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수님을 만났다.

학교 다닐 때 나는 교수님을 잘 찾아가는 학생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교수님 방에 가면 평소에 교수님을 잘 찾아가는 사람인 듯 착각하게 된다.

교수님들 방은 각기 다른데 한 가지 공통점이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책. 그게 내가 착각을 하는 이유일까.

 

어쨌든 어제는 결코 그 방에 함께 가리라 한 번 상상한 적 없는 친구와,

그것도 그 친구와 결코 찾아뵈리라 생각지 못한 교수님을 찾아갔다.

그런데 너무 재밌었다.

교수님은 책이 쌓여서 서로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테이블에

우리 둘과 마주 앉으시고 선물로 받은 건강음료를 건네시고

빡빡-담배도 피우시고-

나는 그 와중에 교수님 책 좀 주세요 ㅠ 하고 책구걸하고

결국 두 권있던 소설책 한 권을 얻어가지고 왔다.

그리고 교수님이 

꼭 유명해져야 된다고 

농담60 진담 40의 느낌으로 우리를 배웅하셨다.

친구는 이미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아니 너 이렇게 유명한 사람과 다니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대답이..'저 얘 안 유명할 때부터 알았는데요 ㅠ'

그래, 뭐, 유메나한 히또가 저는 될 수 없지만

그래도 글을 계속 쓰지 않을까요.

그리고 교수님 평론도 이달 내로 읽을 게요-

(그냥 그때 아 진짜 좋아요! 하고 거짓말하는 게 나았을까..

여하간 솔직하게 안 읽었는데요..이래버려서;;;) 

 

교수님은 전날 술을 많이 드셔서

죽을 드시러 가시고

나는 친구가 부대찌개 사줘서 먹고

치즈사리 우동사리도 넣어서 먹고

오는 길에는 밀크티를 먹고

친구는 아메리카노

그리고 홧팅홧팅하는 분위기로 마무리하며 헤어졌다-

(그녀의 초록색 목도리가 급 눈에 선하네-)

(서로에게 주문 걸기: 잘 될 것이다아-라고)

 

 

에-

오늘 오전에

그동안 쓰고 있던 것을

일차 퇴고 했다.

안 그래도 그런 말 했는데

'이번에 다시 쓰려고 보니 나 왜 안 되는 줄 알겠더라,

아마 이것도 몇 년 후에 보면 또 그런 생각하겠지'

완벽해지지는 않겠지.

그래도 다른 거 하면서도 계속 써야지.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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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12-1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메나한 히또 되고 싶어요.
뭐, 사실 별로 상관 없지만.
유명한 친구가 있는 기분은 어떨까요?
전, 제 주변에 아무도 잘 나가지 않아서 너무너무 속상해요.
그리고 오늘은 안 유명한 친구와 당구쳐서 이겼어요.
전 소중하니까요 ㅋ

김토끼 2011-12-15 15:32   좋아요 0 | URL
친구가 유명하니 제 가치가 올라가요-
그렇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아 ;;
저 이번 여름에 포켓볼 배웠는데 새벽 한 시에 배워서 완전 정신없었음
저도 참 소중한데 말이죠..ㅎ

poptrash 2011-12-1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달려라 토끼 빌려 놓고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책은 연체가 되었고 도서관은 2월까지 휴관을 해버렸네요. 김토끼 님은 달려라 토끼 읽으셨어요? 혹시 김토끼 님은 달리기 잘 해요?

김토끼 2011-12-15 15:35   좋아요 0 | URL
안 믿으실지 모르지만
한 3개월동안 아침마다 조깅 40분 한 적 있었는데..
빨리 달리는 것과 오래 달리는 것 중 선택을 하라면
빨리 달리는 건 몰라도 오래 달리는 것은 그래도 못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도서관이 2월까지 휴관?(공사하나요?)
웃겨버리는군요-ㅎ

김토끼 2014-12-05 13:24   좋아요 0 | URL
아.. 요즘 달려라 토끼를 보고 있습니다.. 3년이 지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