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때리다 2015-11-11  

안녕하세요. 발마스님. 오랜만에 이 서재에 방문하네요. 혹시 제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복무 중에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랑하는 분야는 철학인 것 같습니다.(그렇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반 여건 상 전문적인 철학 연구자가 되기에는 저의 개인적 조건이나 환경적 조건에서 문자 그대로 자살 행위가 아닌가 싶은 두려움도 있습니다. 고 신상희 박사님처럼요. 또한 이 나라가 더 이상 철학 같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이 냉정한 판단이겠죠. 그리하여 유망하게 평가받던 많은 소장 연구자 분들이 학계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저 역시 비록 의대이긴 하지만 지잡대 출신이 철학으로 정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법철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계획도 있어서 올해 지원을 하였는데 서울대는 낙방하고 고려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려대를 진학하더라도 법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 의문이 들고 있고 결국에는 그저그런 돈을 위한 변호사가 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럴바에는 의사를 하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전문의를 하고 이후 몇년 일을 하여 돈을 모은 후에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낫지 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혹시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지 여쭈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balmas 2015-11-12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자꾸 때리다님.^^ 공중보건의로 복무 중이시군요. 요즘도 여전히 철학에 관심이 많은 걸 보니 아무래도 철학을 계속 공부해야 할 팔자인가봅니다.^^ 그런데 글 내용을 보니 자꾸 때리다님 생각이 뚜렷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스스로 결심을 한 것 같아서 굳이 제가 더 조언을 하고 말고가 없을 듯합니다. ㅎㅎ 생각하신 대로 하는 게 좋겠네요. 아무튼 건승을 빌고 철학 공부도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

자꾸때리다 2015-11-15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발마 스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