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던거보다 책이 의외로 쉽게 읽히더군요. 서점에서 책을 보았을땐 그 외관이 너무 딱딱해서 부담스러웠는데..^^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보겟습니다.
15-17p
어린이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이야기는. 어린이를 즐겁게 만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이다.
또 그 이야기들이 어린이의 삶에 도움이 되려면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고 감정을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불안이나 소망을 받아들이고 어려움을 이해시키며. 동시에 어린이가 괴로워하는 문제의 해결책도 제시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간단히 말해. 어린이의 인성 전반에 작용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어린이가 처한 난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는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동시에 어린이에게 현재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는 이야기여야 한다.
이런 모든 관점에서 볼때.. "어린이 문학"전체를 통틀어. 옛이야기만큼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충죽감을 주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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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서는 경시되고 있지만 도덕 교육도 중요하다. 미묘하고 암시적인 방식으로 도덕적 행위의 이로움을 알려주는 그런 도덕 교육이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추상적이고 윤리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감나면서도 저절로 의미를 깨닫게 되는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옛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의미들을 제공해 준다. 현대심리학자들이 연구해 낸 이 사실을 옛 시인들은 이미 예견했다. 독일 시인. 쉴러는 인생이 가르쳐준 진리보다 훨씬 심오한 의미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옛이야기 속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옛이야기는 수백 년 동안 거듭되면서 표면적 의미와 심층적 의미를 함께 지니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간의 모든 심리적인 측면에 동시에 호소할 수 있게 되었으며. 어른은 물론이고. 순진한 어린이의 마음에까지 닿을수 있는 방법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정신분석 모델을 적용해 보면. 옛이야기는 의식. 전의식. 무의식 등 모든 정신 층위에 작용하며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삶의 보편적인 문제들. 특히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이제 싹트기 시작하는 자아의 발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옛이야기는 어린이를 전의식과 무의식의 억압에서 해소시킨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어린이는 본능의 억압을 긍정적으로 자각하게 되며. 또 자아와 초자아가 허용하는 선에서 본능을 충족시킬 방법을 찾게 된다.
아이와 요즘 전래를 읽고 있는데. 일단 정말 재미있더군요. 권선징악이 주를 이루지만 지혜도 보이고. 의외의 반전도 있고..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이야기라 그런가 구성도 탄탄하고. 전래 자체가 재미있어서 저렴한 전집으로 샀음에도 아주 만족스럽네요. 요즘 세계 전래가 많이 나오던데.. 옛이야기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매력때문인가 봅니다. 아니면.. 출판사가 이제 관심을 그쪽으로 돌려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