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逆'의 횃불 든 전도사들...비전공자일 경우도 많아


전담번역의 세계

2004년 11월 08일   이은혜 기자 


▲전담번역은 때로 번역가의 한 생애를 건 저자와의 길고 지루한 대화다. 하지만 그런 내밀한 교감 속에서 진실한 번역의 언어가 탄생한다. 번역의 세계에서 길을 잃어버린 채 나오지 못하는 이들의 면면을 엿본다. © 

전담번역자는 한 저자의 책을 도맡다시피 해서 번역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알베르 까뮈 하면 김화영 교수, 베르나르 베르베르 하면 이세욱 씨 등이 떠오르듯, 전담번역이라는 키워드로 번역서의 세계를 엿볼 경우 우리는 번역문화에 깃든 어떤 새로운 풍경과 열정을 만나게 된다. 학술서의 경우 전공자가 전담번역자가 돼야 마땅하지만, 우리의 경우 비전공자가 순수하게 저자에 매혹돼 전담번역자로 깃발을 꽂을 경우도 많다. 학술서와 대중교양서로 나눠 전담번역자들의 면면과 특징, 해외사례 등을 살펴봤다. / 편집자주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프랑스인들이 접할 수 있었던 건 시인 보들레르 때문이었다. 파리에 가 온갖 정보를 수집해 번역할 정도로 그는 포에게 심취해 있었다. 앙드레 지드 역시 번역에 정력을 쏟았다. 세익스피어, 괴테, 타고르를 프랑스에 소개했던 게 그였다. 한국에선 ‘알베르 카뮈’ 하면 김화영 고려대 교수를 떠올릴 것이다. 카뮈 전집을 번역했는데, 정확한 미문으로 사랑받아왔다. 미셸 투르니에의 아름다운 지중해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것도 그의 덕이다. 이처럼 한 저자의 저서들을 꾸준히 번역하는 이른바 ‘전담번역’이 국내에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전담번역가가 된 사연들


서양철학전공자들 중 ‘전담번역가’의 길을 걷는 이들이 꽤 된다. 이기상 한국외대 교수(철학)는 하이데거 담당번역자로 꼽힌다. 1987년 ‘실존철학’을 첫 역서로 내놓은 후,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현상학의 근본문제들’에 이르기까지 10여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기존 번역들이 일본어판을 옮겨 왜곡이 심하다”라는 게 번역착수의 이유였다. 하이데거는 독일 일상용어로 ‘개념놀이’를 잘하는데, 이것을 일본식 한자로 맞바꾸면 하이데거는 반토막이 돼버린다.


이 교수는 하이데거의 핵심용어인 ‘Dasein’을 ‘현존재’가 아닌 ‘거기-있음’으로 옮겼다. 또 ‘본질-존재’는 ‘무엇-임’ 혹은 ‘무엇으로-있음’으로 바꿨다. 학부 때부터 독일에서 공부했기에 그는 독일어 뉘앙스를 살리는 데 좀더 정확할 수 있었다. 



에드문트 후설의 책 역시 까다롭긴 마찬가지다. 후설 전담번역자는 이종훈 춘천교대 교수(철학). 이 교수는 순수 국내파이어서 그런지 더욱 원전에 충실한 공부를 해왔다. 그런데 해외유학파들이 국내에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을 겉핥기식이나 2차 문헌에 의지해 소개하는 걸 보고, 번역을 결심하게 됐다. ‘현상학의 이념, 엄밀한 학으로서의 철학’에서 시작해 ‘시간의식’, ‘경험과 판단’, ‘데카르트적 성찰’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형식논리와 선험논리’ 등 두 권을 번역중이다. 하지만 그의 독주가 두드러지는 후설번역의 뒤를 누가 이어갈진 미지수다.



현대성의 명석한 해석자 장 보드리야르를 알린 건 배영달 경성대 교수(불문학)다. 1994년 ‘생산의 거울’을 내놓은 이래, ‘세계의 폭력’, ‘지옥의 힘’, ‘건축과 철학’, ‘테러리즘의 정신’ 등 보드리야르 후기 저서를 여러 권 소개했다. 보드리야르와 첫 인연을 맺은 건 출판사 의뢰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배 교수는 “그의 급진적 사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라며 앞으로도 ‘Cool memories’ 시리즈 등을 번역할 것이라 한다. 



