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4-07-23  

영국후배
형, 말씀하신 대로 이리 들어와보니 정말 대단하군요. 아까 결혼껀 물어본 거 취소해야겠어요. 이렇게 글들과 책들과 다시 글들 속에 묻혀 지낸다면 그 사는 모습을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군요, 거기다 거리집회까지. 결국 제 남편군이 파병반대집회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으므로 오늘 저녁 바가지 긁을 일이 하나 생겼다는 사실을 알려드림. 그리고 '좋은 번역'의 필요성에 대한 형의 집념을 확인하면서 너무 쉽게 번역일을 거절해 버린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저의 거절이 번역일의 중요성을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주시길. 돌아가면 기꺼이 손을 보태리다. 쓰신 글들 중에 들뢰즈와 데리다 등에 대한 글들은 제 컴퓨터로 옮겨 놓아 곧 프린트하여 읽어볼 생각입니다. 오늘 오후와 밤 시간은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놓아두고 형의 글들을 읽으며 씹어볼 계획. 형의 생각이 어디로 나아가 있을지 몹시 궁금하네요. 공부로 치면 거장의 반열에 들었는데 그 생각이 어디에 미쳐 있을지, 영국에서 후배가 샌드위치 먹을 시간을 훌쩍 지나서까지 컴퓨터 앞을 못 떠나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지요. 그럼 안녕.
cheers!
 
 
balmas 2004-07-24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간만에 와서 농담 한번 걸쩍지근하게 하는구만.
남편군은 학교에서 한번 보고 못봐서 섭섭하던데, 내 몫까지 바가지를 긁어주기를.^^
번역건은 아는 선배 한 분의 부탁이었는데, 다른 역자들을 물색하고 있다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딸 아이는 잘 크고 있지? 한참 귀엽고 예쁠 때일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