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화와 노동] 제 246호 2004년 11월 25일 목요일



동요함을 공격하고, 단호함을 조직하라!
- 현 시기 총파업 투쟁의 방향에 부쳐






'피할 수 없는 조직의 명운을 건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만이 비정규직 법안을 막을 수 있다'던 민주노총의 약속이 다시금 주저 않을 위기에 놓여있다. 어제, 11월 24일은 올해 총파업을 가늠하는 두개의 중요한 행동과 결정이 내려진 날이다. 하나는 비정규노동자 자신들이 그 동안의 단사 차원의 투쟁을 넘어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11월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부파업을 결의하는 날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전면적인 총파업을 호언하였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제6차 총력투쟁본부 대표자회의를 통해 '11월 26일은 비정규 개악안 철회 등 5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와 '11월 29일 국회 환노위에서 법안강행 기도가 구체화될 시 투본대표자회의의 결정에 따라 12월 2일 총파업에 돌입한다'한다고 결정한 날이다. 무기한 총파업이 6시간 시한부 파업으로 바뀐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변화된 정세에 따라 총파업 전술이 바뀐 것이라 설명하지만, 법안 상정 유보가능성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총파업투쟁 일정을 조정한다는 것은 비정규 개악안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던 애초의 취지를 찾아볼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 투쟁방향에 대한 변화는 우리가 그토록 우려해왔던 대중투쟁에서의 후퇴이다. 우리는 지난 시기 민주노총의 총파업선언 철회와 유보, 그리고 4시간 내지 하루파업이라는 지극히 형식적인 파업이 대중운동을 어떻게 피폐화 시켰는지 잘 보아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으로 인해 신자유주의 개혁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키고 노동자운동의 실리주의 강화하며 패배주의 확산을 가져온 과정을 잘 보아왔다. 그래서 이번 민주노총의 결정은 조합원 대중의 역동성과 잠재성을 신뢰하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그들이 직접 이야기한 노동운동의 명운에 찬물을 끼 얻는 행위를 스스로 자임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특히 '공무원노조 구속법'이라고 불리는 공무원노조 특별법 법안 상정이 예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인 것이다.