한편, 한나 아렌트의 전담번역자는 둘이다. 홍원표 한국외대 교수(정치철학), 김선욱 숭실대 교수(윤리학)가 아렌트 연구자면서 번역자다. 홍원표 교수가 ‘정신의 삶 1’과 ‘혁명론’을, 김선욱 박사가 ‘칸트정치철학강의’를 각각 옮겼다. 두 사람은 현재 아렌트 전기와 저서를 번역중에 있다. 두 사람의 번역은 차이가 좀 있다. 예컨대 ‘공공영역’, ‘공론장’ 등 핵심단어가 달리 번역된다. “중요한 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홍원표 교수는 말한다. 어쨌든 역설과 반어법들이 많고, 또 서양철학 전반을 다루는 난해한 아렌트 사상의 전담번역자로 훗날 누가 꼽힐지는 두고 볼 일이다.


최근 빛보는 동양사상과 과학서



동양사상 쪽 번역도 활발하다. 가라타니 고진, 마루야마 마사오 등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사상가들. 김석근 연세대 교수(정치사상)는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충성과 반역’, ‘일본의 사상’ 등 마루야마의 책만 다섯 권 소개했다. 첫 번역을 시작한 1995년 당시는 국내 동양사상 연구기반이 매우 약했다. 그렇지만 김 교수가 마사오 책을 보니 연구방법론이나 시각 등 배울 것들이 꽤 있어 시작했다. “일본어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고, 또 문헌들이 많이 나와 번역이 만만찮았다”라고 털어놓는데, 영역본을 참조하면서 그런 어려움을 해결했다고 한다. 곧 마사오의 ‘문명론의 개략을 읽다’도 내놓을 예정이다.



물리학 쪽에선 리처드 파인만의 책을 박병철 대진대 교수(물리학)가 열심히 번역중이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1’,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등이 그것으로 대우재단번역지원을 받은 게 계속 인연이 됐다. 그가 번역하면서 중점을 둔 건 두 가지다. 첫째, 파이만 책들은 강의를 옮겨놓은 것이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구어체로 전달했다. 둘째, 파인만은 별다른 설명 없이 다른 논의들로 점프하곤 하는데, 이런 부분엔 박 교수가 ‘슬쩍슬쩍’ 보충설명을 끼워 넣었다.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공자도 아닌데 전담번역?



전공자가 아닌데도, ‘어쩔 수 없는’ 사연으로 전담번역자가 된 경우도 있다. “더 이상 희망할 것이 없는 번역이 나왔다”라는 홍윤기 동국대 교수의 평을 받은 에른스트 블로흐 전집의 번역자 박설호 한신대 교수(독문학)가 그런 케이스. 마르크스주의적 비판과 메시아적 희망을 연결시킨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 5권을 10여년에 걸쳐 번역해 내놓은 건 ‘대단한’ 일이었다. 번역을 시작했던 건 ‘유토피아 문제’로 학위논문을 쓰던 중 유토피아사상의 ‘권위자’인 블로흐에 매력을 느껴서다. 1990년대 초에 착수해 올해에야 빛을 보게 됐는데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번역했다. 하루 9시간 투자해 고작 1페이지밖에 못 옮긴다”라고 비전공자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국내에 블로흐 전공자가 없고, 번역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아직도 블로흐의 주저인 ‘주체와 객체’는 번역이 안됐는데, 박 교수는 “전공자가 좀 해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 번역문화의 우울한 현주소다. 예컨대 자끄 라깡의 책도 영문학자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했던 게 우리 현실이다. 배영달 교수는 “어문학자들이 철학서를 번역하는 게 특히 안타깝다”라고 지적한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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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11-09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같은 면에 난 같은 기사인데 이상하게 이 부분만 올라가지 않아서,

한글 문서로 옮겼다가 다시 올렸습니다.

릴케 현상 2004-11-0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이정우씨 글을 읽는데, 어느 사회학도가 프랑스철학이 김현류의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처음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 말에 분개한 걸 봤어요. (저 같은)일반인들은 정말 그런 줄 알았는데^^

balmas 2004-11-09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분개할 것까지야 ... ^^

프랑스 철학이 그렇게 해서 대중화된 거야 사실이죠, 뭐.

로쟈 2004-11-09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드리야르 '전문가'의 번역이라?! 오늘의 넌센스라 할 만하네요. 그는 보드리야르의 '소설'을 번역한 걸까요?..
 

