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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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3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곡을 찌르는 문장입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 자기계발서들이 내 자존심을 건드리며 나를 자학하게 만들기 때문일지 모른다.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라고 하니까. 요새 자기계발서의 남용을 비판하며 시스템적인 원인은 시스템으로 풀어야 하는데 개인의 관점에서 책임을 지우는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책들을 보면서 적극 동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 이책을 보고는 혹시 내가 극혐하는 부류의 책이 아닐까 했다.
그렇게 잔뜩 의심을 품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끌린다. 그간 내가 내세웠던 논리들이 철저히 나를 포장하고 있었단 것을,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환경이나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리며 용기가 없어서 내 내면 속으로 숨었다는것을 들키게 된다.
자꾸 내가 숨기고 싶은 내 본모습을 들키는 기분.
결국 내가 문제인거야? 모든걸 개인의 문제로 돌린다면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누가 해결할 건가? 그렇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다가도.. 그렇지, 이게 개인의 문제라면, 내가 과거의 트라우마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목적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면 지금 내게 나타나는 문제들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겠다. 개개인의 깨달음이 사회적 연대로 나타나면 사회구조의 변화도 이룰 수 있겠다 하는 행동의 심리학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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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은 식탁 - 세계 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
우에하라 요시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차별받은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음식 문화가 있다. 보통은 남이 안먹고 버리는 것이 요리재료가 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오사카의 죽은 소나 말을 처리하던 부락 출신인데, 그 때문에 남들은 모르는 아부라카스(소의 내장을 바싹 튀긴 것)를 먹으며 자랐다. 이 책은 가난하고 핍박받은 사람들이 `왜 그런 음식을 먹어야 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억압받은 자들의 식탁이 묘하게 닮아있는 점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세상과 사회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지은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고슴도치를 먹는 불가리아 집시들의 이야기도 놀라웠지만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남아있는 네팔의 불가촉민인 `사르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을 흔들었다.
소울푸드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는 차별이 공공연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거고 차별 받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그 음식을 배척한 경우도 있다.
얼마전 본 영화 <아메리칸 쉐프>에서 실직한 쉐프가 아들과 함께 뉴올리언스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 푸드 트럭을 오픈하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 샌드위치가 생각나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잇는 소울푸드는 엄마가 만들어준 요리다! 이 책의 지은이도 마지막에 엄마의 요리를 그리워하며 책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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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5-01-19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따뚜이,라는 영화와 한껏 순해지던 음식평론가의 얼굴이 떠올라요. ^^

달걀부인 2015-01-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근데 아메이카셰프라는 영화는 괜찮앗나요?

살리미 2015-01-19 11:40   좋아요 0 | URL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였어요^^ 제가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달걀부인 2015-01-1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고..식욕이..너무 땡기면 중년인 저의 똥배..괜찮을까요? ㅋㅋㅋ

살리미 2015-01-19 11:55   좋아요 0 | URL
그건 장담을 못하겠네요 ㅋㅋ 버터를 잔뜩발라 굽는 토스트가 무지 땡기거든요 ㅋ

해피북 2015-01-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울푸드는 엄마가 해준 요리! 명언이예요ㅎ 저두 영화이야기 묻고 싶었는데 달걀부인님이 먼저 문의하셨어요 덕분에 영화보지도 않구 버터바른 토스트가 먹고싶어 졌어요 허엉ㅜㅜ 배고파요ㅎㅎ

살리미 2015-01-20 01:40   좋아요 0 | URL
ㅠㅠ 지금 딱 출출할 시간이죠? 얼른 자야겠는데 배고파서 잠도 안올듯하네요^^

해피북 2015-01-20 01:44   좋아요 0 | URL
맞아요ㅎ 뱃속에 개구리가 한 마리 들었는지 자꾸 울어요ㅋㅋ물마시구 빨리 자야겠어요 오로라님두 꿀밤되세요ㅋㅋ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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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 비교적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고 오랫동안 해 온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독서라는 활동도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비교적 귀가 얇아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쉽게 현혹되는데 저자인 정희진은 굉장히 객관적이고도 날선 비판으로 책을 대한다.
남들과 다르게 읽고 자기 자신만의 독후감을 써내는 정희진의 시선에 또 얇은 귀를 가진 나는 팔랑팔랑 거린다.

P. 45 나는 용서와 평화를 당연시하는 사회에 두려움을 느낀다. 2차 폭력의 주된 작동 방식이기 때문이다. - 벌레이야기, 이청준

P. 74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살라?
내가 몹시 경계하는 말이다. (...) 생각한 대로 사는 것은 `지금 자기`를 부정하고 욕망을 따르는 가치 지향적 삶이다. 그 가치가 바람직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 말은 경쟁 사회의 자기 다짐이고, 다이어리 첫 장에 등장하는 문구이다. - 손무덤, 박노해

P. 137 고물이 보물이 되려면 사람의 마음과 일이 필수적이다. 내게 별로 득이 되지 않으면서 `주고 욕먹을` 가능성이 많은 일이다. 그게 귀찮아서 다들 그냥 버리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에겐 물건을 새로 사는 게 재활용보다 편하다. 자원을 아끼고 나누는 데는 노동이 요구된다. 나는 이 노동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이 이미 체제다. 변화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망가진 세상을 수선하는 일이다. - 운현궁의 봄,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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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인생 최후에 남긴 유서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 돌베개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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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는 자신의 기억을, 증언을 더이상 듣지 않는 세상을 염려했고, 독일인들을 끝내 이해하고자 했으나 폭력을 가한 고문자들의 평범성을 말하여 독일인 전체가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밝힌다.
침묵하는, 방관하는 사회의 다수자들의 무관심과 무기력이 나치즘의 폭압과 학살을 가능하게 했다는 교훈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뼈아프게 읽히는 대목이다. 레비가 염려하듯이 오늘날 더 큰 위협과 폭력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깊이 읽고 나의 무관심과 무기력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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