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열풍은 언론에서 한번은 짚고넘어갈 만한 문제긴 한데,
이 문제를 활자매체에서 영상매체로의 이행의 산물로 보는 시각은 참 희한하다.
진중권 씨는 최근 들어서 이런 매체결정론을 전파하곤 하는데,
그럼 활자매체에서 영상매체로의 이행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인가??
아니면 독일 같은 데서도 성형 열풍이 일어나고 있나??
이런 식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매체 결정론이 그럴 듯하게 먹히는 이유가 뭘까??
짧은 신문기사, 인용된 인터뷰의 한 대목이긴 하지만,
마지막 결론도 참 진부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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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열풍 ‘끝없는 욕망’…더 젊게 더 예쁘게 |
입력: 2007년 02월 21일 18:2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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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젊고 예뻐지려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사회의 성형수술 열풍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만연해 있고 거리낌도 없어졌다. 사회적인 무감각 속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희대 엄현신씨의 박사학위논문 ‘얼굴에 대한 미의식과 미용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은 이런 사회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대 여성 2명 중 1명은 이미 성형수술을 경험했다.
전체여성 3명 중 2명은 성형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도 깨지고 있다. 지난해 광고기획사 대홍기획이 15~39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6%가 ‘외모는 남성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응답했다.
대한민국 성형열풍은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풍토에서 촉발됐다. 날씬하고 예쁜 사람이 능력과 무관하게 더 높은 사회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몸의 상품화, 자본화가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남이 아닌 자기 만족을 위해 성형을 선택하는 경향도 늘어나면서 성형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성형은 수치스럽고 감춰야 할 비밀이라는 생각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유명연예인들조차 공공연히 자신의 성형사실을 밝힌다.
성형열풍의 확산은 활자매체시대에서 영상매체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활자매체시대에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글과 정신이었다면 영상매체시대에는 외모가 우선한다. 외모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외모에 대한 보완으로 이어졌다. ‘인공’이 판치는 시대에 드디어 자기 몸까지도 ‘인공’으로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중앙대 진중권 겸임교수(44)는 “지금까지 인간은 주변환경을 모두 인공적으로 바꿔왔다. 이제 남은 것은 자기 자신의 몸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 자체가 유미주의로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체를 아름답게 디자인하려는 욕구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참여와 경제적 독립도 성형열풍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거리에는 내과와 외과가 아닌 성형외과와 미용센터 간판을 찾아보기가 더 쉬워졌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산업의 성장은 곧 여성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선의 주체였던 남성이 보이는 대상으로 이동하면서 ‘몸의 상품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성형열풍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성형열풍은 도를 지나치면서 사회병리학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은 어떻든 좋다는 심리가 만연될 수 있다. 넘지 말아야 할 금도에 대한 의식이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몸의 역사’의 저자인 인제대 강신익 교수(의학)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들어오면서 그때까지 억눌린 욕망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것이 몸에 대한 관심”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현상은 너무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몸의 물신화는 개성 상실과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우리 사회의 쏠림현상이 심한 것도 획일화된 가치를 쫓아가는 성형열풍과 무관치 않다.
진중권 교수는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자연스럽지만 가치가 획일화되면 개성이 상실되고 공허해질 수 있다”며 “자기 개인에 대한 가치를 내적으로도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진수·이호준기자 soo43@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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