국내 대중교양서 전담번역의 풍경

직접 쓰는 기분으로…

학술서에 비해서 대중서들은 번역자가 누구인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렇지만 문학이나 인문학적 에세이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해외 저자의 문체와 삶을 잘 이해하는 전담번역가가 그 사람을 화젯거리로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작가의 매력에 빠져서 그 사람을 속속들이 소개하고 싶어하는 전담번역가들이 국내에도 꽤 여럿 있다.


소설 ‘개미’를 비롯해 ‘나무’, ‘뇌’ 등으로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은 모두 이세욱 씨가 번역했다. 우연히 베르베르의 책을 접하게 됐던 그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문학이며 문학시장과 문학에 대한 사유를 넓히는 데 많이 기여할 것”이란 생각에 출판사를 의뢰해서 번역을 시작했다. 첫 번역 때부터 그는 베르베르를 만나러 갈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책에 나오는 거리, 무대, 인물 등 작가가 느끼는 것은 모두 느끼기 위해 여행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마치 내가 쓴다는 기분으로” 그는 베르베르가 되어 번역하는 데 몰두해 한 권도 빠지지 않고 모조리 소개했다. 지금은 올 10월 출간된 ‘우리는 신’이란 3부작 번역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3년간 이 작업을 할 예정이다. ‘하와이의 자식들’ 등 베르베르의 만화도 소설로 개작되고 있는데, 물론 이것도 이세욱 씨 몫이다.


시오노 나나미 만큼 관심을 모은 여류문필가도 없다. ‘로마인 이야기’를 위시해 수십권이 번역돼 나왔는데, 시오노 나나미의 전담번역가는 세 명이다. 한길사에서 먼저 시오노 나나미를 발굴했고, 이를 故 정도영 씨, 김석희 씨, 오정환 씨 세 번역가에게 맡긴 것. 정 씨는 ‘바다도시 이야기’를, 김 씨는 ‘로마인 이야기’를, 오 씨는 ‘나의 친구마키아벨리’ 등을 각각 맡게 됐다. 세 번역가 모두 시오노 나나미에게 완전히 매료됐다. 김 씨와 오 씨는 모두 “너무나 탁월한 작가다”라고 입을 모으면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번역할 것이라 말한다. 김씨는 여태껏 ‘로마인 이야기’ 12권을 번역했는데, 향후 3년간은 나머지 3권 번역에 몰두할 것이라고 한다.


독일문학의 거장 슈테판 츠바이크도 많은 번역가들을 거느리지만 특히 안인희 씨를 첫손에 꼽을 만하다. 안 씨는 1995년 독일유학에서 우연히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집어 들었는데 지식인들의 광기어린 내면을 너무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는 이 탁월한 복음술사에게 반해버렸다. “이미 여러권의 책을 번역해봤지만, 이 책을 옮기면서 처음으로 번역의 독특한 즐거움을 느꼈다”라는 게 그의 말이다. “베토벤의 전기를 쓴 로맹 롤랑의 전기를 쓴 츠바이크”는 매력덩어리였다. 그에게 숨가쁘게 말려들어간 안 씨는 그 외에도 ‘스코틀랜드의 여왕’,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등을 번역했다.


이것 말고도 모리스 르블랑 등 프랑스 추리 소설 분야에서 성귀수 씨가 전담번역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요시모토 바나나는 일본문학의 전문번역가로 명성을 굳힌 김난주 씨가 10여권을 독점하다시피 번역하고 있다. 무라카미 류는 양억관 씨가 주로 번역했는데, 김난주와 양억관은 일본문학을 맛깔스럽게 옮기는 양대 번역자로 명성을 누린다. 스페인의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 마르케스를 비롯해 주요 작가들을 번역해온 송병선 울산대 교수는 작가들을 현지에서 작가들을 만나서 교유하고 수시로 메일을 주고받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전담번역가로 충분한 조명이 필요한 번역자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불어 전문 번역가인 이상해 씨가 주목을 끈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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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4-11-09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번역자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주로 과학서적 쪽 번역자들한테 관심이 많아요. 박병철 교수님(만나뵌 적은 없지만) 번역은 물리학 쪽에선 최고봉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는 김희봉 선생님도 아주 탁월하시거든요. '물리가 물렁물렁' 시리즈를 번역하신 이충호선생님도 끝내주는 번역가이시고... 반면에 생명과학 쪽 주로 번역하는 이한음씨 번역은, 관련분야 전문가다운 솜씨는 인정하지만 문장이 가끔 목에 걸려요.

