 226
이영광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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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대하는 습관중..마음에 드는 시는 페이지를 접어놓고 다시 본다.

어느 시집은 적게 접혀 있기도 하고 어느 시집은 많이 접혀져 있다.  많이 접혀져 있는 시집들은 괜히 나와 비슷한 심정 또는 경험을 공유한 시인이 아닐까 착각내지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시집은 옆에서 보니...많이 접혀져 있다.

나는 아니야, 하지만

너도 아니니까 잘 가

우리 다시는 마음 열지 말자. <귀가>

내가 느낀 시들은 모두 상처를 품고 있었다. 상처는 닿고싶은 것에 닿치못한 순수의 상처혹은 그로인한 옹졸해진 상처의 폐쇄성을 그대로 들어낸다.

어디 그뿐인가..따스한 봄날에도 시인은 봄빛의 가장 깊은 그늘 속에..떠오르지도 지워지지도 않는..꿈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처투성이인 시인은 미안함, 죄의식을 동반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면서 계속 상처받는 그 다감함, 어떤 순수성, 소탈한 꿈의 미소등이 그를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시인은 자신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한다.

자석에 문지른 쇠붙이가 자성을 훔쳐내듯이

나는 닐리리 통밥으로 시를 훔쳤다, 죄송하다

시인의 이런 아린말들은 고스란히 시에 투영되어 있고 여린 속살을 가진 시들은 딱딱해진 독자의 마음향해 두드린다. 그 울림은 심히 이채로운데 날카로운 논리적 말에서 납득되는 글이 아닌 바로 무방비 상태에서 바로 귀에다 소곤되는 부끄러움 가득한 소리다..그래서...같이 죄송해 진다. 이런 시각에서 봐서 그럴까.. <헌책들>에서도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사람으로서 쓰기에는 고통스러운 시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 시인의 소곤됨은 <관심>에서 묘한 설득력을 가진다.

금방 거짓말이 될 비밀들이 가슴속에 가득한 사람...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혼자가 되는 사람.. 정글 너머에 어쩌다 출몰하는 사람...

시인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가득한 리듬과 전혀 다른 리듬과 음률로 느리게, 강하게, 소곤되며, 괜히 죄책감을 가지고 시를 쓰는데..그 리듬과 멜로디는 우리가 무언가 흥얼거리고 싶어서 입을 달싹거리지만 부르지 못하는 그 노래를 이미 부르고 있다.

출처를 가늠치 못하는 순수성과 상처를 품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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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호각 창비시선 230
이시영 지음 / 창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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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지만 시집을 리뷰한다는 것은 왠지 그 사람의 전부를 평가하는듯 해서 어렵고 사양하게 된다. 

해서..리뷰는 아예 생각도 안하고 시집들은 괜히 중간중간 페이지가 접혀 있다.  마음에 드는 시가 있으면 접어놓고 다시 보는 것이다...물론 시간이 지나면 왜 이 페이지를 접어 놓았나, 다른시들도 괜찮은데 무심히 지나갔나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시인에게 작은칭찬이라면..내가 막연히 느끼거나 혹은 왠지 모를 답답한 마음을 비슷하게라도 시로 적거나, 내가 미쳐 눈을 못돌린 것을 <시>로 내눈앞에 나타나게 했을때의 무장해제와 또다른 긴장감을 받을수 있는 것일 거다.

그런 의미에서 이시영의 <은빛호각>은 몇개의 페이지 접힘이 있었고 나는 고작 그걸 공감하는 작은 감회를 적을 뿐이다.

<맺힘>에서 겨울이 깊어지자 라일락나무에 다시 꽃망울이 돋았다....세상의 모든 아픈 것들은 저렇게 오는가 에서 내가 왜 겨울나무를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았는지 기억과 사색을 하게 만들었다.

<잠들기전에>에서 이제는 의젓한 중학생이 되어 기나긴 목화밭 길을 걷다가 느닷없이 출근했다가..처럼 작가도 나처럼 망상과 일상의 일탈내지 고단함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공감을 했다.

이 시집은 크게 세부분으로 보면 어떨까 싶은데..하나는 시인의 원대한 바램인 남북의 화해, 그리고 시인이 돌아보는 지금 한국의 상황,,그리고  아기자기하게 벌어지고 있는 삶의 풍경이 그것이다. <sk주유소>나 <검은 운명>등이 지금의 한국상황등을 말한다면 이 시집의 매력은 아마 <타작후> <또 소새끼 난 날>등으로 표현된 시골의 풍경과 흔히 주변에서 볼수있는 것을 포착하는 여러시들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설날아침> <대추><십일월>등 처럼 자신마처 금새 외면하는 삶의 순간을 잡는 순간이기도 하다.. 

역시 시들은 자신의 언어로 독자의 마음속에 금새 그림을 그려 한폭의 그림을 만든다. 그리고..사진처럼 선명하지 못한 그 그림을 자꾸 눈조리개를 조려 보고 또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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