올해 총파업투쟁의 동력은 자동차와 금속노조, 일부 화학과 현안투쟁이 걸려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17만명 정도의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진행된 파업투쟁의 규모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규모이다. 하지만 단위 사업장 차원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하지 못하고 부분파업이나 태업을 준비하고 있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대중은 이번 민주노총 지도부의 역할을 더욱더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힘있게 총파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더욱더 자신감을 얻을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패배주의는 확산될 것이다. 현 시기 민주노총 지도부는 현장에서 도도히 흐르는 노동자대중의 정서를 투쟁이라는 공간으로 끌어올리려는 의지와 계획을 보여주어야 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진행되어온 민주노총의 총파업처럼 현 시기 총파업이 무산된다면 이제 조합원과 민주노조를 포함한 지도부들간의 괴리는 더욱더 심화된 형태로 등장할 것이다. 노동자대중들이 단결과 투쟁을 통하여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도 구조조정 당할지 알면서도 각자가 잔업과 특근, 자격증 획득 등을 통한 개별적인 경쟁의 방식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현 시기 절망을 부르는 동요는 노동자운동의 무기력에 숨은 비밀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스스로 공언해온 약속을 지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번 파업이 아니면 언제 반신자유주의 투쟁과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진행할 것인가? 이번에 주저앉게 된다면 노동자대중운동은 앞으로 몇 년간 총파업이란 단어를 꺼내기도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 시기 비정규 개악저지 투쟁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앞장서 지도부와 조합원과의 괴리를 극복하고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실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비정규노동법 개악안의 칼날이 정규직 노동자에게 맞춰져 있다는 사실은 김대중 정권에 이어 시종일관 추진되어온 노무현 정권의 노동유연화 정책을 통해서 충분히 알려져 왔다. 노무현 정권은 소위 참여민주주의와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국정과제로 출범한 정권이다. 특히 현정권의 노사관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금융자본에게 규제가 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국제적 수준으로 재편(완화)하여, 자본투자(투기)를 자유화하고 노동유연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 그 목표이다. 그러나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노무현 정권은 출범 첫 해, 노동자민중의 요구에 대하여 어김없이 구속과 손배가압류의 족쇄를 채웠으며, 많은 노동자대중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작년에는 정리해고 요건을 대폭 완화하여 모든 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우고, 파업권을 무력화하여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노사관계로드맵(이정표)을 발표한 바 있었다. 따라서 현재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파견허용 업무의 확대와 파견기간 연장', '기간제 노동의 확대'는 일련의 노동유연화의 흐름을 가속화하고, 전면화 하기 위한 시도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투쟁은 직접적으로 정권의 비정규노동법 개악시도를 분쇄하고 수년간 거침없이 추진되어온 노동의 불안정화 경향에 파열구를 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법안의 통과여부와 그 구체적인 내용은 중요하다. 그러나 또 한편 이 투쟁의 성패는 법안 개정의 '수위'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오히려 위력적인 투쟁을 통해서 폭주하는 노동의 불안정화 경향을 멈추고 수년간 개별사업장으로 분산되어 진행된 투쟁에서 계속 패퇴해왔던 노동자대중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가, 이를 통해 계급적 단결을 형성할 수 있는가가 오히려 이번 투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준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비정규개악저지 투쟁은 전국적인 규모에서 조직되고 진행하는 투쟁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의 특수한 성격에 비추어볼 때, 이번 투쟁을 법안 상정 일정을 고려한 투쟁으로 국한시켜 놓는 것은 그야말로 위험한 일이다. 게다가 이번 비정규노동법개악이 왜 추진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 투쟁의 요구가 어느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투쟁은 비정규노동법 개악안에 대한 투쟁이면서 동시에 법안을 상정한 정권과 그들의 신자유주의 정책기조에 대한 반대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투쟁의 요구는 당면한 비정규노동법 개악저지와 신자유주의 반대, 노무현정권 반대로 확장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권의 계급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노동자 대중이 이 투쟁의 정치적 성격을 인식하고, 신자유주의 제반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면서 노동의 불안정화를 강제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투쟁의 쟁점을 보다 확장시키고 정치적인 쟁점과 연동시키는 것은 단지 법안의 상정여부, 통과여부로 이번 투쟁을 좁히지 않고 계급투쟁의 한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번 투쟁과 같이 전계급적인 사안에 대해 전국적으로 조직되는 투쟁은 각 단위 사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이다. 조합원 대중에게 신자유주의의 모순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교육하고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이를 통해서 대중과 조직 모두가 변화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올해 비정규노동법 개악안 저지투쟁 같은 전국적이고 전계급적인 쟁점이 위력적인 파고를 그려낸다면 그 성과는 계급 내적으로 분할을 막고 단결과 노동기본권쟁취에 충분한 기여를 할 것이다. 개별화된 사업장의 요구가 아니라 전계급적인 요구, 계급투쟁의 쟁점이 가장 첨예하게 격돌하는 지점에 대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계급적 단결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반기 투쟁은 전국적으로 단일한 쟁점으로 진행되는 연대투쟁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조직화'의 과정으로 확장될 경우 많은 성과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투쟁의 성과를 법안 내용의 일부 개정 등 실리적인 것으로 제한할 때 개별노조에서도 쟁점은 실리적인 것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투쟁의 전체 목표를 계급적 역관계의 변화,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비정규, 여성, 이주, 하청 등 모든 불안정 노동자의 조직화에 복무하는 것으로 배치해야 한다. 현 시기 확대되는 노동자계급의 균열을 막고 오히려 분할을 심화시킬 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상급단체와 단위노조, 현장활동가의 수준에서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투쟁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노동의 불안정화 공세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투쟁임과 동시에 노동자운동이 스스로의 체질을 개선해 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인 것이다. 노동자 운동은 이 투쟁을 통해서 정권과 자본의 비정규직노동법 개악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실리주의도 분쇄해야하는 당면 목표가 있는 것이다. 이럴 때만이 현시기 반신자유주의 전선은 올곧이 형성될 수 있다.

