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교수에 관한 기사를 올린 김에,
재미있는, 너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우리나라 윤리학계의 거목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이니,
신빙성이 있는 일화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이 양반이 80년대 초에, 그러니까 전통 시절에
윤리 교과목 개편에 관한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새로 개편될 고등학교 윤리교과목 명칭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는데,
이 양반은 새 윤리 과목의 명칭을 "시민윤리"라고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다른 참석자 한 사람이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아니, 그럼 농촌 사람들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반문을 했고,
다른 참석자들이 모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고.
그래서 결정된 명칭이 바로 "국민윤리"였다고 한다.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에 와서까지 교양필수로 배워야 했던
"국민윤리"라는, 그야말로 파시스트적인 교과목의 명칭은 그렇게 정해졌다고 한다.
요즘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윤리 과목 명칭이 "시민윤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윤리과목도 "문민화"되었으니 좋다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