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작가의 민족성이나 생장환경은 작품에 영향을 끼친다라는 것이다.
벨기에인인 젊은 작가 아멜리 노통은 외교관(특히 아시아권 전문의?)이었던 아버지 덕에 196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중국과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금은 벨기에의 브뤼셀과 프랑스 파리를 오고가며 글을 쓴다. 물론 그녀가 집필에 사용하는 언어는 프랑스어다.

유럽 민족인 작가가 동양에서 태어나 아시아 문화권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그녀 소설의 대부분은 천연덕스러운 코메디를 생각나게 한다.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대화의 구사를 통해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는. 여기에 그녀의 생장환경이 더해져 그녀의 코메디는 약간의 엽기적 성향을 띠게 된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생장한 영향이 큰 듯. 그녀의 코메디는 의외로 일본적이다.

이 소설에는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책”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물론 여기서 “나”란 이 소설의 작가 “아멜리 노통”을 말하고, 이 소설의 내용과 제목을 그대로 믿어보자면 아멜리 노통은 이 소설의 여주인공 플렉트뤼드에 의해 살해당한다. 특이한 생장과정을 거친 플렉트뤼드는 “그토록 갈망했던 친구, 혹은 자매의 모습을 발견”한 아멜리 노통이 “신통찮은 작품을 쓰는 걸 막을 수 있는 길”로 그녀를 살해해 버린다. 정당하고 우정 넘치는 살해에 따른 시체 처리를 고민하는 플렉트뤼드와 그녀의 남편 마티에의 모습은 그야말로 슬랩스틱 코메디의 한 장면이다. 단순히 엽기적이다, 라고 말하기엔 그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다.

발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어린아이(특히 소녀)들의 내면에 대한 통찰이 눈부셨던 책.

아멜리 노통에게 매니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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