몰락해가는 세계자본주의의 마지막 발악이 신자유주의 공세이다. IMF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자본주의는 더욱더 깊이 세계자본주의에 흡수되어 가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 투자되는 대부분의 자본이 경제발전과 하등 관계없이 오로지 금융적 축적을 위한 투기성 자본이라는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자본주의 자화상 속에서 충분히 발견된다. 주변부 국가에서는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공격으로 인하여 대량 해고와 불안정 노동, 사회복지 축소 등이 진행되고, 외환/외채 위기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지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대중의 권리는 부정되었다. 현재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각종 세계기구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는 한국의 노동시장경직성에 대해 지적하면서 '정규직노동자의 과보호를 줄이고, 비정규직 처우를 정규직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공격하고 있다.(2004년 IMF 연례협의단 정책권고) 따라서 현 시기 투쟁은 이러한 자본축적의 위기로부터 출발하여 노동자대중의 독자적인 전망을 열어가는 투쟁의 관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만이 힘찬 투쟁을 예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핵심은 노동에 대한 총체적인 공격이다. 구체적으로는 비정규직 확대와 정리해고 자유화 등 '노동의 유연화'에 있다. 그래서 정권과 자본은 이 문제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 97년 정리해고 법제화, 98년 파견법 제정, 02년 경제자유구역법 제정, 03년 주5일제를 빌미로 한 근로기준법개악, 04년 비정규 노동법 개악을 출발로 하는 노동법 개악 공세 등 지난 수년간 어느 정권을 불문하고 한 치의 양보도, 후퇴도 없이 몰아쳤다. 따라서 이번 총파업은 작년 열사 투쟁처럼 일부만이 참여하는 총파업 투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6시간 부분파업과 어정쩡한 집회 몇 차례로 끝내는 형식적인 하루 총파업은 기만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의가 필요하다. 우리의 파업대오가 빈틈을 보인다면 저들은 파죽지세로 깨고 들어올 것이다. 사업장으로부터 단호한 결의로 노동자대중을 조직하고, 위력적인 총파업과 집회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또한 사업장별 비정규 노동자와 공동투쟁, 공동파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공동파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공동실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정규직-비정규직노조와 공동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이번 총파업이 형식적인 총파업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단결을 통한 실질적인 투쟁을 꾀해야 할 것이다.

현 시기 노동자운동의 전진의 관건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저임금·무노조·무권리 상태에서 정권과 자본의 물리적 이데올로기적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비정규, 여성, 이주, 저임금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 내부의 분할을 극복하고 이들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이런 투쟁에서 비껴선 노동자 운동과 자신들만의 '울타리' 안에서만 진행되면서 노동자 내부의 분할을 확대재생산하는 투쟁, 그리고 국회 안에서 청원운동의 대리인 역할에 그치는 지도자의 활동 역시 모두 사이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운동의 오래된 대의 중 하나인 '노동자 계급의 단결과 연대'를 통한 비정규직 철폐를 향해 총진군하자. 절망을 부르는 투항주의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변혁을 지향하는 노동자운동의 정방향을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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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팽개친…문학은 끝장났다”













일본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
‘근대문학의 종말’선언

‘문학이 죽었다’는 말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오래 전에 확인된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다. 문학의 의연한 생존을 확신하는 이들에게 그런 선언은 양치기 소년의 되풀이되는 거짓말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는 문학의 죽음에 관한 풍문이야말로 거꾸로 문학의 생존 근거이자 양식이라는 주장조차 나오는 판이다.

그렇다면 문학은 살아 있는가. 여기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선언하는 글이 있다. <문학동네> 겨울호에 실린 일본의 문학평론가 겸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63)의 <근대문학의 종말>이 그것이다. 이 글은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행한 강연을 풀어 쓴 것이다.

가라타니의 논리는 ‘문학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영구혁명중에 있는 사회의 주체성(주관성)’이라는 사르트르의 정의에서 출발한다. 쉽게 말하자면 정치가 감당하지 못하는 혁명의 핵심을 문학이 담당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체적 비평과 포스트모던 문학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근대문학’은 이런 혁명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그것은 일본의 경우에 ‘1980년대에 끝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미국은 더 일러서 1950년대로 시점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가라타니 고진은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열린 한 문학행사에 참석해 ‘일본에서 문학은 죽었다’고 발언해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는 문학평론가인 자신이 평론을 그만둔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런 발언을 했던 것인데,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만은 문학의 역할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해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 그는 한국에서도, 미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문학은 끝장이 났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문학이 사소해졌다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가라타니는 문학은 자신에게 부여되는 지적·도덕적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을 때만 문학으로서 존립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러한 과제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워진다면, 문학은 단지 오락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어떤 ‘문학’은 오락이 될 수도 있다. 그는 나아가 일본 만화처럼 세계적인 상품으로 팔리는 문학을 권장하기조차 한다. 다만, 거기에다 본디 의미의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말자는 것이다.