일본어 소설 쪽에선 김난주씨가 워낙 탁월하니깐... 자기책 외국어번역본에 까다롭다는 요시모토 바나나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더군요. 김난주씨랑 양억관씨는 부부 번역가로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김난주씨 쪽의 명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얼마전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이랑, 일본의 비판적 지성으로 꼽히는 후지따 쇼오조오의 '전체주의의 시대경험'을 읽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영어체 일어체 번역체'라고들 하지만 실제로 일본의 저런 학자들이 쓴 책을 번역한 책에서는, 일본어의 독특한 표현을 제외하면, 목에 걸리는 어색한 문장들이 없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전반적인 우리나라와 일본의 학문 수준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마루야마 마사오도 그렇고 가라타니 고진도 그렇고, 이 사람들이 서양 학자들 글 인용해서 말하는 걸 보면 아주 자연스럽고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가거든요. '완전히 소화해서' 얘기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번역돼 나오는 서양 책들은,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책 내용이 독창적이어서라기보다는 우리말로 적절한 개념을 찾지 못해서 이상하게 꼬아놨기 때문인 듯합니다. 저명한 과학자인 모씨가 그랬다죠. "전문용어를 써야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요.



그것과 조금 다른 맥락에서 번역에 아쉬움을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윤기선생이 번역한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을 때였어요. 이윤기 선생은 누가 뭐래도 훌륭한 번역자입니다만, 본인이 내용을 잘 안다고 자신했던 터인지, 글에서 캠벨보다 번역자가 더 부각이 되는 거예요. 설명하기 좀 애매하긴 하지만... 어떤 느낌이냐면, 번역자의 독특한 글투가 너무 많이 묻어난다는 것. 책은 굉장히 훌륭했고 번역도 그정도면 100점에 가깝지만 캠벨에 앞서 이윤기 냄새가 난다는 것은 좀 아쉬웠어요.



번역 얘기가 나와서 본의 아니게 주절거리게 되었네요.

릴케 현상 2004-11-09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혹한 글읽기'를 보니 이윤기님의 번역서에 유난히 잔혹하던데요

balmas 2004-11-09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스트롱베리님, 이런 좋은 정보를 그냥 댓글에다 풀어버리시면 어떻게 해요???

마이 페이퍼라도 하나 쓰시지 ...



'잔혹한 글읽기'??

아하! 그 책이요 ...

저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그 분야의 전공자가 한 이야기이니,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이윤기님이 좀 오버하는 건 있죠.^^

딸기 2004-11-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야겠어요. 페이퍼에 정리해봐야겠네요.
 

해외사례: 日本, 하이데거 전담번역자만 10명 넘어

2004년 11월 08일   이은혜 기자 이메일 보내기

국내와 달리, 해외학계에선 한 학자에 대한 ‘전담번역자’가 넘쳐날 정도로 많다. 하이데거의 주저 ‘존재와 시간’이 일본에는 무려 14종이 나와 있다. 미국에서는 2종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독일철학에 대한 양국의 ‘대접차이’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명성을 얻은 프랑스 철학자인 데리다의 저서가 영미권에서 무려 70~80권이나 넘게 번역돼 있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데리다에 달려들어서 꾸준히 번역업적을 내놓는 학자들도 10여명이 넘어간다. 번역은 반역이고, 역자들 사이에서는 해석학적인 경쟁이다. 이런 문화 위에서 학문적 개념에 대한 토론이 일어날 수 있고 방향성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우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지 않다. 프랑스철학이든, 독일실존주의 철학이든 국내에 그 분야 권위자들은 몇 손가락 안에 꼽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공자들 대부분이 근대 이전에 꽁꽁 묶여 있어서, 근대 이후의 철학자들은 번역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독특한 문화’도 한 몫 한다. 구연상 한국외대 강사(현상학)는 “선배교수가 번역한 것에 대해 후배교수들은 재번역하는 것을 꺼린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좀 오역이 있다 해도 그걸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는 게 한국의 관행이라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도 있다. 국내의 몇몇 특정 출판사들이 외국 유명출판사에서 나온 유명저자의 책을 수십권씩 독점계약을 해버리기 때문에 번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동문선’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동문선 출판사의 출판예정도서목록을 한번 살펴본 사람이라면 로열티 선점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출판사 사장들은 민음사, 한길사 등 대형출판사들이 로열티 선점을 해놓고 몇 년이 지나도록 책을 안낸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학자들은 기껏 혼자서 번역했다가 인쇄불가의 판정을 받으니, 안 그래도 번역에 돈 한푼 못받는 마당에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번역의 질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독점계약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번역지원 시스템이 동종번역 문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들이 많다. 진태원 서울대 강사(철학)는 “일본과 미국은 연구소나 국가기관을 통한 번역지원활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학술진흥재단과 대우학술재단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며, 지원제도의 대폭 확충이 절실함을 지적한다.


