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와 외투의 비밀 - 마음이 자라는 특별한 여행
구트 졸리 글.그림,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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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는 어느날 할아버지 집 다락방에서 오래된 외투하나를 발견한다.
외투속에는 세장의 사진이 들어있다.
올가의 고조할머니다.
올가의 고조할머니는 아버지가 정치범이었던 관계로 사할린으로 유배를 당한다.
그 아버지와 함께 사할린까지 갔던 고조할머니.
자신과 이름이 같은 고조할머니는 왜 사할린으로 가야했을까?
그곳에서의 삶은 어땠을까?
이 외투속의 사진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할아버지와 올가의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은 아주 길고 길다.
러시아 대륙횡단 열차를 타고 6일동안이나 가야한다.
마침내 도착한 사할린은 올가의 기대와는 달리 황량함 그 자체이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찾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하지만 루드밀라 아주머니를 만나 그 집에서 지내며 도움을 받게 된다.

이곳에서 올가가 만난 것은?
할아버지는 도서관과 박물관을 오가지만 별 소득은 없고...
올가는 이웃에 사는 늑대와 사는  이고르아저씨를 만난다.
하지만 이고르 아저씨는 마을사람 모두가 기피하는 인물.
특히나 루드밀라 아줌마의 남편인 아나톨 아저씨는 이고르 아저씨에 대해 기겁을 한다.
할아버지 역시 손녀를 걱정하는 마음에 아나톨 아저씨의 편을 들어 이고르아저씨를 못만나게 하고.....

올가와 이고르 아저씨와의 만남이야말로 이 책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올가는 이고르를 못만낙 하는 할아버지를 향해
"그럼 어른들도 증거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을 제멋대로 판단하면 안돼요. 어림짐작만으로 어떤 사람을 처벌하면 안 돼요. 할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이잖아요. 그런데 할아버지도 아나톨 아저씨가 부추기니까, 이고르 아저씨에 대해 하나도 모르면서 이고르 아저씨를 비난하시잖아요.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을 할아버지는 지키지 않고, 그저 남들에게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그럴듯한 이론일 뿐이예요."라고 소리친다.

이 책의 이야기는 형식은 고조할머니의 흔적을 찾아가는 것이지만,
진정한 여행은 바로 이러한 자각을 향한 것이 아닐까싶다.
사할린은 가슴아픈 역사를 간직한 섬이다.
처음에는 러시아가 와서 원주민들을 배격하고 몰아냈고,
러일전쟁 이후에는 섬의 남쪽을 일본인들이 와서 원주민들을 몰아냈다.
지금도 여전히 몰려난 이 섬의 주인들은 일정지역에서 갇힌 삶을 살아가고 있다한다.
미국의 인디언 보호구역처럼.....
그러면서도 정복자들은 그것을 보호라고 말하겠지...
그래서 올가의 항변은 단순히 할아버지 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배려할 줄 모르고
소통할 줄 모르는 어른들의 세상 전체에 대한  항변일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올가는 고조할머니의 외투의 비밀을 벗기게 된다.
어떤 것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사할린에서의 삶을 사랑하게 된 고조할머니의 모습은 이제 올가의 모습이기도 하게 된다.
그것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삶의 모습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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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의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만약에 내가 그 할아버지였다면 나의 자식에게 나 역시 똑같은 모습을 보였을게다.
세상과 사람을 직시하고 그 올바름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은 참 어렵다.
그래서 아이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는건지도....
부모와 아이가 같이 본다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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