본디 의미의 문학에 충실한 사례로서 그는 역설적이게도 ‘문학을 그만둔’ 두 사람의 사례를 든다. 부커상 수상작인 <작은 것들의 신>의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 그리고 <녹색평론> 발행인인 ‘전직’ 평론가 김종철씨가 그들이다. “위기의 시대에 한가롭게 소설 따위를 쓸 수는 없다”는 로이, 그리고 “어느 사이엔가 문학이 지극히 협소한 것만 다루게 되었”기 때문에 문학을 그만두었다는 김종철씨야말로 “‘문학’을 정통적으로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대로, “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밖에는 읽히지 못할 통속적인 작품을 쓰고 있는 작가”나 “그 존재가 문학의 죽음을 역력하게 증명할 뿐인 패거리”는 문학의 생존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그는 일갈한다.

그는 “역사적 이념도 지적·도덕적인 내용도 없이 공허한 형식적 게임에 목숨을 거는” ‘일본적 스노비즘’이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문학을 떠나서 생각하라”고 결론 삼아 제안한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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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04-11-27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로선 고진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고 그의 이름만 몇 번 들어보았을 뿐인데, 이 주장은 동의의 여부를 떠나서 매우 감동적이군요. 고작 신경숙 -- 내가 읽은 건 한권뿐이지만 그게 워낙 어이없어서.. -- 같은 작가가 한 세대를 대표하는 상황이라는 게 참.. 물론 사소한 것들은 중요하지만,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웅변하는 게 아닌, 그저 사소함 속에서 안주하고 그것을 변명하는, 그런 태도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은 윤리와 정치를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지 않을지.. (문단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제가 알기로 신경숙 등을 띄워주는 데 앞장섰던 <문학동네>에 이 글이 실렸다는 게 재밌군요. 어떤 생각을 하고 실었을까..) 어쨌든 이것저것 고민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지금 컴퓨터 상태가 이상해서 제 블로그에 글이 씌어지질 않는데, 블로그가 정상화되는 대로 이 글을 퍼가겠습니다. 미리 양해 =)

balmas 2004-11-2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모모님이 딱 꼬집어서 말씀하시는군요. [문학동네]도 식성이 참 다양하죠. 그만큼 고진이 만만하다는 뜻인지도 ...
 


 


의료 붕괴로 가는 지름길













세계에서 의료 수준이 제일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언뜻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답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면 노벨의학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1901년의 베링부터 올해의 액설과 버크까지 179명의 의학자가 노벨의학상을 차지하였는데 미국인이 91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의료비 역시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5% 가량을 지출하여 압도적인 1등이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과 우리나라는 대체로 6~7%를 의료비로 지출하여 미국의 절반 이하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건강 상태도 미국이 으뜸일까? 영아 사망률, 이환율, 평균수명 등 여러 건강지표를 살펴보면 미국은 1등은커녕 선진국들 가운데 뒤쪽에 처져 있다. 노벨의학상 수상자는 1명도 없고, 의료비 지출액수가 미국의 1/30도 안 되는 쿠바 국민들의 건강 수준보다 별로 나을 바가 없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체로 의료의 공공성이 확립된 나라일수록 국민들의 건강 수준이 높고, 반대로 의료를 시장에 의존하여 양극화가 뚜렷한 나라일수록 건강 상태가 나쁘다는 것이 역사와 현실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45%에 머물고 있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80%까지 확대할 것과 8%에 지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을 30%로(OECD 나라들은 평균 75%이다) 높일 것을 보건의료 분야의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미흡하기는 하지만 옳은 방향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출범 2년이 다 되도록 실현 기미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방향키를 거꾸로 잡은 듯하다.

그러한 우려를 낳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 가지만 살펴보자.

지난 16일 국무회의는 〈경제자유구역법〉의 ‘외국인 전용의료기관’ 유치의 어려움을 핑계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외국병원은 국내병원과 동일한 환자를 보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병원보다 5~6배 비싼 진료비, 건강보험 제외, 영리법인 허용, 세제 및 자금지원 혜택, 환경 및 고용조건 규제완화 등 각종 특혜를 받게 된다. 이로써 실질적으로 의료시장이 개방되는 것인데, 정부의 왜곡과는 달리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의료의 공공재적 특성 때문에 의료시장 개방에 부정적이다.

