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 - 베틀리딩클럽 취학전 그림책 1002 베틀북 그림책 3
심스 태백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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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우연히 봤을 땐 '책에 구멍이 뚫려 있는 책이 나왔구나, 색이 너무 요란하고 유치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한참 후에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이 책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책의 내용이나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알고보니 두 책을 같은 작가가 쓰고 그렸고, 다시 보니 그림의 색깔이나 스타일이 비슷했다. 책을 알고 보는거랑 모르고 보는거랑 느낌이 많이 틀린걸 경험했다.

또 얼마후에 동네 이동도서관에서 운좋게도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빌려와서 찬찬히 보았다. 책의 구석구석 볼거리가 참 많다. 할머니가 파리를 꿀꺽 삼키는 장면에선 왼쪽 페이지에 온갖 벌레와 나비가 꽃밭위를 날아다닌다.

지금 자세히 보니 또 새로운걸 발견하게 된다. 꽃속에 들어가 있는 벌레, 꽃줄기를 타고 오르내리는 에벌레, 꽃줄기 처럼 생긴 뱀 등 여러 가지 그림이 숨어있다. 할머니의 표정도 참 익살스럽다. 그림책을 볼때마다 새로운걸 발견하는 일은 너무나 즐겁다. 새 한 마리를 꿀꺽 삼킨 장면에서는 이름도 모를 여러 종류의 새 그림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고 이름도 써있다. 나중에 개를 삼키는 장면에선 여려종류의 개도 만날 수 있다.

고양이가 나오는 장면에선 '그 누가 고양이를 꿀꺽 했는가'라는 기사를 실은 <TIME>지가 그려져 있다. 이건 이 책을 읽어줄 어른을 위한 그림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또 한번 미소를 머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심스 태백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다시 보니 책의 곳곳에 동물을 삼킨 할머니의 기사가 실린 신문도 나온다. 이 책 한권을 만들기 위해 동물 도감도 뒤적이고, 곳곳에 재미있는 장치?를 넣기 위해 고민을 했을 작가의 작업과정이 상상이 된다..

마지막 장면에 할머니가 말을 삼키고 죽는 장면에선 작가 아저씨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심스 태백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생겼구나 생각하니 친근감이 간다. 그리고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이 또 나오면 구입하게 될 것 같다. 다음 어떤 이야기로 어린이와 어른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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