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님이 지난 주말에 올린 페이퍼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http://blog.aladin.co.kr/mramor/2609687#C1588082)

이번에 출간된 [뉴레프트리뷰]에 수록된 자크 랑시에르의 논문 번역에  상당수의 오역과 오식이 있어서 정오표를 올립니다. 

이미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정오표를 참조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오역된 것들을 살펴보니 민망하게도 간단한 문장과 단어, 구문들이어서 부끄럽기 짝이 없네요. 

 영어 논문인데다가 랑시에르의 글이 간명해서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번역을 한 게 이런 불상사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편집위원으로서 다른 글들의 교열에 신경을 쏟다가  정작 저 자신이 번역한 논문의 교열은 소홀히 한 것도  

이런 부끄러운 결과를 낳게 된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편집위원들과 역자들을 믿고 책을 구입하신 독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저 때문에 좋은 번역을  

해주신  다른 역자분들께 공연히 누를 끼치는 것 같아서 더 송구스럽습니다.  

도서출판 길과 다른 편집위원 분들께도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꼼꼼하게 번역을 검토해서 오역을 지적해준 로쟈님께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음에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편집위원 직을 스스로 그만두기 전에 먼저 잘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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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시에르 논문 오역 정오표



476쪽 “어떤 주체를 표상하는”

→ “어떤 주제를 표상하는”


477쪽 “무용술이나 선풍기의 회전 같은”

→ “무용술이나 부채의 회전 같은”


479쪽 “헤겔의 관점에서 볼 때 조각상은 예술이 아닌데, 그것은 이 조각상이 집합적 자유의 표현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조각상이, 집합적 삶과 그 조각상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사이의 거리를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 "헤겔의 관점에서 볼 때 조각상은, 그것이 집합적 자유의 표현이기 때문에 예술인 것이 아니라, 그 조각상이, 집합적 삶과 그 조각상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사이의 거리를 형상화하기 때문에 예술이다."


480쪽 “예술이 더는 예술이 아닐 때 예술은 사라진다.”

→ “예술이 단지 예술에 불과할 때 예술은 사라진다.”


484쪽 “그는 또한 이상적인 사물들의 신체 그 자체 속에 새겨져 있는 전언들을 간파하기 위해 사회의 어두운 밑바닥이나 무의식 속을 파고드는, 일종의 증상학자가 된다.”

→ “그는 또한 일상적인 사물들의 신체 그 자체 속에 새겨져 있는 전언들을 간파하기 위해 사회의 어두운 밑바닥이나 무의식 속을 파고드는, 일종의 증상학자가 된다.”


485쪽 “문화비평은 낭만주의 시학의 인식론적 모습으로, 예술의 기호들과 삶의 기호들의 낭만주의적 교환 방식으로 간주될 수 있다.”

→ “문화비평은 낭만주의 시학의 인식론적 모습으로, 예술의 기호들과 삶의 기호들의 낭만주의적 교환 방식에 대한 합리화로 간주될 수 있다.”


490-91쪽 “예술의 미학적 체제에서는 어떤 것도 '재현 불가능'하다.”

→ “예술의 미학적 체제에서는 아무것도 ‘재현 불가능’하지 않다.”


492쪽 “"미학적 정식이 처음부터 예술을 비예술과 연결하는 한에서, 그 정식은 예술의 삶을 두 개의 소실점, 곧 단순한 삶이 되는 예술이나 단순한 예술이 되는 삶 사이에 위치시키고 있다."

→ “미학적 정식이 처음부터 예술을 비예술과 연결하는 한에서, 그 정식은 예술의 삶을 두 개의 소실점, 곧 단순한 삶이 되는 예술이나 단순한 예술이 되는 예술 사이에 위치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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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역 논란의 한 가지 사례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09-03-10 15:01 
    '랑시에르 안의 불편함'에서 제기한 오역 문제에 대해 역자인 Balmas님이 정오표를 작성해 올려주신 적이 있는데, 그게 기사화되었다. 이번 '오역 논란' 사례에서 역자가 보여준 태도가 '올바른 번역 문화의 확립'에 좋은 선례가 되리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대놓고 불편함을 토로하여 '악역'을 맡긴 했는데,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하니까 보람이 없지는 않다. <뉴레프트리뷰>에 국한하더라도 앞으로 나올 2권부터는
 
 
zeno 2009-03-1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그래도 이렇게 바로 수긍하시고 정오표를 올리시는 모습이 멋지네요! 괜히 여러분들이 존경하시는 게 아닌가 봅니다. ㅎㅎ (새움에서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하시더라구요 ㅎㅎ)

balmas 2009-03-1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기는요, 부끄러운 일이죠. 어떤 의미에서든 이건 역자/편집자로서는 부끄럽고 무책임한 일이죠.

2009-03-11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9-03-12 02:4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속삭이신 님,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