이러한 외국병원이 누리게 될 특혜에 대해 국내병원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지금보다 획기적인 수준의 의료수가 인상과 규제완화를 요구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나아가 국내병원의 영리법인화와 건강보험 제외를 주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불만족스럽지만 그나마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던 건강보험제도의 기반이 붕괴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대체할 민간의료보험의 등장이 필연적이다. 일각에서는 영리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의 장점을 거론한다. 하지만 그러한 제도의 선도국인 미국의 몇가지 실례를 보더라도 그것이 허구임은 명백하다. 영리병원의 진료비는 비영리병원보다 3~11% 비싸다. 영리병원은 비영리병원보다 의료진에 대한 인건비 지출이 적은데, 그만큼 의료진의 노동조건이 더 열악하며 그 결과는 환자들에게 전가된다. 그에 따라 중증 환자의 영리병원 사망률은 비영리병원보다 7~25% 높다. 우리나라 어느 생명보험회사는 지난해 2조원의 수입을 올렸는데, 보험가입자에게 지출한 돈은 6천억원뿐이다. 나머지는 회사와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원리적으로나 실제로나 민간의료보험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해외원정진료를 흡수하리라는 점도 원정진료의 70% 가까이가 외국(특히 미국) 국적 취득을 위한 원정출산인 현실에서 설득력이 없다.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은 경제자유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완전히 붕괴시켜 국민의 건강 수준을 더욱 악화시킬 최악의 조치다.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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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이데올로기와 한판승부!





‘피할 수 없는, 조직의 명운을 건’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비정규직 법안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정규직의 ‘배부른 파업’은 없다. 민주노총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비정규직 싸움에 나선다. 총파업을 지휘하는 이수호 위원장의 인터뷰도 준비했다.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 이번 총파업은 노동운동의 조직적 힘과 건강성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11월14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사진 / 김진수 기자)





“내 손에 최소한 50만표를 쥐어달라.”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11월26일로 예정된 비정규직 법안 관련 총파업을 앞두고 전국 사업장을 돌며 파업 찬반투표를 독려할 때 줄곧 이렇게 외쳤다. 민주노총이 그동안 대의원대회에서 통과시켰던 총파업을 전체 조합원(59만5천명)이 직접 참여하는 투표를 거쳐 결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찬반투표 결과 30만5천명이 참가해 20만7천명(67.9%)이 총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찬성표를 던졌다.

비록 50만표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68%에 달한 총파업 찬성률은 ‘뜻밖의’ 높은 수치라는 게 노동계의 반응이다. 올 상반기 투쟁에 따른 조직적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외환위기 이후 해마다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동원돼온 만큼 ‘파업 피로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할 때 찬성 20만표는 현장의 총파업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은 “민주노총 단위노조 가운데 자체 사업장 문제로 파업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노조가 수두룩하다”며 “이를 고려할 때 이번 투표 참가율과 찬성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노동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법안(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에 이미 제출돼 조만간 상임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로 넘겨질 예정이다. 노동계는 정부가 △기간제 근로자를 3년 이내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파견 대상 업무를 전면 자유화해 비정규직 확산을 조장하는 최악의 개악안을 강행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정부 법안 폐기 및 대화를 통한 새로운 법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동부는 “법안은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남용을 규제하되 노동 유연성을 훼손하지 않는 데에 기본 방향을 두고 마련됐다”면서 노동계가 총파업으로 맞서더라도 연내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되는 순간, 정부가 법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찬성’20만표가 말하는 것은…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여부를 묻고, 또 높은 찬성률이 나왔다는 건 이번 총파업이 ‘비정규직 법안 싸움’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민주노총은, 해마다 총파업 선언을 되풀이했지만 별다른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판판이 깨지고 말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금껏 총파업 이슈는 임단협 투쟁이거나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은 성격이 다르다. 정규직 대공장 노조의 이른바 ‘배부른 파업’이 아니라 조직 노동자들 스스로 비정규직 싸움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수호 위원장은 “정부가 이번 개악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민주노조 운동의 정통성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민주노총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이번 싸움을 맞고 있다.

