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찌르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박경진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매미 찌르가 여섯해 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땅위로 올라와 여러 곤충을 만난다. 찌르는 매미, 호랑나비, 딱정벌레, 하루살이가 알을 낳고 죽는 걸 보고 슬퍼한다. 벌레들은 알을 낳으면 죽는다는 걸 알지만 모두들 알을 낳을 장소를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하나같이 '난 죽어, 하지만 그건 다시 사는 거야.'라는 다소 철학적인 말을 하고 떠난다.

찌르는 친구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계속 궁금해 한다. 그러다가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매미 애벌레들을 만난다. 애벌레들은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여섯해 뒤에 다시 올라온단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미는 어른 벌레가 되면 보름밖에 못 산다는 것이다. 수매미들은 짝을 부르느라고 그렇게 힘차게 울어대는 것이란다. 여름에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짜증스럽게 들렸던 매미소리가 이렇게 슬프게 느껴질 줄이야..

찌르는 이 애벌레들을 보고 생각한다. '나도 알을 낳으면 애벌레들이 저렇게 많이 태어나겠지? 모두 나를 닮은 매미가 될 거야. 그래서 다시 산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수개미와 결혼을 하고 알을 낳는다. 맨 뒷장에는 이야기에 나온 벌레들의 세밀화와 함께 몇줄의 설명이 더 나온다.

이 책을 일고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기도 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얼마 전에 TV에서 문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문어 어미가 자신의 알들이 부화할 때까지 굶어가며 돌보다가 기운이 없어 평소에 자기의 먹이였던 게에게 잡혀먹는 장면을 보고 그 모성에 감동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비슷한 감동을 느낀다. 자식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게 되었다.

달팽이 과학동화는 요즘 전집으로도 많이 구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서평을 읽으시는 분들 중 낱권으로 구입해서 읽히실 생각이라면 이 책을 꼭 그 목록에 넣으시라고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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