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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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 비교적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고 오랫동안 해 온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독서라는 활동도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비교적 귀가 얇아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쉽게 현혹되는데 저자인 정희진은 굉장히 객관적이고도 날선 비판으로 책을 대한다.
남들과 다르게 읽고 자기 자신만의 독후감을 써내는 정희진의 시선에 또 얇은 귀를 가진 나는 팔랑팔랑 거린다.

P. 45 나는 용서와 평화를 당연시하는 사회에 두려움을 느낀다. 2차 폭력의 주된 작동 방식이기 때문이다. - 벌레이야기, 이청준

P. 74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살라?
내가 몹시 경계하는 말이다. (...) 생각한 대로 사는 것은 `지금 자기`를 부정하고 욕망을 따르는 가치 지향적 삶이다. 그 가치가 바람직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 말은 경쟁 사회의 자기 다짐이고, 다이어리 첫 장에 등장하는 문구이다. - 손무덤, 박노해

P. 137 고물이 보물이 되려면 사람의 마음과 일이 필수적이다. 내게 별로 득이 되지 않으면서 `주고 욕먹을` 가능성이 많은 일이다. 그게 귀찮아서 다들 그냥 버리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에겐 물건을 새로 사는 게 재활용보다 편하다. 자원을 아끼고 나누는 데는 노동이 요구된다. 나는 이 노동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이 이미 체제다. 변화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망가진 세상을 수선하는 일이다. - 운현궁의 봄,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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