사실 민주노총으로서는 비정규직 법안 총파업을 대의원(870여명)한테 묻지 않고 60만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는 것이 모험이기도 했다. 이수호 위원장의 말마따나 총파업이 부결된다면 민주노조 운동은 정통성에서 일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는 현 노동운동에 대해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의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된 운동”이라고 늘 비판해왔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최근 “대기업 노조의 경우 노력에 비해 과도한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또다시 노동계를 자극하기도 했다. 결국 총파업이 부결되거나,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동원부족으로 패배한다면 ‘정규직의 배부른 운동’이라는 정부 논리를 노동계가 입증해주는 셈이 되고 만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싸움은 ‘대기업 정규직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면승부 성격도 띠고 있다.



정부 “여기서 노동계에 밀리면 끝장”



특히 이번 총파업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수세에 몰려 있는 노동운동의 조직적 힘이 과연 얼마나 살아 있는지, 또 노동운동이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건강성’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정규직 대공장 이기주의에 젖어 있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을 위한 총파업을 한다고? 그래 어디 한번 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운동이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단지 ‘구호’로만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민주노총은 “그렇다면 우리의 실력을 이번에 제대로 한번 보여주겠다. 정부의 생각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겠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김주환 국장은 “정규직 노동자 20만명이 비정규직을 위해 총파업을 선언했다는 건, 그동안 말로만 비정규직 투쟁을 외쳐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규직 노동조합이 무언가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 이번 총파업은 노-정 대립의 분수령이 돌 것으로 보인다. 올초 김대환 노동부 장관(왼쪽)과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이 만나고 있다. (사진 / 박승화 기자)





물론 법안이 통과되면 노동시장이 비정규직 중심으로 재편돼 정규직도 비정규직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에 예상외로 높은 총파업 찬성률이 나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비정규직 법안을 막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정규직의 씨가 마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노동운동 조직이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이수호 집행부가 ‘비정규직 확산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집행부’라는 역사적 평가를 짊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싸움은 1998년 2월 노사정 대타협 당시 정리해고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사퇴했던 상황과 비슷한 수준의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파업이 노-정 대립의 분수령이 될 공산도 크다. 물리적 힘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노-정 관계가 파국에 이른다면 현 정부가 줄곧 표방해온 ‘사회적 대화’는 이제 노무현 정부 임기 내내 말도 꺼내기 어렵게 된다. 김유선 소장은 “비정규직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정부가 대화 의지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법안 처리 강행은 노사정위원회 대화 틀조차 공식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 상황은 1996년 말∼97년 초 노동법 날치기 처리 때의 총파업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총파업 국면이 향후 노사 관계를 판가름짓는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정부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당정은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뿐 아니라 비정규직 법안을 포함해 갈등을 겪고 있는 법안들을 연내에 한꺼번에 털어버리겠다는 구상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동부쪽은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비정규직 법안은 그동안 충분히 논의된 사안이다. 재논의를 한다 해도 합의가 이뤄질 문제가 아니고, 손질해봤자 별로 달라질 건 없다. 내년부터는 노동법·제도 선진화 방안 등 다른 과제를 풀어야 한다”며 “총파업을 피해간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 관계자는 “이번에 끝내지 못하면 비정규직 법안이 노-정 관계를 악화시킬 최대 이슈로 계속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피할 수 없는 싸움으로 보는 것 같다”며 “김대환 노동부 장관도 여기서 노동계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 대대적 가세, 판이 커진다



한편, 열린우리당에서는 노동계의 저항이 의외로 강한 만큼 연말 총파업 소나기 국면을 일단 피해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은 “열린우리당 환노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 이번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을 꼭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법안 내용도 더 토론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법안 처리가 연기되더라도 앞으로 국회가 열릴 때마다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긴장은 지속되겠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럴 경우 노동계도 지쳐 파업 동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 11월22일 총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 정부에 노-정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김진수 기자)