©2004 Kyosu.net

국내와 달리, 해외학계에선 한 학자에 대한 ‘전담번역자’가 넘쳐날 정도로 많다. 하이데거의 주저 ‘존재와 시간’이 일본에는 무려 14종이 나와 있다. 미국에서는 2종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독일철학에 대한 양국의 ‘대접차이’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명성을 얻은 프랑스 철학자인 데리다의 저서가 영미권에서 무려 70~80권이나 넘게 번역돼 있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데리다에 달려들어서 꾸준히 번역업적을 내놓는 학자들도 10여명이 넘어간다. 번역은 반역이고, 역자들 사이에서는 해석학적인 경쟁이다. 이런 문화 위에서 학문적 개념에 대한 토론이 일어날 수 있고 방향성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우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지 않다. 프랑스철학이든, 독일실존주의 철학이든 국내에 그 분야 권위자들은 몇 손가락 안에 꼽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공자들 대부분이 근대 이전에 꽁꽁 묶여 있어서, 근대 이후의 철학자들은 번역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독특한 문화’도 한 몫 한다. 구연상 한국외대 강사(현상학)는 “선배교수가 번역한 것에 대해 후배교수들은 재번역하는 것을 꺼린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좀 오역이 있다 해도 그걸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는 게 한국의 관행이라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도 있다. 국내의 몇몇 특정 출판사들이 외국 유명출판사에서 나온 유명저자의 책을 수십권씩 독점계약을 해버리기 때문에 번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동문선’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동문선 출판사의 출판예정도서목록을 한번 살펴본 사람이라면 로열티 선점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출판사 사장들은 민음사, 한길사 등 대형출판사들이 로열티 선점을 해놓고 몇 년이 지나도록 책을 안낸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학자들은 기껏 혼자서 번역했다가 인쇄불가의 판정을 받으니, 안 그래도 번역에 돈 한푼 못받는 마당에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번역의 질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독점계약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번역지원 시스템이 동종번역 문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들이 많다. 진태원 서울대 강사(철학)는 “일본과 미국은 연구소나 국가기관을 통한 번역지원활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학술진흥재단과 대우학술재단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며, 지원제도의 대폭 확충이 절실함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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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1-09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정세를 따라가며 이해하는 일이 질려버렸어요 누가 제 대신 판단 해 주면 좋겠어요-_-머리는 빌리면 된다던데

balmas 2004-11-09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마디로 사건이 너무 많죠 ...
 

미국 대선 이후의 한반도 정세와 대응방안

2004년 11월 10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부시의 재선 성공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시 당선 직후의 여러 흥분을 넘어 이제 논의는

그 전망에 따른 우리, 한국 시민사회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평화네트워크에서는 11월 월례포럼의 주제를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응방안'으로 잡고,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과 이에 따른 북한의 대응 전망, 이에 따른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의 과제까지 전문가들과 함께 집중적으로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 11월 10일(수) 오전 10시-오후 1시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주최 :
평화네트워크

프로그램

사회 : 함택영(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토론자 :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소장) - 6자회담 평가와 과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의 대응 전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한국 정부의 과제


그 밖의 다른 자료들도 평화네트워크 홈페이지(http://www.peacekorea.org/)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일시 : 11월 10일(수) 오전 10시-오후 1시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주최 :
평화네트워크

프로그램

사회 : 함택영(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토론자 :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소장) - 6자회담 평가와 과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의 대응 전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한국 정부의 과제


그 밖의 다른 자료들도 평화네트워크 홈페이지(http://www.peacekorea.org/)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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