이번 총파업 국면이 정부와 이수호 집행부의 첫 대규모 정면대결이기도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는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제도’를 둘러싼 최초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각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철폐, 차별 해소 등을 놓고 산발적인 싸움이 계속됐지만 법과 제도라는 측면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정치적 쟁점’으로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법안을 “이미 노동시장에서 불법·탈법적으로 횡행해온 비정규직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합법화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까지 이번 싸움에 가세해 판이 커지고 있는 양상은 주목할 만하다. 양대노총·한국비정규노동센터·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103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비정규노동법 공동대책위원회’는 법안 철회를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또 학계·법조계·예술단체·시민단체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기존 노동운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참여연대까지 비정규직 법안 투쟁을 사업의 전면에 배치하면서 연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참여연대쪽은 “비정규노동법 개악은 단순히 노동 문제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소득 불평등과 경제 양극화 등 사회 불평등의 근본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총파업은 노동운동만의 고립된 싸움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주변부로 밀려난 절대 다수 노동인구의 삶의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사회세력간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올 초 취임 당시 “내가 대화와 교섭을 중시하는 건 맞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서 노무현 정부 임기 안에 신자유주의 시장 흐름에 맞서는 제대로 된 한판 싸움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총파업은 비정규직 법안이란 긴박한 변수로 인해 그 싸움이 생각보다 일찍 닥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계에서는 “피할 수 없고, 조직의 명운을 건 싸움”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과연 총파업에서 노동자들의 함성이 얼마나 크게 터져나올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노동법 날치기로 촉발됐던 96년 말∼97년 초의 총파업처럼 커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물론 당시에는 새벽 날치기라는 극적 사태가 있었고 정리해고 도입이라는 ‘충격적 이슈’가 있었지만 비정규직 급증은 이미 시장의 대세로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당시 법외단체였던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거쳐 노동운동 세력으로서 실체와 지위를 인정받고 국민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 만약 민주노총이 이번 비정규직 법안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조직적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이번 싸움은 민주노총에게 하나의 도전이자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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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1-2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판이 크군요

balmas 2004-11-2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이 커질지는, 글쎄요 ...
 
 전출처 : nrim > [퍼온글] 브레송 사진집 구입하실 분, 서두르셔야겠습니다!

석달 전 사망소식을 알렸던 사진가 브레송을 기억하시는지요? 브레송을 아시는 분이라면 아마도 한번쯤 그의 사진집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를 소장하고 싶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정가 80,000 원, 알라딘 할인가 68,000 원이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선뜻 구입하시지는 않았을텐데요, 만약 꼭 이 사진집을 갖고 싶으시다면 서두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출판사에서 가지고 있는 재고가 채 100 부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렇게 책이 떨어지면 곧 다시 찍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는데요, 이 책의 경우는 전량 해외주문제작방식인데다, 거기에 필요한 비용이 워낙에나 크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곧바로 다시 찍어낼 수가 없다네요.

제 입장에서는 "아니 아니 그래도 책이 떨어지면 곧바로 다시 찍으셔야죠!"라고 말하고 싶긴 합니다만, 사실 이렇게 비싼 책의 경우는 출판사에서도 적지 않이 부담이 되리라는 생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재고가 떨어지면 한동안은 구하기 어려울 거라는 소식, 미리 알려드립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다는데 이런 소식을 날리다니, 제가 곱지만은 않으실 거라 생각하지만 ^^:; 그래도 떨어지고 나면 서운하실 것 같아서요. 자, 그럼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봐 주세요! ^^  -- 알라딘 이예린(yerin@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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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11-2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다고 해야 할지 미워해야 할지 모르겠군 ... ^^;;;

그런데, 정진국 씨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정진국 씨 번역을 믿기가 어려워서(중요한 책들을 골라서 번역해주는 건 고마운데, 번역은 그다지 성의가 없고 오역들도 여럿 보인다) 책을 안사고 있는데, 책 읽어본 분들 중에서 누가 번역이 어떤지 좀 이야기해주시면 좋겠군요.

瑚璉 2004-11-2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해서 보기는 했는데 번역의 질에 대해서 평할 만한 재간이 없는 관계로 결국 별 도움이 못되어 드리는군요 (-.-;).

balmas 2004-11-2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잘 읽히면 번역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별 막힘없이 잘 읽히던가요?

바람구두 2004-11-2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 책 저도 사서 읽었는데, 워낙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의 책을 읽는다는 일만으로도 흥분한 나머지 그런 부분엔 거의 주목하지 못했거든요. 사진 보는 재미에서만이라도 구입하심이 가한 줄 아뢰오.

balmas 2004-11-26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까요 ...

비싸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